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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하회 5 - 담

by 깜쌤 2010. 10. 27.

 

 나는 마을 안길로 들어섰다. 처음에 밝힌데로 나는 중요한 문화재급 건물을 보려고 여기온게 아니다. 그냥그냥 살아가는 민초들의 삶의 현장을 보고 싶은 것이다.

 

 

 나는 그저 그런 가정에서 태어나 그저 그런 수준으로 그냥그냥 살고있는 민초에 지나지 않는 사람이다. 가진 사람들을 부러워해서 그들이 소유한 부를 탐하거나 질시의 눈길로 바라보는 사람도 아니다. 초가지붕과 안마당을 흘끗 기웃거려보며 내가 살았던 날들을 그리워해보는 정도로 가볍게 살펴보고 싶은 마음뿐이다. 

 

 

 잃어버렸기에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찾아야 할지도 몰랐던 자그마한 추억 나부랭이들이나마 건져보려는 얄팍한 몸짓 정도에 지나지 않는것이다. 이엉 위로 뻗어간 호박덩굴들도 계절의 흐름 앞에서는 속수무책이 되어 이젠 말라가고 있었다.

 

 

 시간에 쫒긴 나는 이 큰 건물 앞쪽으로는 결국 가보지도 못했다. 그러니 무슨 건물인지도 모르겠다.

 

 

 집집마다 흙담속에 넣은 재료가 다 다르다.

 

 

 담밑에 핀 맨드라미를 보는 것은 도대체 얼마만이던가?

 

 

 내년 봄을 위해 새로 씨를 뿌리지 않아도 될 것이다. 가만히 놓아두면 농익은 씨앗들이 저절로 떨어져 새봄에 새로운 싹을 틔우기 때문이다.

 

 

 사람이 자기 영역을 롹인하기 위해 담을 쳐두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이젠 담장을 걷어내었으면 좋겠다.

 

 

 싸릿대로 만들었을까? 우리 조상들이 만들어낸 일종의 투명담장이리라.

 

 

 초가와 기와집이 섞여 있다. 빈부의 차이에 의한 결과일까? 아니면 신분의 차이가 집 형태의 차이로 나타난 것이었을까?

 

 

 처마밑의 사다리..... 예전에는 자주 보는 정경이었다. 집집마다 사다리 하나 정도는 거의 다 가지고 있었다. 그것도 없는 집은 필요할때마다 이웃집에서 빌려 썼다.

 

 

 집으로 만든 이엉을 올린 흙담과 돌을 넣은 담위에 올린 기와가 묘한 대비를 이룬다.

 

 

 황토로 포장한 골목이 깔끔하게 느껴졌다.

 

 

 담이 없는 집은 얼마나 개방적으로 다가서는지 모른다.

 

 

 모두들 지붕을 이은지 한두해는 다 넘은 것 같다. 새로 지붕을 이으면 황금색으로 빛나 보인다.

 

 

 이런 광경을 보는 것은 이제 너무도 귀한 일이 되었다.

 

 

 여긴 민박을 하는 집인가 보다.

 

 

 텃밭에 심어둔 깨와 콩들이 여물어가고 있었다.

 

 

 담장 밑의 채송화들이다. 나는 채송화를 정말이지 너무 좋아한다.

 

 

 이런 담장 밑에 맨드라미나 봉숭아, 혹은 채송화나 백일홍이 피어있으면 좋겠다. 

 

 하늘이 너무 파랬다.

 

 지붕위에는 와송이 자라고 있었다.

 

 

 와송은 귀한 약재로 쓰인다고 그러던데.....

 

 

 올해 내가 집에서 기왓장 위에 길러본 와송은 무엇때문인지 잘자라다가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벌써 꽃피운 녀석들도 제접 있다.

 

 

 이런 경치가 가장 한국적인 풍광이 아닐까 싶다.

 

 

 멀리 학가산이 보였다.

 

 

 그러다가 나는 하회마을 변두리에 터잡은 작은 교회를 발견했다. 유교적인 전통이 가득한 이런 마을에 예배당이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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