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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내반 아이 일류만들기

즉석 역할극은 가능할까? - 2

by 깜쌤 2009. 11. 14.

 

 우리나라의 학교와 학원같은 곳에서 일하는 원어민들과 대화를 하는 가운데 그들이 한결같이 입에 올리는 내용가운데 하나는 한국 아이들이 너무 발표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물어도 거의 대답을 하지 않으며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너무 신기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설혹 대답을 한다고 해도 논리가 뚜렸하지 않고 단답식으로 간단히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죠.

 

교육현장에서 평생을 보내온 내 입장에서는 그들이 너무도 쉽게 우리나라 교육현장의 문제점을 끄집어 내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그런 면으로 접근해보고자 할 경우 나는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최근 한 이십여년간 내가 가르쳐본 아이들은 그런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외국인들의 지적은 거의 정확한 것이라고 여깁니다. 나도 반을 교체해서 수업을 해보기도 하고 다른 학교에도 가보기 때문에 그런 현실을 정확히 이해는 하고 있는 것이죠.

 

문제는 교사들이 그런 현실에 대해 너무 문제의식을 못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는 것입니다. 설혹 의식을 하고 있다고 해도 그런 문제점을 쉽게 고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이기도 합니다.  '수업시간에 아이들이 너무 발표를 하지 않는다', '공부시간에는 말도 못하면서 쉬는 시간에는 너무 떠든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우리 교육여건상 지극히 당연한 표현이긴 합니다만 적어도 초등교육현장에서 그런 이야기가 너무 자주 쏟아져 나온다면 곤란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

 

잘은 모르지만 중등교육현장에서도 더 이상 말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같은 문제를 안고 고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토론식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들이 가끔씩 대중매체에 소개가 되기도 합니다만 그런 사례가 소개된다는 그 사실 자체가 벌써 우리가 지닌 문제의 실체를 인정한다는 것이 아닐까요?   

 

 

 

아이들의 말문을 틔워주는 요령은 이미 다른 글에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혹시 이 글을 처음으로 읽는 분이라면 다음 글의 목록을 눌러보시기 바랍니다.

 

http://blog.daum.net/yessir/7608297 - 아이들이 발표를 안한다고요? - 1 

 

http://blog.daum.net/yessir/7667669 - 아이들이 발표를 안한다고요? - 2

 

http://blog.daum.net/yessir/7764215 - 아이들이 발표를 안한다고요? - 3

 

http://blog.daum.net/yessir/7773852 - 아이들이 발표를 안한다고요? - 4

 

http://blog.daum.net/yessir/7786072 - 아이들이 발표를 안한다고요? - 5

 

<위 글들은 모두 이 블로그내의 같은 카테고리 속에 있는 글들입니다.>

 

 

역할극을 쉽게 잘하려면 역할극을 하는 요령을 먼저 가르쳐야하는 것이 아니고 발표훈련이 되어 있는 바탕 위에서 이런 기법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별로 잘 알지도 못하는 제가 다른 곳에 가서 강연을 하면서도 강조를 했습니다만 생활지도를 탄탄하게 해두지 않는 상태에서는 교사가 원하는 수준높은 수업이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원리와 비슷합니다. 그러므로 아이들이 발표를 잘 하도록 이끌어내는 기법에 관한 글이 있는 주소를 다시 소개해본 것입니다. 

 

 

 잠시 위에 올려둔 사진을 보십시다. 이번에는 아이들의 옷차림이 여름이라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대도 교실 전면 우측이고요, 아이들의 구성도 다 달라져 있습니다. 다른 글에서도 이야기를 했지만 이 아이들은 한달에 한번씩 좌석 재배치가 이루어집니다. 구성원들이 바뀌는 것이죠. 네명이 하나의 기본모둠을 이루는데 지금 즉석역할극을 하는 아이들 수는 7명입니다. 그러니 두개의 모둠이 사회수업시간 안에 잠시 연합하여 발표할 내용을 꾸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모둠 구성에 대해서는이제 감이 잡힐 것입니다. 모둠 안에는 반드시 모둠장(=모둠머리)이 있어서 리더 역할을 해나갑니다. 모둠장들은 반드시 하고 싶은 아이들이 지원을 하게 하는데 우리반 아이들은 서로 하려고 아우성을 칩니다. 물론 안그런 경우도 발생하죠.

 

수업주제가 주어지고 학습형태를 결정해주면 아이들이 스스로 짧은 시간안에 머리를 맞대고 발표하는 진행하는 형식을 의논합니다. 그렇게 주어지는 시간이 보통 8분에서 10분 정도입니다. 아이들은 역할극을 하면서 그 시간의 수업내용들을 정선해서 언급을 해주도록 해야 합니다. 저번 글에 올려둔 동영상을 보시면 그런 부분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역할극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수업목표를 달성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런 것에 교사의 존재가 필요한 것입니다. 이런 수업을 잘못 진행하면 떠들기만 하고 산만해지며 아이들이 자기 마음대로 행동해서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 되고 맙니다. 그러므로 생활지도가 바탕이 되어 있는 상태에서 역할극 수업 기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죠.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꼭 짚고 넘어가야할 중요한 내용을  언급할 때 필요한 자료를 미리 들고 나가도 좋도록 허락을 해줍니다. 이미 일정 수준 이상의 지식을 갖춘 아이들은 대본이나 참고도서 교과서 같은 것을 보지 않고도 능숙하게 학습내용을 발표합니다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학습장이나 참고도서 혹은 교과서를 보고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그럴 경우 꾸중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문제는 학습자체를 즐기는 것이지 발표의 형식에 너무 매일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조금 틀리게 이야기를 해도 역할극이 끝난 뒤에 반드시 질문과 답변을 하고 보충설명이나 해설을 곁들일 시간을 가지게 되므로 보고듣는 아이들은 오히려 조심스럽게 메모를 해둡니다. 물론 교사도 그런 부분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부끄럼을 많이 타는 아이들이 있을 경우 소리를 작게내지 않겠느냐 하는 염려를 할 수도 있습니다만  소리가 작거나 내용이 부실할 경우 곧바로 다음 모둠에게 발표할 수 있는 권리를 넘겨버리기 때문에 아이들은 한번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합니다. 수업의 핵심은 바로 이렇게 보이지 않는곳에 존재합니다. 제가 비장의 무기로 쓰는 이런 기법을 사이버 공간에 그대로 옮겨도 될 것인가에 관해서는 저도 고민을 자주 하고 있습니다.

 

다음 글에 계속하겠습니다.

 

 

 

 

 

깜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