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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0 중국-신강성:실크로드(完)

카르길리크(=예청, 엽성)에서 1

by 깜쌤 2010. 10. 27.

 

 드디어 카르길리크까지 왔다. 오후 3시 40분경이었으니 버스를 탄지 6시간만이다. 아, 정말이지 지겹도록 탔다. 차창밖으로 건조하기만 한 경치가 펼쳐지니 지루할 수밖에.....  버스에서 내리고 보니 여긴 먼지투성이 동네다. 사진에 보이는 건물이 예청 장거리 버스터미널의 모습이다.

 

 

 제일 먼저 할 일은 호텔구하기이다. 터미널 바로 옆건물이 교통반점이다. 교통반점은 중국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흔한 이름인가 보다. 터미널 앞은 극도로 혼잡스럽다.

 

 

 멀리 갈것도 없었다. 제한된 정보뿐이므로 터미널 부근에서 방을 구하는 것이 제일 합리적이다. 우리는 교통반점에 들어가서 교섭해보았다. 1박에 1인당 50원을 요구했다. 주인은 어느 민족인지 몰라도 일단 접수대에서 일을 보는 사람들은 위구르 사람들임이 확실했다.

 

 

 호텔 뒷마당으로 들어가보니 마당이 엄청 넓었다. 버스 터미널 승강장과는 작은 담하나 사이를 두고 있었다. 우리는 별관에 위치한 방을 배정받은 셈이다.

 

 

 건물 규모도 컸거니와 깔끔했다. 나중에 보니 이번 중국 변두리 여행에서 가장 좋은 방을 구한 셈이었고 가격 또한 가장 합리적이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깨끗해서 좋았다. 야르칸트에서 묵지 않고 카르길리크까지 온 것은 잘한 것 같다. 여기에서 호탄까지 다시 6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이니 오늘은 그 중간쯤까지 온 셈이다. 호탄은 타클라마칸 사막의 중간쯤에서 아래에 자리잡은 도시이다. 

 

 시간이 더 많다면 타클라마칸 사막을 완전히 한바퀴 돌아가는 여행을 하고 싶지만 고생에 비해 볼거리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이 흠이다. 물론 사람마다 다 다른 견해를 가졌겠지만 말이다.

 

 

 호텔 복도에서 내려다보니 버스 터미널이 한눈에 들어왔다.

 

 

 도시 바깥으로는 숲들이다. 포플러 숲 말이다. 이젠 중앙아시아라고 하면 제일먼저 백양나무 가로수들과 숲이 떠오른다. 마음이 아릴 정도로 그리운 풍경들이다. 

 

 

 짐을 풀어놓고 시내 구경을 나갔다. 우리는 내일 아침 여기를 떠나 호탄까지 갈 생각이다. 호탄은 평생에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도시였다.

 

 

 터미널 건너편에 자리잡은 건물 앞에는 사람들이 바글거렸다. 무슨 일인가 싶어 가보았는데 처음엔 무엇을 하는 곳인지 짐작조차 되지 않았다. 눈치빠른 분이 한마디 하신다.

 

"오토바이 매매 장소가 틀림없다."

 

 말을 듣고보니 그런 것 같다. 오토바이 매매장소 같다. 팔러나온 사람, 사러나온 사람, 그냥 따라온 사람, 구경하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떼거리를 이룬 것이다.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 살펴보았더니 한쪽에서는 주먹다짐이 벌어지고 있었다. 무엇때문인지는 모른다. 괜한 소리를 했는지, 매매를 방해했는지 아니면 쓸데없이 끼어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다시 큰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보았다. 정말이지 먼지가 너무 많은 곳이다. 거리에는 당나귀 수레가 마구 돌아다니고 있었다. 거기다가 오토바이와 자동차까지 섞여들어 끝없는 무질서 상황을 만들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

 

 

 길한쪽에 세워진 대우버스가 눈에 뜨였다. 중국에서 대우회사 버스는 고급 취급을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젠 그게 무슨 소용있으랴? 남의 나라에 넘어간 회사가 아니던가?

 

 

 주택가로 들어가는 작은 골목은 백양나무들이 양쪽으로 끝없이 이어져 골목끝이 아득하게 보였다.

 

 

 우리는 작은 시장을 발견했다. 시장에는 별게 다 있었다. 무엇하나 사먹고 싶어도 위생상태가 겁이나서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아무 것이나 사먹는 것 보다는 과일 종류를 사서 씻어먹는게 제일 무난한 방법같다.

 

 

 시장이라는게 다 그렇다고 하지만 끝없는 혼란 그 자체였다. 특정한 국가나 종교를 끌어내리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하는 소리지만 지금껏 여행을 하면서 느낀 것 가운데 가장 혼란스러운 곳을 꼽으라면 아무래도 이슬람 국가들의 시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복숭아도 보였다. 피곤에 지친 탓일까? 주인은 졸고 있었다. 이런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여행에서는 어설픈 동정심에서 무작정 도와주는 행동은 절대로 하면 안된다.   

 

 

 이 당나귀 수레는 누구를 기다리는 것일까? 아기를 안고 있는 새댁의 뒤태가 아름다웠다.

 

 

 조금 뒤에 보니 그녀는 길 건너편을 가고 있었다.

 

 

 어떤 가게 앞을 지나는데 어린 소녀가 가게앞 작은 공터를 쓸고 있었다. 깨끗이 할 줄 안다는 것은 얼마나 소중한 일이던가?

 

 

 나는 그 아이와 눈이 마주쳤을때 엄지손가락을 들어주었다. 씨익 웃는 모습이 정말 순박해 보였다. 

 

 여긴 인근 마을로 가는 버스 정류장인 모양이다. 미니 버스들이 제법 많이 보였다.

 

 

 차들과 사람이 섞여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고.....

 

 

 네모나게 보이는 건물은 모스크의 입구일 가능성이 높다. 

 

 

 온갖 종류의 물건들이 시장에 나왔다. 하지만 세밀하게 잘 살펴보면 그 종류는 제한되어 있었다.

 

 

 과일을 팔기도 하고.....

 

 

 채소를 팔기도 했다. 조잡한 공산품을 파는 곳도 당연히 있다.

 

 

 저녁 찬거리를 사러 나온 사람들일까? 골목에도 사람들이 넘쳐났다.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나는 대장간을 발견했다. 사라져가는 대표적인 모습들이므로 사진으로 남겨두고 싶어서 구경을 했다.

 

 

 대장쟁이는 땀을 흘려가면서 담금질을 하고 있었다.

 

 

 생활 필수품을 만드는가 보다. 눈이 마주치자 씨익 웃어준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