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사로부터 문자가 들어왔다. 오후 시간에 방문하겠다고 말이다. 그 시간이면 내가 직장에 있을 시간인데..... 나중에 다시 전화를 걸어왔을때 현관앞에다가 두고 가시라고 말씀을 드렸다. 퇴근해서 보니 아내가 마침 집에 있어서 받아두었다. 내물건에는 철저히 손을 대지 않는 습관을 가진 아내는 뜯어보지도 않고 곱게 모셔두었다.
지난 9월에 안동에 갔을때 보여주신 그 고무마 밭에서 키운 것이리라. 그 분이 가진 고구마 밭이 따로 더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서원 부근의 고구마 밭을 보여주신 기억이 있으므로 그리 짐작한 것이다. 고구마도 캐드리겠으니 가져 가라는 말씀을 그때 하셨다.
물론 나도 염치가 있는 인간인지라 점잖게 사양을 했었다. 그리고는 까맣게 잊고 살았는데 갑자기 이렇게 보내주신 것이다.
밤고구마와 호박고구마를 분리해서 담으셨다. 무엇보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재배하신 것이니 두고두고 아껴가며 먹어야겠다. 의사라는 직업이 오죽 바쁜 직업인가? 그 와중에도 이런 농작물을 재배하는 것을 보면 내가 사는 것은 무엇인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힘들여 농사지은 것을 아낌없이 퍼주시는 귀한 마음을 어떻게 갚아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어쩌다가 한번씩 보는 '1박2일' 프로그램에 잘 생긴 청년 이승기씨가 고구마 맛탕을 만드는 것을 보았다. 나도 맛탕을 한번 만들어서 먹어볼까 하는 야무진 꿈을 키워본다. 하지만 꿈은 꿈으로 끝날 가능성이 너무 높아서 탈이다. 그것도 그렇지만 어떻게 갚아드려야할지 그게 더 큰 걱정(?)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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