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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2 My Way

경주 포항간 라이딩

by 깜쌤 2010. 8. 5.

 

경주국립박물관 부근을 자전거로 지나가는데 자전거를 탄 아가씨 둘이 말을 걸어왔습니다.

 

"포항가려면 어떻게 가요?"

 

순간적으로 "아이구 맙소사"라는 소리가 저절로 나왔습니다. 포항을 가려는 아가씨들이 엉뚱한 곳에서 헤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아가씨들을 가만히 놔두면 틀림없이 악명높은 7번 국도를 따라 갈게 뻔했습니다.

 

 7번 국도 중에서 경주-포항 사이를 자전거로 달린다는 것은 고문을 겪어보겠다고 나서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알고보니 고등학교 학생들이었습니다. 너무 안스러워서 포항부근까지 데려다 주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일단 경주 시내에서 보문관광단지로 올라갑니다. 그런 뒤 보문관광단지 뒤로 넘어가서 천북면 물천리를 거친뒤 화산 불고기단지(1번 지점)를 거쳐 강동까지 갑니다. 강동에서 경주쪽으로 조금만 방향을 틀면 며칠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양동마을(2번 지점) 앞을 지나게 됩니다.

 

강동까지만 가면 포항가는 것은 너무 쉬우므로 돌아서서 양동민속마을 앞을 지나 안강읍(3번 지점)을 지난 뒤 지방도로를 따라 경주로 돌아오면 됩니다. 이럴 경우 3시간 정도는 달려야 할 것입니다.

 

 

 결국 나는 내가 계획한대로 강동까지 학생들을 데려다 주었습니다.

 

 

 그런 뒤 경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안강 너른 벌판에서 보니 경주시내가 보이지도 않습니다.

 

 

 오랫만에 장거리 라이딩을 해서 그런지 힘이 빠지기 시작합니다.

 

 

 하늘에 솟아오르는 뭉게구름을 보며 힘을 냈습니다. 천마를 탄 제우스 같습니다.

 

 

 안강에서 경주시내까지는 한시간 정도만 달리면 됩니다. 지방도로는 교통량이 적으므로 자전거로 달릴만 합니다.

 

 

 온몸이 땀으로 범벅을 했지만 기분은 좋았습니다. 남의 집 귀한 딸들을 무사히 돌아가도록 해주었다는 만족감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 학생들은 여자축구선수들이더군요. 모두들 크게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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