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에서 하늘에 걸린 탑을 감상한 뒤 조금 더 위로 오르면 꽤 많은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넓적한 모양의 큰 바위가 등장한다. 한글 이름을 새겨 놓은 분들은 무슨 심사로 그리 해두었는지 모르겠다.
탑에 관한 설명은 이런 안내판으로 대신하고 싶다. 어설픈 내 설명보다 몇길이나 더 깊은 심오한 의미를 지니고 있기에......
탑이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제 아까 본 다리를 건너가야 한다. 이름하여 설잠교다.
석탑이 한국고유의 탑 형식이라는 것도 최근들어 알았다. 동남아시아와 일본, 중국 등을 돌아다니며 눈으로 확인해본 결과 확실히 그런 것 같다.
비가 조금 오면 이 골짜기에도 물이 콸콸 흘러내리지 싶은데.....
용장사지는 밑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곳이므로 아무 생각없이 산을 오르다가 갑자기 유령처럼 눈앞에 불쑥 솟아오르는 것이다. 산 밑에서부터 위로 올라가면 그렇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위에서부터 내려올 경우에는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경주남산은 화강암산이다. 그러니 멀리서보면 아주 매력적이다. 이젠 숲이 우거져서 예전처럼 그렇게 멀리서부터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어쨌거나 산 품안으로 들어와 보면 화강암산이라는 사실을 더 확실히 알 수 있다.
바위틈 사이로 뿌리를 박고 자라는 소나무들이 유난히 많은 산이기도 하다.
당대발복(當代發福)을 바란 것일까? 오르는 길목에 무덤이 있다. 국립공원 안에 무덤을 쓰는 것은 금지되어 있는데..... 지정되기 전부터 있었던 무덤들일까?
무덤터에서 위를 보면 탑이 보인다.
바위틈마다 작은 소나무들이 억척스레 터를 잡았다.
바위틈 사이로 흙이 조금이라도 고인 곳에는 잡초들이 모여 산다. 질기고도 놀라운 생명력이 가득한 산이다.
한번씩은 뒤를 돌아본다. 이젠 제법 깊이 들어와서 그런지 사방에 새소리와 바람소리만 가득했다. 건너편 골짜기가 은적골이다.
저 멀리 내남면의 이조 평야가 보였다. 작은 산봉우리앞을 가로지르는 것은 고속철도 철길이다.
배낭에서 자두를 꺼냈다. 멈춘 김에 한입 베물고는 쉬어가기로 했다.
바로 앞 소나무 줄기 사이로 탑이 보인다. 조금만 위로 오르면 닿을 것 같지만 그리 만만하지는 않다.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어려운 길도 아니다. 그저 걸을만 하고 오를만 한 것이다.
앞에 작은 오름이 있다. 올라서면 뭐가 있을 것같은 분위기지만 막상 오르고 나면 한뼘 터에는 누가 쓴 것인지도 모르는 무덤이 보인다.
높이 오를수록 돌아서서 보는 남산의 모습은 장관으로 다가온다.
탑이 있는 곳은 아직도 까마득한 것 같아도 그리 멀지는 않다.
정말이지 하늘에 걸린 탑 같지 않은가?
내가 보기로는 여기 이 탑을 찾아가는 길이 남산의 많은 등반로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길이지 싶다.
어설픈 똑딱이 카메라지만 줌으로 조금 당겨보았다.
다음 글에서 계속하자.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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