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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0 중국-신강성:실크로드(完)

누란의 미녀

by 깜쌤 2010. 9. 11.

 

 인민공원을 나온 우리들은 신강위구르자치박물관에 찾아가보기로 했다. 아침부터 많이 걸었지만 오늘은 우루무치 시내탐방으로 시간을 보내기로 마음을 먹었으므로 걷기로 한 것이다.

 

 인민공원과 홍산공원이 있는 부근이 우루무치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로터리 정도로 생각할 수 있는 도로 한가운데 땅을 파서 작은 상가겸 공원을 만들어 두었다. 지하도로 내려가서 여기를 가보는 것도 재미있다. 

 

 

  도로바닥에서 보면 바로 위 사진처럼 보인다. 저 숲이 있는 곳 밑에 작은 상가가 자리잡고 있다.

 

 

 우리는 천천히 걸어갔다. 박물관까지 그리 먼 거리는 아니다. 한이십여분 정도 걸으면 되므로 걸을만한 거리인 것이다. 사막 언저리에 자리잡은 도시이므로 질좋은 포도가 많이 생산되어 그런지 청포도 행상들이 눈에 자주 띄었다.

 

 

 신강위구르자치박물관 건물은 새로 지은 것 같다. 중국경제가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면서 재정적으로 여유가 생긴 탓인지 과감한 투자 덕분에 해마다 모습이 달라지는 것 같다. 

 

 

 가던 날이 장날이라고 우리가 방문한 그날은 공짜 입장이 가능한 날이었다. 입장료 하나는 더럽게 비싸다는 느낌이 드는 나라에서 공짜라니까 기분이 좋아졌지만 박물관 한쪽에는 전투경찰 비슷한 청년들이 가득 진을 치고 있었다. 

 

 

 소지품이 든 가방은 입구에 있는 사물함에 넣어야 한다. 넣고 나면 바코드가 그려진 작은 종이 한장이 쏘옥 인쇄되어 나오는데 잘 보관하고 있어야 나중에 사물함 문을 열 수 있다.

 

위구르민족들의 저항과 테러사건이 있어서 그런지 검색은 제법 철저히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름은 자치박물관이라고 하지만 무슨 자치가 이루어지는지 잘 모르겠다. 이 박물관 2층에는 아주 인기가 많은 전시실이 하나 있다. 이름하여 고시(古屍)전시실이다. 그 유명한 누란미녀(樓欄美女)의 미라가 있기 때문이다.

 

 

 누란 미녀의 미라는 누가봐도 백인 여성임을 알 수 있다. 그녀의 미라때문에 한때는 학자들 사이에 치열한 논쟁과 함께 말이 많았던 모양이다. 서역지방에 애시당초 거주한 민족이 황인종이 아니라는 사실은 거의 확실한 것 같다. 

 

 발굴되고 나서 계속 전시되어서 그런지 이제는 미라 색깔이 상당히 검게 변해 있었다. 6년전에 보았을때와 비교해도 피부 색깔이 완전히 변해 있었던 것이다. 박물관 견학을 마친 우리는 시내로 향했다. 이제 다시 걸어서 우루무치 역까지 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인민공원에 들어가서 구경을 해보기로 했다.

 

 

 인민공원은 우루무치의 보석이나 마찬가지다. 숲이 우거진 곳을 찾기가 어려운 사막 도시에서 여기만은 숲이 울창하기 때문이다.

 

 

 많은 한족들이 나름대로의 여가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악기소리에 맞추어 노래부르는 사람들도 제법 많았다. 공원 여기저기에서 노래 소리가 들려왔는데 주로 한족들의 소리였다. 

 

 

 나는 위구르인들의 노래소리가 듣고 싶었다. 하지만 위구르인들이 모여서 노래부르는 모습은 거의 보지 못했다.

 

 

 서역도시들의 특징을 들라고 하면 흰줄기를 가진 포플러 비슷한 나무가 가로수처럼 줄지어 늘어서 있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포플러라고도 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백양나무로 묘사하기도 한다. 내가 어렸을때 도로 가로수용으로 심었던 포플러나무와는 외관상으로도 너무 쉽게 차이가 난다.

 

 

 아무래도 백양나무가 아닐까 한다. 나는 이제 이 나무만 봐도 마음이 아리다. 중앙아시아를 대표하는 나무라면 백양나무다. 이런 경치는 이란과 터키동부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소나무 숲에서는 집단 무용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추어 자연스레 몸을 흔들며 즐기는 것이다. 술이 없어도 춤이 나온다는 것이 신기하다.

 

 

 공원을 나온 우리들은 천천히 역을 향해 걸었다.

 

 

 도로 위에서 펼쳐지는 자잘구레한 사건 아닌 사건들과 여러가지 경치를 즐기며 말이다.

 

 

 아직 야시장이 시작되기 전이었으므로 야시장 부근의 깨끗한 음식점에서 이른 저녁을 먹었다. 하루종일 걸어다녔으므로 빨리 호텔로 돌아가서 쉬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파를 동동 띄운 국수가 제법 구미를 당기게 했다. 

 

 

 국수와 함께 먹는 빵이 배를 든든하게 채워 주었다.

 

 

 새콤한 맛이 나는 김치비슷한 채소도 함께 나왔다.

 

 

 음식점을 나오면서 보니 야시장 개설을 위한 준비가 한창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었다. 제일 먼저 바닥에 커다란 비닐 깔개들을 펼쳐 깔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멋진 생각이다. 중국음식의 특징이 기름에 튀기고 볶고 데치고 삶고 하는 것 아닌가? 이렇게 하지 않으면 도로 위에 기름이 튀어 번들거리는 것은 물론이고 비가 오면 기름기가 두고두고 배어나올지도 모른다.

 

 

 그렇게해서 호텔로 돌아왔는데......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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