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배낭여행기/10 중국-신강성:실크로드(完)

타쉬쿠르간에서 9 - 진정한 모습

by 깜쌤 2010. 10. 7.

 

 호텔에 돌아온 우리들은 피곤에 절어 잠시 눈을 붙였다. 친구가 다급하게 나를 흔들어 깨웠다. 두시간이나 자고 일어났을까? 바깥 하늘이 말갛게 개어서 경치가 기가 막히게 좋다는 것이다. 창문밖으로 펼쳐지는 경치부터 확인했더니 사실이었다. 동쪽 하늘이 깨끗하게 맑아진 것은 물론이고 먼 산조차 바짝 다가선듯이 보이는게 아닌가?

 

 

 나는 서둘러 카메라를 들고 호텔밖으로 나갔다. 서쪽 산 너머로 이미 태양은 넘어가고 있었다. 몇장이라도 찍어두어야 하니 마음이 급해졌다.

 

 저 산너머는 타지키스탄이다. 산꼭대기의 만년설이 햇볕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한시간만 더 일찍 나왔더라도 멋진 사진들을 건질 수 있었을 것이지만 때가 너무 늦어버렸다. 

 

 시가지도 한결 깨끗하게 보였다. 하늘이 맑아져서 그런지 저녁이 되자 공기부터 서늘해진 기분이 들면서 거리에는 차가운 기운이 스며들었다.

 

 

 나는 아직 햇볕을 받아 밝게 빛나는 동쪽 산을 찍었다. 

 

 

 이 도로를 따라가면 파키스탄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타쉬쿠르간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방향의 산꼭대기에서 흰눈을 볼 수 있었다.

 

 

 정말 대단하다.

 

 

 이런 모습을 보지못했더라면 너무 섭섭할뻔 했다.

 

 

 서쪽산 꼭대기 부분을 줌으로 당겨보았다.

 

 

 동남쪽 산도......

 

 

 우리가 오후에 걸어서 산으로 갔던 곳만은 이미 해가 완전히 넘어가고 말았다.

 

 

 아쉽다.

 

 

 타쉬쿠르간의 중심도로 동쪽 끝에는 석두성이 있는 셈이다. 그쪽으로는 아직 햇볕이 남아 있었다.

 

 

 진작 이런 하늘을 보여 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우리들은 내일 아침에 여기를 떠나 카스로 돌아가야만 한다.

 

 

 호텔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무거웠다. 아쉬움 때문이었으리라.

 

 

 스쿠터를 타고온 일가족이 기술자에게 자기들 스쿠터를 보이고 있었다. 아마도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었으리라.

 

 

 8월 16일인데도 여기는 벌써 코스모스가 활짝 피었다. 이미 가을이라는 말이다.

 

 

 우리는 북쪽으로 난 이 길을 따라 카스로 돌아갈 것이다.

 

 

 동쪽 하늘엔 구름한점 없었다.

 

 

 지금 생각하니 왜 석두성에 가서 석양 사진을 찍을 생각을 못했는지 모르겠다.

 

 

 서쪽 하늘에 뜬 구름 몇조각이 붉게 변하고 있었다.

 

 

 석양이다. 그게 끝이었다. 하늘을 불게 물들이는 석양은 더이상 없었다.

 

 

 달랑 구름 몇조각이 물드는 것으로 싱겁게 끝나고 만 석양이었던 것이다.

 

 

 저녁을 먹어야 했다, 우리는 간단히 떼우기로 했다. 친구와 나는 시장을 보러 갔다. 과일 가게에 가서 사과 3개에 4원, 배 3개에 4원, 멜론 1개에 9원, 난 4개에 4원, 포도 1송이에 1원을 주고 샀다. 헐하다.

 

 

 그렇게 사온 과 과일을 침대에 걸터앉아 먹는 것으로 저녁을 떼웠다. 오늘 저녁엔 뜨거운 물이 나왔다. 샤워를 하고나자 몸이 나른해진다. 내일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서 버스를 타야한다. 우리는 곧 잠에 취하고 말았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