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끝머리에는 신기료장사치들만 자리를 잡았다. 요즘 젊은이들이 신기료장사를 알까?
길가의 가게들을 대충 구경한 뒤에는 시장터 안으로 들어가서 난전을 살펴보기로 했다. 유목민들의 가축도살 솜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것이지만 이 집도 야크(=모우) 한마리를 피한방울 흘리지 않고 간단하게 처리를 했다.
양도 마찬가지다. 양이나 소는 유목민들이 즐겨먹는 고기들 아니던가? 도살솜씨는 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하면 지나친 찬사가 될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안되도 달인의 경지에 이른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과일가게에는 냉대성 과일인 사과가 많이 보였다. 확실히 사과는 추운 곳에서 잘 되는 모양이다.
과일도 과일이지만 현지민들이 즐겨 먹는 채소도 궁금해서 채소가게를 기웃거려보았다.
가지, 고추, 양파, 당근..... 우리와 별반 차이가 없다.
당근은 보았어도 노란색 무는 처음본다. 무가 맞긴 맞는 것일까? 대리석으로 유명한 운남성 대리에서는 우리나라의 강화도 순무와 비슷한 것들을 본 기억이 난다. 이것도 순무의 한 종류일까?
사람사는 곳은 어디나 비슷한 것 같다.
시장바닥에도 난가게가 있었고 빵굽는 기술자는 부지런하게 화덕에서 난을 꺼내고 있엇다.
어찌보면 우리와 비슷한 용모를 가진 아기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고, 엄마는 아기를 봐가며 장사에 열중했다.
시장부근으로는 연립주택같은 집들이 낮으막하게 늘어서 있기도 했다. 입구를 커튼으로 가린 것이 인상적이다.
옷가게에는 화려한 색깔들의 옷들이 많이 걸려있었다.
닭집의 모습은 우리의 재래식 시장이나 거기나 차이가 없다. 저녀석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다시 큰거리로 나온 우리들은 다음 블록으로 가보았다. 여기 여자들은 검은색과 빨간색으로 조화를 이루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런 색상으로 배합한 차림들이 유난히 많이 보였다. 위구르인들은 원피스를 많이 입었는데 아래로 흐르는 무늬를 가진 옷들이 많았다. 그게 타지크 여성들과 위구르 여성복의 차이점 같았다.
남자들 옷차림은 별반 차이가 없다. 짙은색들이 주조를 이룬다.
모자를 잃어버렸기에 모자가게로 눈이 자주 갔다. 현대자동차 마크를 단 모자도 보인다.
그러다가 마침내 사거리에 이르렀다.
타지크스탄과 국경을 이루는 산이 뿌옇게 보였다. 하늘도 마찬가지다. 저 산 하나를 넘어서면 타지크스탄이 되는 줄 미쳐 몰랐었다.
눈을 인 산봉우리가 흐릿하기만 했다. 어디에선가 강력한 모랫바람이 솟아오르고 있는 모양이다.
거리에는 러시아 분위기가 가득했다. 내눈에만 그렇게 비친 것일까?
경운기보다는 트랙터가 많이 보이는 곳이기도 했다. 어렸던 시절에는 트랙터가 어떤 것인지 너무 궁금하기만 했었다.
길거리에는 소들이 한가로이 거닐고 있기도 했다.
길가로는 제법 번듯하지만 한걸음만 안으로 들어가면 아직도 흙집이 수두룩하다.
그러다가 제법 단정하게 지은 집을 발견했는데.... 고급 아파트 같았다.
담장엔 코스모스가 활짝 피었다. 여기는 벌써 가을이었던 것이다.
우린 한여름 옷을 준비해와서 입고 다니는데 계절은 벌써 가을로 변한 것이었다. 여기만 말이다.
우리는 지금 석두성을 찾아가는 길이다. 석두성(石頭城)이라면 어쩌면 고선지 장군과 관계가 있을지도 모르는 유적이 아니던가?
어리
버리
'배낭여행기 > 10 중국-신강성:실크로드(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타쉬쿠르간에서 5 - 석두성 A (0) | 2010.10.01 |
---|---|
타쉬쿠르간에서 4 - 석두성 가는 길 (0) | 2010.09.29 |
타쉬쿠르간에서 2 (0) | 2010.09.27 |
타쉬쿠르간에서 1 (0) | 2010.09.26 |
마침내 도착하다 (0) | 2010.09.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