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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0 중국-신강성:실크로드(完)

마침내 도착하다

by 깜쌤 2010. 9. 24.

 

 이 부근에는 7천미터급의 산이 두개나 버티고 있다. 하나는 콘구르산이고 다른 하나는 무츠타그 아타산이다. 무츠타흐-아타산은 무스타거산(慕士塔格山 )이라고도 불린다. 높이만 해도 7546미터다. 호수 남쪽으로 거대한 모습으로 턱 버티고 있는 녀석이다.

 

 

 차는 그런 어마어마한 높이를 자랑하는 산들의 기슭으로 달리게 된다.

 

 

 카라코람 하이웨이(Karakoram Highway, 약칭 KKH)는 중국과 파키스탄을 이어주는 도로다. 한자로는 중국과 파키스탄을 잇는다는 의미에서 중파공로(中巴公路)로 쓴다. 우리는 지금 카라코람 하이웨이를 달리고 있는 중이다. 이 구간의 경치는 대단해서 론리 플래닛 구판(2004년 초판본)에도 상세하게 소개되고 있다.

 

 

 이런 산들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을 느낀다. 이 중파공로(=카라코람 하이웨이)의 중국영토에 자리잡은 산이 소개해드린 무츠타그 아타봉(峰)과 콘구르봉(峰)이다. 그외에 널리 알려진 산으로는 K2가 있다. 중국과 파키스탄의 국경지대에 자리잡고 있는데 높이가 8611미터로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봉우리가 아니던가? 이해가 잘 안되는 분들을 위해 지도를 하나 첨부해드린다.

 

 

 

 지도는 위키백과에서 가지고 와서 손질을 했다. 지명의 앞이나 뒤에 보라색 점을 찍어둔 장소는 이 여행기에서 우리가 거쳐왔거나 거쳐갈 장소들이다. 보라색으로 밑줄을 그어둔 곳을 보면 타쉬쿠르간과 파키스탄의 소스트, 그리고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K2의 위치가 표시되어 있다.

 

전세계에 장수촌(長壽村)으로 소문난 훈자소스트와 타쉬쿠르간 사이에 있다고 보면 된다. 지도를 잘 살펴보면 보일 것이다. 중국과 파키스탄을 이어주는 카라코람 하이웨이 중간에 너무나 유명한 쿤제랍 패스가 버티고 있다. 카이버 패스와 함께 중앙아시아와 서남아시아 및 남부아시아를 연결하는 최고의 교통요지이다.

 

 

 파키스탄에서 중국으로 넘어오거나 중국에서 파키스탄으로 넘어가며 쿤저랍(=쿤제랍) 패스를 넘어보는 것이 내 인생에서 성취해야할 꿈가운데 하나였는데 언제 이룰 수 있을지 모르겠다.

 

 

 차가 다시 출발하기 전, 우리 차의 운전기사는 간단한 카펫을 들고 가더니만 도로 가에서 메카를 향해 기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가 무슬림일것이라는 내 짐작은 틀리지 않았던 것이다.

 

 

 자동차는 눈으로 덮힌 연봉들과 남루한 옷차림의 현지인들을 뒤에 남겨두고 출발했다.

 

 

 우리가 탄 차는 무츠타그 아타산을 옆구리에 끼고 하염없이 나아갔다. 타지크인들의 게르가 도로 옆으로 줄을 이었다.

 

 

 이런 황량한 풍경들은 나같은 마음 여린 인간들의 가슴을 아리게 만들어준다.

 

 

 현지인들이 주로 목축업에 종사하며 삶을 이어간다는게 사실인것 같다. 여기에서 논밭을 찾아보는 것은 정말 어렵다.

 

 

 혹시 이렇게 줄을 맞추어 만들어둔 시설이은 관광객을 위한 숙박용 게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골짜기를 따라 달리던 짚차는 황량한 벌판을 가로지르더니만 드디어 산중턱으로 난 도로를 따라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사방이 탁 터지는 이런 경치는 가슴을 시원하게 만들어준다.

 

 

 운전기사는 이 고개의 높이가 4천미터라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고개를 넘느라 헉헉대던 짚차가 보기에도 안쓰럽다. 

 

 

 온 사방을 둘러보아도 아득한 산들뿐이다. 이 첩첩산중에서 나무 한그루 보는것이 그리도 어렵다.

 

 

 아직도 한참이나 더 올라야만 한다. 모퉁이를 돌면 또다른 모퉁이가 나오는 식이었다.

 

 

 돌아다보면 우리가 거쳐온 산들과 길들이 아득하기만 하다. 우리는 저 밑 골짜기를 따라 올라온 것이다. 파미르 고원의 눈덮인 산봉우리들이 줄을 이어 고개를 숙인듯이 보인다.

 

 

 저 산을 넘으면 타지키스탄이 된단다.

 

 

 고개마루를 넘어서는 순간부터는 부드럽게 미끄러지듯이 내려가기 시작했다. 중간에 타지키스탄으로 넘어가는 길이 보였다. 사진을 찍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다. 봉우리 하나만 넘으면 다른 나라가 되는 것이다.

 

 

 고개를 내려왔다고 해서 타쉬쿠르간이 곧 나타나는 것이 아니었다. 다시 한시간 반 이상이나 더 달려야만 했다. 앞자리에 앉은 나는 꾸벅꾸벅 졸기시작했고.....

 

 

 그러다가 마침내 작은 마을이 나타났다. 첩첩산중 골짜기에 우리가 그렇게 가고 싶어했던 목적지가 나타난 것이다. 어제 아침부터 오늘 낮까지 24시간 동안 기차로 이동하고 나서 다시 짚차로 일곱시간을 달려 이른 곳이 바로 타쉬쿠르간이다. 운전기사는 우리를 작은 여관앞에 내려두고는 사라져 갔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