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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0 중국-신강성:실크로드(完)

이국적인 이도교 시장

by 깜쌤 2010. 9. 4.

 

 8월 13일 아침이다. 내일 아침 10시에 카스를 향해 가도록 되어있으므로 오늘 하루는 우루무치 시내를 뒤져보기로 했다. 아침에 일어나 호텔 창밖으로 펼쳐지는 경치부터 살폈다. 우루무치 기차역 뒤로 나타나는 산들이 황량하기 그지없다. 산에 나무가 없으므로 한없이 황페해 보인다. 그렇다. 이 도시는 사막 한가운데 자리잡은 도시니 그럴 수밖에 없다.

 

 

 큰배낭은 호텔에 놓아두고 작은 배낭을 매고 나왔다. 배낭여행자가 지키는 여행 요령가운데 하나는 짐을 최대한 가볍게 하여 돌아다닌는 것이다. 어지간한 물건은 현지에서 조달하고 꼭 필요한 물건만 가지고 다닌다는 것인데 절대 버릴 수 없는 물건들이나 요긴한 것들은 우리나라에서부터 챙겨가지고 다녀야 한다.

 

 여성들이 핸드백을 들고 다니는 이유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라. 여성들 옷은 남자들 옷보다가 일반적으로 주머니수부터가 적다. 남자들 양복은 곳곳에 주머니가 달려있지만 여성들 옷이 어디 그런 식으로 되어 있던가? 호주머니가 적으면 꼭 필요한 물건을 어떻게 챙겨가지고 다니는가? 

 

 꼭 주머니 문제만은 아니지만 여성들에게는 당연히 작은 핸드백이 필요하다. 배낭여행자도 그렇다. 나는 작은 배낭속에 디지털 카메라나 건전지나 보조 메모리카드, 작은 수건, 메모지, 필기도구, 여행안내서나 지도 같은 것을 넣어가지고 다닌다. 

 

 큰 배낭속에는 침낭이나 옷가지 같은 것을 넣어두는데 시내 구경을 하는데 그 큰 배낭을 일일이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으니 호텔 방에다 놓아둔다는 것이다. 시가지 구경을 하면서 그런 것이 가득 든 큰 배낭을 매고 다니면 고생만 죽도록 하는게 아닌가?

 

  

 아침부터 하늘엔 구름한점 없었다. 날끼가 제법 따끈하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늘 일정은 우루무치 기차역에서부터 시작한다. 기차역 광장 한구석에는 시내버스정류장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니 시내버스를 타고 다녀도 되지만 우리는 걷기로 한다. 남는게 시간이니 말이다.

 

 

 광장 한쪽에는 우체국이 있다. 무슨 우체국 건물이 저리도 큰지 모르겠다. 숙박업소를 겸하기 때문인가 보다.

 

 

 왼쪽 건물이 우루무치 기차역이고 가운데 건물은 우리가 묵고있는 아구빈관이며 오른쪽 건물은 우체국이다. 이제 대강 우루무치 기차역의 광장구조가 이해되지 싶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위치는 시내버스 정류장이고.....

 

 

 역 맞은편 광장 끝머리에는 기념 조형물이 하나 서있다. 역광장을 드나드는 모든 사람들을 감시하는 감시병마냥 우뚝 서있다.

 

 

 중국인들은 뭐든지 큰 것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속은 허하더라도 겉은 크고 번듯하고 화려한 것을 좋아해서 그런지 광장에 설치한 조형물들도 아기자기하고 예쁜 것보다 일단 크게 만들어둔다.

 

 

 기차역 건물도 뭐그리 크게 지어야하는가 싶지만 일단 안에 들어가보면 이해가 된다. 나중에 한번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다.

 

 

 우린 아침 식사용 겸 간식용으로 이곳 원주민인 위구르인들이 즐겨먹는 이라는 빵을 하나 샀다. 위구르인들에게 난은 밥이나 마찬가지다. 방금 화덕에서 구워낸 따끈따끈한 것으로 산 것이다. 구수한 냄새가 가득했다.

