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탑은 계곡에서 보면 틀림없이 하늘에 내려와 사뿐히 걸터앉은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나는 그 탑을 찾아간다. 시내에서 자전거를 타고 용장마을까지 갔다. 용장마을이 어디인지 궁금한 분을 위해 지도를 첨부한다.
제일 위 사진은 지도에서 용장휴게소로 나타낸 부근이 된다. 큰지도보기를 누르면 새로운 창이 열리면서 지도가 크게 뜰 것이다.
나는 이제 작은 개울을 따라 나 있는 길을 달린다. 저 앞에 보이는 산이 남산에서 가장 높은 고위봉 부근이 된다.
용장마을은 언제봐도 고즈녁하다. 동남산의 남산마을과 더불어 가장 살아보고 싶은 마을 가운데 하나이다.
골짜기 제일 안쪽에 있는 집 마당은 유료주차장으로 쓰인다. 나는 자판기에서 커피 한잔을 빼마시고 자전거를 세워두었다. 두바퀴 달린 물건이라고 무료로 세워도 좋다고 할머니께서 허락하셨다.
이제는 걸어간다. 앞으로 보이는 포장된 길은 남산 자락의 관음사로 가는 길이다. 나는 안내판이 보이는 곳에서 왼쪽으로 꺾는다. 그게 훨씬 더 편하고 조용하기 때문이다.
안내판 바로 밑에는 산에서 흘러나온 개울물이 흐른다. 나는 징검다리를 건넜다.
안내판 뒷모습이 보인다. 안내판이 보이는 거기에서 내려온 것이다.
이제부터는 정말 호젓한 산길이다. 산딸기가 구미를 당기게 만들었다.
최근들어 비가 오지 않아서 그런지 계곡에는 물이 적었다. 대신 내가 걸어야 할 길은 뽀송뽀송하다.
약수터가 한군데 보인다. 나는 그냥 통과하고 만다. 아직은 땀방울을 적게 흘렸기 때문이리라.
오랜 세월을 두고 물이 흐르면서 파내려간 바위사이의 작은 소에도 오늘은 물이 적다.
나는 계속 위로 올라간다. 이 계곡물을 용장마을 사람들은 상수원으로 쓴다. 그러므로 계곡에 발을 담그거나 머리를 감거나 하는 행동은 안하는 것이 좋다.
들어가지 말라는 데도 기어이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못말리는 인간들이다.
오랫만에 와서 그런지 못볼 것을 보고 만다. 맑은 물이 흘러야할 곳에 이끼가 보이는 것이다. 이럴 리가 다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픈 마음을 달래가며 돌짝길을 걸어 올라간다.
오늘 내가 가고자 하는 이 길과 절터는 김시습의 전설과 관련이 있다. 단종애사에 꼭 등장하는 학자 김시습 말이다. <금오신화>를 쓰신 분이라면 이해가 제일 빠를지도 모르겠다.
용장계곡을 가로지른 다리가 보인다. 이 다리를 발견한 지점에서는 그냥 일단 멈추는게 좋다.
발걸음을 멈춘 뒤 앞에 나타난 산봉우리를 유심히 살펴보기 바란다. 저 멀리 보이는 봉우리 위에 뭐가 있어야 정상이다.
찾았는가? 못찾은 분을 위해 줌으로 당겨 찍어서 소개해 드린다. 오늘의 목표는 저기다. 탑이 보이지 않는가?
그냥 보면 이렇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꼭 멈추어서서 두 눈으로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 자, 그럼 이제 목표를 확인했으니 슬금슬금 찾아서 올라가 보기로 하자.
(다음 글에 계속됩니다)
어리
버리
'경주, 야생화, 맛 > 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1 (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늘에 걸린 탑을 찾아간다 3 (0) | 2010.08.10 |
---|---|
하늘에 걸린 탑을 찾아간다 2 (0) | 2010.08.09 |
화랑대기 전국 초등학교 유소년 축구대회 2 (0) | 2010.08.03 |
블부 앤 블루 (0) | 2010.08.02 |
화랑대기 전국 초등학교 유소년 축구대회 1 (0) | 2010.08.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