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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0 중국-신강성:실크로드(完)

카스로 가는 기차 1

by 깜쌤 2010. 9. 14.

  

 (기차 속에서 찍은 사진들이기에 이번 글과 다음 글 속의 사진들은 조금 흐리게 보입니다. 양해하시기 바랍니다)

 

놀랍게도 기차는 정시에 출발했고 우리는 처음에 기차의 진행방향과는 반대인 역방향으로 앉아 가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걱정하지 않았다. 투루판 부근에 가서는 열차의 진행방향이 바뀔 것이라고 짐작했기 때문이다.

 

 

 기차 안에서 차창을 통해 찍은 사진들이어서 흐리게 나왔다. 우리가 지금 가고자 하는 곳을 아래 지도를 통해 확인해 보자.

 

 

 

지금 우리는 우루무치를 떠나 녹색선이 끝나는 곳에 있는 카스까지 가려고 하는 중이다. 카스까지 가면 그 다음에는 노란색 선을 따라 갈 생각이다. 타직키스탄,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국경선을 따라 가는 것이라고 여기면 된다. 지도 중간의 텅빈 듯이 보이는 갈색지대가 그 유명한 타클라마칸 사막이다. 더 자세히 보고 싶으면 위 지도를 눌러보시기 바란다.

 

 

 우루무치 교외를 달리는 동안에는 그나마 차창가로 녹색이 조금씩 보인다.

 

 

 날이 흐려서 사진 속에 잡히지 않았지만 맑은 날이었다면 차창 너머로 천산산맥의 눈을 인 봉우리들이 보였으리라.

 

 

 물기가 묻어나는 곳에는 풀들이 자라서 작은 풀밭을 이루고 있었다. 그런 풀을 뜯어먹고 사는 양들과 소들이 풀밭에 점점이 박혀 있었다.

 

 

 그러다가 소금 호수 곁을 지났다.

 

 

 그러고 나면 본격적으로 황량한 사막으로 들어서게 된다.

 

 

 사막 한가운데 골짜기에 놀랍게도 개울물이 보이고 군데군데 풀들과 나무들이 자라나고 있었다.

 

 

 투르판이 가까워지면 그런 경치도 끝장이 나고 만다. 드디어 풀 한포기 보이지 않는 극도로 황량한 황무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투르판 도시에는 기차역이 존재하지 않고 대신 한 50여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대하연이라는 기차역이 있긴 하다. 기차는 거기에서 진행방향을 바꾼다. 

 

 

 우리가 외국인임을 안 사람들이 드디어 우리들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어차피 중국어 대화를 하기에는 내가 힘에 부치는 실정이므로 필담을 나누기 시작한다. 우리 앞에 앚은 사람은 신혼부부였는데 아커수에 산다고 했다. 그들은 우리들에게 대추와 배를 주며 먹기를 권했다. 여기 대추는 정말 맛있다.

 

 

 "쿠얼러 산 향기높은 배는 특별히 유명합니다. (두번째 문장의 앞 두글자는 이해하질 못했다) 남부 신강에는 붉은 대추들이 많이 나는데 이 지방의 특산품이라 할 수 있지요"

 

 뭐 그런 뜻이 아닐까 싶다.

 

 

 향리(香梨)라고 자랑하는 배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우리나라 배만큼 당도가 높고 물기가 촉촉한 배는 지구 위에 없지 싶다. 우리는 배도 얻어 먹는다. 이런 저런 이야기가 오가는데 필담을 하는 것으므로 시간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간다. 다시 아래 지도를 보기로 하자.

 

 

 

지도에서  A는 투루판부근이다. A라는 글씨가 있는 곳이 서유기에 등장하는 화염산이다. B는 쿠차라고 보면 된다. 이제 우리는 그 중간지점에 있는 화정이라는 곳을 향해 달려가는 중이다. 화정을 가기 위해서는 천산자락을 넘어가야 한다. 사막과 산을 질러가야 하니 경치 변화가 심하다. 

 

 

 투루판을 지나서부터 기차는 방향을 바꾸어 달렸다.

 

 

 사막한 가운데로 새로운 도로를 내는 것일까? 다릿발들이 제법 높았다.

 

 

 이런 곳에는 풀한포기조차 보기 어렵다. 나는 모래언덕 사막을 기대했는데 여기 는 모래언덕이라기보다 그냥 황무지 같다. 극도의 황량함만이 자리를 잡았다. 

 

 그러다가 녹색지대가 한번씩 등장한다. 너무 신기해서 나는 계속해서 차창밖을 살폈다. 그러다가 한번씩은 졸기도 한다.

 

 

 사람이 살지못하는 곳이 많으니 기차역과 기차역 사이의 거리도 멀기만 했다. 어쩌다 한번씩 서는 기차역이 나올때마다 잠을 깼다.

 

 

 가차는 줄기차게 서쪽으로 나아갔다. 너무 오래 같은 경치를 보고 있자니 지겹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내 맞은 편 좌석에 앉은 신혼부부가 기르는 애완견이 한번씩 재롱을 부린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녀석도 가끔씩 잠에 곯아떨어지곤 했다.

 

 

 이렇게 황량한 곳이지만 어쩌다 지나치는 골짜기에는 식물들이 자라기도 했다.

 

 어쩌다가 아래로 지나가는 철길이 보이기도 했다. 우리나라 중앙선 철도의 죽령터널처럼 생겼다. 고도차이를 저런 식으로 조절하는가 보다.

 

 

 우리 기차는 빙 돌아서 저 아래에 보이는 철길을 지나갈 것이다. 골짜기에는 제법 푸르름이 가득했다.

 

 

 다시 한참을 달렸다. 차창밖으로 신기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저 멀리 산비탈에 엄청나게 긴 기차가 멈춰서있는 모습이 보였던 것이다. 철길이라고는 카스로 가는  이 한줄기 길뿐인데 싶어서 이상하게 여겼지만 그 비밀은 이내 풀렸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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