 

 

 우루무치 역을 지나 큰 도로를 건넌다. 그런데 횡단보도 모습을 잘 보기 바란다. 뭐 좀 이상하지 않은가? 이상한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조금 곤란하다. 횡단보도 끝머리에는 인도가 연결되어 있지 않고 화단이 가로막고 있다. 그러면 길을 건넌 뒤에는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신호등이 보이는 오른쪽으로 돌아가라는 말이리라.

 

 

 

 화단을 지나면 다시 횡단보도가 연결되어 있다. 이런 식으로 어설프게 된 곳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경제적으로는 성장해서 주머니 속에 돈은 좀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인간을 소중하게 보고 인권을 지닌 인간을 소중하게 여겨 세심하게 배려하는 나라는 아니다. 중국이라는 나라가......

 

 

 우리는 고가도로가 놓여있는 큰 길을 따라 걸었다. 오늘의 첫번째 목적지는 이도교 시장이다. 우리는 지금 이도교시장을 찾아가는 길이다.

 

 

 쇼핑센터의 문열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일까? 

 

 

 우루무치시내를 가로지르는 중심도로 위를 지났다. 사막 한가운데 이런 거대한 도시가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 길을 잘 몰라서 지나가는 젊은 부부에게 물었더니 그냥 따라오란다. 그들은 시장으로 출근하는 길이었다.

 

 

 그들 부부의 안내로 우리는 시장까지 쉽게 갈 수 있었다. 시장거리로 들어서자 분위기가 확 변한다. 이게 중국같은가 아니면 중동지방의 어느 도시 같은가? 이 구역은 모든 것이 다 깔끔했다. 여기는 위구르인들이 모여드는 시장, 즉 바자르인 셈이다. 

 

 

 우리는 젊은 부부를 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 알고보니 우리를 안내해준 그들 한족 부부는 여기 이 시장 2층에서 과일가게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온갖 말린 과일들이 예쁘게 진열되어 있었다. 과일 장사를 한다고 하면서도 화전옥가게 명함을 건네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나는 그가 건네준 대추를 한입 베물었다. 말린대추임에도 불구하고 살이 아주 단단하고 너무 달콤했다.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먹어본 대추 중에는 그것과 견줄 만한 것이 없는 최고급품이었다. 

 

 

 

 어린아이 주먹크기만한 그 대추를 사오지 않았던 사실을 지금은 많이 아쉬워하고 있는 중이다. 노란 옷을 입은 사나이가 주인이다.

 

 

 그와 작별인사를 하고 우리는 밖으로 나왔다.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아직 시장 분위기가 본격적으로 무르익지 않았기에 바깥 구경을 먼저 하기로 한 것이다. 옥(玉)가게 간판이 왜 그리 많은지 모르겠다.

 

 

 이도교 시장의 입구에 해당하는 곳이다. 이슬람 양식으로 지은 건물이 이채로웠다.

 

 

 중국인들은 조금 크다 싶을 정도로 건물을 지었다 싶으면 성(城)이라고 이름을 붙이는 모양이다. 하여튼 그들의 허장성세와 지나친 자기과시는 못말린다. 우리나라도 그런 면에서는 조금 비슷한 것 같다.

 

 

 한가지 놀라운 사실은 거리가 상당히 깨끗했다는 것이다. 내가 사는 경주시내의 상가 거리보다 한수위였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사람들이 사방에서 슬슬 모여들고 있었다. 제법 번화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중국 한자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한 위구르 문자가 간판을 장식하고 있었고.....

 

 

 스리살짝 서양인 냄새가 조금 풍기는 위구르인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으니.....

 

 

 여기는 서역인들의 거리가 확실했다. 그러기에 우리는 이른 아침부터 걸어서 이도교 시장까지 찾아온 것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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