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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0 중국-신강성:실크로드(完)

카스에서 9

by 깜쌤 2010. 10. 25.

 

 향비의 진실이 무엇이든 간에 그 전설 속에는 위구르 사람들의 염원이 묻어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나는 그런 염원을 읽고 싶었던 것이다. 공동묘지에는 그런 염원들이 가득했다. 구글 지도를 보면 아팍 호자 가문의 무덤을 둘러싸고 수많은 공동묘지가 만들어져 있음을 알수 있다.

 

 

 무덤 내부 사진은 촬영하지 말라는 뜻으로 한자푯말을 세워두었지만 너무 귀한 자료를 잃어버리는 것 같아서 조명을 터뜨리지 않고 딱 한장만 찍었다. 한장을 찍으나 두장을 찍으나 오십보 백보지만 말이다. 고귀한 신분을 가진 사람들이나 저명인사들의 경우에는 무덤 위에 고급 천을 둘러두는 모양이다. 터키의 콘야에서도 그런 무덤을 본 기억이 난다.

 

 

 5대에 걸친 아팍 호자 가문의 사람들이 건물 속 무덤에 묻혀있다고 한다. 아팍 호자 가문은 마호멧의 직계후손이라고 주장했었다는데.....

 

 

 옷을 빌려주는 작은 가게 옆에는 관광용 낙타가 한마리 매여있었다.

 

 

 물론 돈을 주면 잠시 태워준다. 오래탈 생각은 안하는게 좋다. 무덤 안 구역이니까.....

 

 

 위구르 여인들의 전통의상은 아름답다. 나는 아틀라스 무늬가 좋았다.

 

 

 이젠 나갈 시간이다.

 

 

 하늘로 치솟은 백양나무를 뒤에 두고 우리는 발걸음을 돌렸다.

 

 

 우리는 향비묘(=샹페이무)를 걸어나와서 20번 버스를 타고 시내로 오는 길에 잠시 내렸다. 시장에 들어가보기 위해서였다.

 

 

 먼저 들어간 곳은 농산물 시장이었다. 멜론을 포함한 과일들이 수북하게 쌓여져 있는 그런 곳이었다.

 

 

 수박도 별별 모습이 다 있었다.

 

 

 이것은 멜론일까 수박일까?

 

 

 사과도 빛깔이 우리나라 사과만큼 고왔다.

 

 

 무슬림들이 쓰는 모자처럼 생긴 호박도 보였다. 장사치는 나를 부르더니 내 머리위에 호박을 올리고는 좋아라하며 웃었다. 친근감의 표시리라.

 

 

 그 다음에 우리가 들어간 곳은 포목시장쯤 되리라.

 

 

 질이 그렇게 좋아보이지 않는 천들이 수두룩했다.

 

 

 여기 비단도 한때는 명성을 날렸다고 한다.

 

 

 내가 정작 보고 싶은 일요시장이었다. 카스의 자랑거리인 일요시장을 구경하고 싶었지만 시간을 맞출 수 없었다. 시장이 열리는 일요일까지 기다리려고 하면 일정이 다 틀어지기 때문이었다. 아쉬운 마음을 품고 돌아서야했다.

 

 

 카스 시내를 가로지르는 강을 건너 버스는 달린다.

 

 

 사그라져가는 옛도시 중심부를 지나서 우리는 원래 자리로 돌아왔던 것이다.

 

 

 호텔에 돌아오니 그래도 시간이 조금 남았다. 내일 아침에 우리는 카르길리크(=예청)로 떠난다. 오늘이 카스의 마지막 날인 셈이다. 야시장이 멋있다고 해서 호텔을 나서서 이드카흐 모스크까지 다시 걸어갔다.

 

 

 광장에는 낮의 화려함이 다 사라지고 저녁 어스름이 슬며시 내려앉고 있었다. 해가 완전히 져야만 야시장이 열린다고 한다.

 

 

 우리에게는 그럴만한 시간이 없었다. 타클라마칸 사막 남쪽의 도시 카르길리크로 가는 첫버스는 9시 출발이기 때문이다.

 

 

 나는 친구와 함께 광장을 한바퀴 돌아보았다. 그리고는 호텔로 돌아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간단히 저녁을 먹기로 했다. 카스 전통 국수였을까? 가게에는 손님이 많았고 국수를 담아주는 아줌마는 우리들에게 작은 친절을 베풀어 주었다. 후식으로 멜론 몇조각을 얹어주었으니까...... 한그릇에 2.5원이었다.

 

 

 따뜻한 정이 넘치는 음식점이었다. 우리가 국수를 먹고 나오자 주인식구들이 함께 모여서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이집 음식맛이 꽤 괜찮은 모양이다. 동네 아이들과 어른들이 줄을 서서 국수를 사갔던 집이었으니까.

 

 

 돌아오는 길에 보니 달이 떠 있었다. 무너져가는 유적지 위로 떠있는 달이 마음을 어지럽게 만들었다.

 

 

 우리는 11시 50분에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 아침에는 평소보다 더 일찍 일어나야하는데.....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