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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0 중국-신강성:실크로드(完)

카르길리크(=예청, 엽성)에서 2

by 깜쌤 2010. 10. 28.

 

  여기 시장에도 마늘이 팔리고 있었다. 인간의 건강에 특별한 도움을 주어서 10가지 기적의 식품에 들어간다는 마늘!

 

 

  별별 식재료가 다 있었다. 어떤 것이 있는지 한번 찾아보시기 바란다.

 

 

 김치가 유명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배추의 원산지가 우리나라인 것으로 착각할 수 있지만 배추는 중국에서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추를 갈라보면 한가운데 속이 꽉찬 부분이 나오지 않는가? 그런 식으로 결구가 생기는 배추는 우리나라에 들어온지가 이제 약 150여년 밖에 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말은 우리가 자랑하는 배추김치의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다고 해서 기죽을 필요는 없다. 배추김치야말로 우리민족의 뛰어난 창의성을 잘 나타내주는 멋진 발효식품이니까 말이다. 여기 카르길리크 시장에 턱 나와앉은 저 배추는 원종과 가까운 녀석일까?

 

 

 이 녀석은 당근이지 싶다. 우리나라에서는 빨간색 당근이 주종을 이루지만 당근도 색깔이 여러가지라고 한다.

 

 

 무다. 무청은 어디가고 무만 달랑 나와 앉았을까? 한참 재미있게 시장을 둘러보는데 갑자기 경찰과 아줌마 간에 작은 다툼이 벌어졌다. 팔기위해 길가에 과일 몇개를 얹은 리어카를 세워놓은게 문제가 되었던 모양이다. 서슬퍼런 경찰의 위세를 불쌍한 민초가 이겨낼 수는 없는 일이다. 

 

 경찰에게 혼이 난 시골 위구르족 아줌마는 재빨리 리어카를 옮겼다. 후진사회일수록 정복입은 양반들의 위세가 등등한 법이다. 심지어는 완장만 차도 어깨에 힘이 들어가지 않던가?  

 

 

 위구르인들의 동네로 들어가는 골목의 모습이다. 깨끗하긴 하지만 너무 남루하다. 호화롭지만 더럽고 지저분한 우리나라 어느 도시의 골목보다는 더 정감이 갔다. 

 

 우리는 시장에서 군것질을 했다. 나는 양고기를 구워파는 총각에게 양고기 꼬치구이 3개를 시켜보았다. 한개 3원이란다. 속으로 비싸다는 느낌이 들었다. 양고기를 입에 넣는데 빗방울이 서너방울 떨어지기 시작했다. 먼지투성이 사막 한가운데서 빗방울을 보다니...... 물론 세차게 내리지는 않았다. 조금 후둑하는 것으로 너무나 싱겁게 끝나고 만다. 흙이 들어간 흙비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는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에 들어가기전에 양고기 꼬치를 먹어보기로 했다. 버스터미널 건물 옆에 있는 가게로 들어갔다. 양고기 꼬치 1개에 5원이라고 했다. 아까 시장에서는 한개에 3원이었지 않은가? 하지만 이 음식점과는 고기의 양과 크기가 달랐다.

 

 주인은 아주 양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마당에 벌려둔 의자에 앉지 않고 실내로 들어갔다.  

 

 

 양고기를 숯불에 굽는 분은 가게 사장의 아버지셨다. 노인은 우리들에게 고기를 직접 보여주었고 나중에는 양념을 선택하라며 양념을 보여 주셨다. 나는 모든 양념가루를 다 먹을 수 있으니 골고루 다 뿌려도 된다고 했다. 어차피 영어가 안통하므로 손으로 가리키면서 오케이라고만 해주면 된다. 그런 의사 표시는 어려울 것도 없는 일이다.

 

 

 숯불 위에서 양고기가 익어가고 있었다. 냄새가 좋았다. 양고기 특유의 노린내는 걱정안해도 된다. 냄새 제거 기술은 이사람들이 우리보다 더 잘 알고 있을터이므로......

 

 

노인은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숯불 위에서 양고기를 꿴 꼬치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부지런히 구우셨다. 

 

 구우면서 한번씩은 돌아서서 고기를 장만했다.

 

 

 맥주를 마시고 싶어한 한분이 밖에 나가 1병을 구해왔다. 그 광경을 본 주인이 기겁을 하고 쫒아와서는 술은 안된다는 의사표시를 했다. 그렇다. 이 분들은 독실한 무슬림이었던 것이다.

 

무슬림들에게 술과 돼지고기는 금기다. 독실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은 자기 가게에서 술을 팔지 않는 것은 기본이고 손님이 가지고 온 술조차도 못마시게 한다. 이 사람들은 자기 가게를 가지고 있었다. 음식점 바로 옆에 있는 잡화점인데 당연히 거기에도 술은 없는 것이다.

 

 양고기 꼬치를 먹고 난 뒤 나는 터미널을 찾아갔다. 터미널은 꼬치구이집 바로 옆이니까 쉽다. 내일 아침 호탄으로 가는 버스 시각표를 알아본 것이다. 버스는 내일 아침 10시에 있었다. 그게 첫차다. 요금은 34.5원이었다.

 

 내가 터미널에서 나오자 아까 우리가 사먹었던 양고기집의 주인이 나를 찾아왔다. 그리고는 내가 카스에서 산 검은 모자를 돌려주는 것이었다. 나를 여기저기에서 찾았던 모양이다.  가게 의자에다가 모자를 놓아두고 나왔으면서도 나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정직한 행동은 모든 사람들에게 신뢰를 불러 일으키는 법이다. 슬며시 감동이 되었다.

 

 나는 저녁으로 컵라면을 먹었다. 부근에 찾아먹을만한 마땅한 음식점이 없었던 것이다. 호텔로 돌아오면서 우리들은 하미과 1개를 8원에, 그리고 사과 6개에 6원을 주고 샀던 것이다. 내일 아침에는 일찍 예청을 떠나 호탄으로 갈것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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