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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0 중국-신강성:실크로드(完)

홍산공원 1

by 깜쌤 2010. 9. 5.

 

 한때 얼후 소리에 넋을 놓은 적이 있었다. '얼후'라고하니까 갑자기 생뚱맞게 그게 무슨 소리냐고 할 분도 있겠지만 얼후는 '二胡'를 중국발음으로 읽은 것이다. 즉 중국악기라는 소리다. 글자에 오랑캐를 의미하는 胡(호)자가 들어있으니 북방유목민족이나 서역에서 사용하던 악기가 중국으로 유입되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겠다. 지금 이 사진 속에 등장하는 악기가 얼후 아닐까 싶기도 하다.

 

  

 위구르인들의 생활권이라고 하지만 잘 살펴보면 군데군데 공안(公安 중국 경찰)들이 깔려 있다. 어디엔가는 감시의 눈초리가 번득이고 있다는 말이 되기도 할 것이다.

 

 

 이번 조각은 확실히 서역인들의 생활상을 나타낸 것 같다.

 

 

 우리는 아침을 먹기로 했다. 배고프고 심심하면 아침에 산 난을 조금씩 뜯어먹기도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왠지 무엇을 잃어버린 것 같은 허전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위구르인들의 구역에 들어왔으니 위구르인들의 음식을 먹어보는게 옳은 일이다. 우리눈에 띈 음식점이 있었는데 속에 들어가 보았더니 사람들이 바글거렸다.

 

 그러면 됐다. 여기서 먹기로 한다. 현지 사정을 잘 모르는 우리는 처음에 먹고싶은 요리를 찍었는데 주인영감님은 밥을 찍어주었다. 이 아침에 다른 요리는 안된다는 말이리라.

 

 

 

 국수종류가 안되면 다른 것으로 찍어야 한다. 주인영감이 자신있게 찍어준 음식이 위에서 두번째 12원짜리 음식이다. 한자가 눈에 익은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 수상하다. 瓜자를 하나면 쓰면 오이를 의미하는 '과'자가 된다. 그런데 앞에 무엇이 붙었으니 수상하다는 말이다.

 

 참외는 香瓜라고 하지 않던가? 모과는 木瓜라고 한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그렇다면 혹시 멜론을 나타내는 글자가 아닐까 하고 마음대로 상상을 해보았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두번째 글자는 밥을 의미하는 '반'자가 틀림없다. 으로 쓴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마지막 글자는 고기를 의미하는 '육'자이니 혹시 멜론 같은 것을 밥에 넣어서 볶은 음식이 아닐까?  그리고 거기에 고깃덩어리가 들어가는 것이라고 짐작을 했다. 

 

 

 나온 음식은 짐작 그대로였다. 고기는 양고기이다. 위구르인들은 거의 다 회교도들이니 양고기가 나오는게 정상이다. 밥을 다 먹고 나니까 쟁반 밑에 노란 기름기 같은 것이 살짝 깔렸는데 혹시 버터가 아니었을까 하고 짐작을 해보았다.  

 

 

 길거리 탁자에서 밥을 먹은 뒤 우리들은 홍산공원을 향해 걷기로 했다.

 

 

 우루무치만 해도 석탄을 취사연료로 쓰는 사람들이 많은 듯 했다. 이는 대기오염이 심하다는 말도 된다.

 

 

 홍산공원은 우루무치 시내 한가운데 있다. 부근에 자리잡고 있는 인민공원과 함께 우루무치 시민들의 휴식처로 쓰인다.

 

 

 처음 본 순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닮았다는 느낌이 드는 저 건물을 우루무치의 랜드마크로 삼고 다녔다. 위치 파악을 하는데 아주 도움이 되었다.

 

 

 홍산공원 입장료는 없다. 그냥 들어가면 되지만 중요한 것을 볼때는 돈을 내어야 한다.

 

 

 우루무치 시내 곳곳에서 부용꽃을 볼 수 있었다. 내가 아주 좋아하는 꽃이다. 경주에도 부용이 한창이었는데.....

 

 

 놀이시설 사용료도 만만치 않다.

 

 

 입구 부근 화단에는 내가 좋아하는 금잔화가 가득 심겨져 있었다.

 

 

 샐비어의 붉은 빛은 타는 듯 했고.......

 

 

 조형물에 새겨넣은 문장이 인상적이다.

 

 

 앞사람이 나무를 심어 놓으면 후대인이 행복하다고? 그렇다. 만고의 진리다.

 

 

 물이 귀한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공원에는 인공호수를 만들어 두었다. 보트를 탄 청년이 물에 뜬 찌꺼기를 걷어내고 있었다.

 

 

 이런 공원은 청량음료와 같은 구실을 하지싶다.

 

 

 절벽에 인공미를 가한 것일까? 구별이 되지 않았다.

 

 

 우리는 중앙계단을 향해 위로 올라갔다.

 

 

 그러면서 한번씩은 돌아본다. 앞만 보고 가면 지나온 길을 보는 기회를 놓치는 법이다.

 

 

 계단 끝머리에는 절간이 자리잡고 있었다. 입장료를 징수하기에 들어가지 않기로 한다. 그렇다면 옆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그 정도 고생은 즐겁고도 기쁘게 감수한다.

 

 

 절간 옆으로 난 통로를 따라 정상부근으로 올라섰다. 곳곳에 매점들이 몇군데 자리잡았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많이 정비된 셈이다.

 

 

 건물과 탑 뒤쪽으로 눈덮인 산들이 보이는가? 신강성을 한가운데로 가로지르는 천산산맥 줄기들이다.

 

 

 천산산맥 영봉들이 이고있는 눈녹은 물들이 흘러내려 이런 사막도시에 자리잡고 사는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사용할 물을 제공하는 것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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