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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0 중국-신강성:실크로드(完)

타쉬쿠르간에서 4 - 석두성 가는 길

by 깜쌤 2010. 9. 29.

 

 그리스 고전 건축양식과 조금 비슷한 모습의 기둥을 가진 이런  건물을 이 험한 산골짜기에서 볼 수 있다는게 놀랍다. 가만히 따지고 보면 여기에서 간다라 지방이 그리 먼게 아니다. 그리스 핏줄을 이어받은 간다라 사람들이 그 전통을 이어받았다면 그리 먼거리에 살지도 않는 이곳 사람들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가진 스타일의 건물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새로 지은 건물들이니 당연히 깔끔해야 한다. 그냥 납닥하기만 건물들이 아름다운 것은 아니었지만 깨끗하기는 하니 나름대로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봐도 되겠다.

 

 

 히잡 대신 머리에 수건을 쓴 아줌마들이 모여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이방인을 향해 슬쩍 흘려주는 눈웃음이 고맙다. 길을 걸어오는 여자는 빨간 치마에 검은 색 윗옷을 걸치고 있다. 저런 스타일의 여자들이 타쉬쿠르간에는 엄청 많았다.

 

 

 확실히 이쪽은 고급동네같다. 깔끔하고 깨끗했다.

 

 

 하지만 도로에서 한걸음만 뒤로 들어가면 분위기는 달라진다. 아무런 특징없는 밋밋한 건물들이 줄을 이어 서있다. 여기도 우리나라로 치자면 1970년대의 지붕개량사업같은 것이 추진되고 있는 모양이다. 비가 적게 오는 곳이니 지붕개량하는 것은 쉽겠다. 지붕개량이라기보다 주택개량사업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지 싶다. 

 

 

 석두성을 향해 걸어가다가 멋진 건물을 하나 찾았다. 가만히 보니 파미르 호텔이다. 박미얼빈관이라고 적어두었지만 중국인들이 외래어나 외국어를 표현하는데는 한계가 있으므로 파미르 호텔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세히 보니 간판 위에 영어로 표시가 되어 있었다. 잘 알다시피 중국에서 빈관이나 주점같은 것은 모두 호텔을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  

 

 

 호기심이 생긴 나는 도로를 건너 호텔 마당에라도 한번 들어가보기로 했다. 저번에도 이야기한 사실이 있지만 중앙아시아의 도로는 가로수가 너무 특색이 있어서 두고두고 기억이 나는 멋진 길이다.

 

  

 나는 정문으로 들어가 보았다. 마당에는 코스모스가 가득했다.

 

 

 하얀색 건물 앞으로 코스모스가 가득 심어진 화단이라.....

 

 

 오른쪽을 보았더니 희미하게 흙덩어리 유적이 나타났다. 아마 저쪽이 석두성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왼쪽으로 모퉁이를 돌아갔더니 해당화와 비슷한 열매와 꽃을 가진 나무가 곱게 자라나고 있었다.

 

 

 내 어설픈 지식으로 아무리 미루어 짐작해봐도 이건 해당화같다. 설령 이 꽃나무가 해당화가 아니라고 해도 좋다. 이 엄청난 산중에서 비슷한 꽃을 찾아낸 기쁨만 해도 그게 어디인가?

 

 

 백양나무 그늘아래에는 야외 테이블이 준비되어 있었다. 저런데서 따끈한 사과차를 한잔 마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이곳의 분위기는 터키 동부지방과 비슷하다.

 

 

 8월 중순에 이미 환하게 다 피어버린 코스모스 밭을 본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나는 사방에 가득한 가을 냄새를 진하게 맡아두었다.

 

 

 호텔을 나온 나는 다시 강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석두성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를 잡았다. 인민해방군복을 입고 가는 덞은이에게 말을 걸었더니 우리가 걸어가는 이 방향이 맞단다. 그리고 그는 친절하게 한마디를 덧붙였다.

 

"입장료는 5원입니다."

 

 

 석두성으로 가는 길에는 흙집들이 보였다. 당연히 벽돌집이나 시멘트집도 보였다.

 

 

 그래, 저기다. 저기가 바로 석두성이다. 우리나라 사람과 역사와도 관련이 있는 유적지라고 보면 된다.

 

 

 고선지장군과도 어쩌면 관련이 있는 유적지라고 보면 된다.

 

 

 얼핏보면 다 무너져 내린듯이 보이므로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라고 착각을 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어지간한 곳에는 다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입구 앞쪽 밑에 작은 가게가 보였다. 나는 처음에 거기가 문표(門票)를 파는 곳으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이제 석두성을 살펴볼 차례다. 석두성 방문은 내가 이번 여행에서 의미를 두고 계획한 일정이기도 했기에 기대가 컸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