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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1 My Way (完)

개꿈을 꾸다

by 깜쌤 2010. 7. 4.

 

  골프장의 불빛이 어둠을 몰아내려 발버둥을 치는 것 같았다.

 

 

 약속시간을 맞추기 위해 멀리까지 출장을 갔다가 서둘러 경주로 돌아와야만 했다.

 

 

 일년에 한번 있을까말까한 야외모임이라고나 해야할까?

 

 

 에너지분야의 권위자 박사님댁이다. 모처럼 초대받아 간 것인데 약속은 진작부터 해놓은 터였다.

 

 

 나는 그분의 해박한 지식을 얻어듣을 때마다 산다는 것의 즐거움을 느낀다.

  

 

 이 집을 손수 가꾸신 그 분의 열정만 해도 다른 사람들은 따라가기 어렵다. 학문에 대한 박사님의 자세도 그런 것 같았다.

 

 

 비가 오는 날씨였지만 모임 시간 맞추어서 날이 들기 시작했다.

 

 

 이웃에 사시는 의사선생님도 잠시 다녀가셨다.

 

 

 나는 지적인 호기심이 무척 강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내 관심분야는 역사학이나 법학같은 인문사회계열의 학문이지만 생물학이나 생태학 혹은 천문학같은 분야도 제법 좋아한다.

 

 

 수학이나 물리학 같은 분야는 이해하기가 제법 힘들었다. 그래서 그쪽 성적은 늘 그저 그랬다.

 

 

 신학(神學)을 했더라면 어떤 인생을 살았을지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도 신학이라는 학문이 있었다는 것을 모르고 살았다는 것이다.

 

 

 학문의 세계에 뛰어들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후회로 남는다.

 

 

하나하나 잘 따지고 보면 학문을 할 만한 그런 재능이 과연 내게 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때도 많다. 

 

 

 어쩌다가 한번씩 강의를 할 기회를 가지기도 하는데 그때마다 난 엄청난 즐거움을 느낀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듣는 분들이 그만한 즐거움을 느껴야 하는 것이지만......

 

 

 이런 것을 착각개꿈이라고 불러야한다. 그렇다. 나는 평생 착각 속에서 개꿈만을 꾸고 살아온 어설픈 존재였던 것이다.

 

 

 개꿈을 먹고 사는 나같은 현실착각주의자가 끼어든 모임이었지만 어쨌거나 간에 즐거운 저녁이었던 것이다.

 

 

 밤이 깊도록 화기애애함 속에 즐거운 대화가 이어졌으니 말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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