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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좋은 세상 만들기 To Make Better

마음을 곱게 써야

by 깜쌤 2010. 6. 25.

 

 그 분은 진정한 프로(Pro)였다. 적어도 내 생각엔 그랬다. 영어공부를 너무 많이 하신 분들이나 오직 성적인 욕구의 해소만을 위해 살아온 사람은 '창녀'라는 의미를 지닌 prostitute의 약자인 프로(pro)부터 떠올리고는 이상하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다.

 

 내가 말하는 프로는 진정한 장인을 의미한다. 그분은 타일공이셨다. 타일만을 붙이고 자르는 일을 해오신 분이셨는데 열마나 열심히 일을 하셨는지 모른다. 나는 그 분의 차안을 보고는 놀라고 말았다.

 

 

 차 속의 정리된 모습을 보고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절로 고개를 숙여졌다. 일을 깔끔하게 하는데는 그만한 밑바탕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타일 일을 하는데 필요한 작업도구부터 자전거에 이르기까지그야말로 단정하게 정리정돈된 모습이 감동을 불러 일으켰던 것이다. 

 

 지난 보름동안 집안 수리를 해야만 했다. 나는 이번에 너무 귀한 분들을 만났다. 하나같이 모두 자기 분야 일을 깔끔하게 잘 처리할 줄 아는 진정한 전문가들이셨던 것이다.  

 

 이번에 배수구를 뜯어보고 나서야 알게된 사실인데 지금까지 배수구 관이 물빠지는 구멍과 정확하게 밀착이 되지 않은 상황으로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목욕탕에서 사용한 생활용수들은 정상적으로 하수도로 배출이 되지 않고 욕실 밑과 방, 그리고 거실 밑으로 스며들었던 것이다. 

 

 

 처음 집을 지을 때 작은 구멍하나 바르게 연결하지 않고 공사를 마무리한 사람은 과연 어떤 심보를 가지고 일을 했던 것인지 묻고 싶다. 막일을 하시는 분들을 비하하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다는 사실을 알아주기 바란다. 애시당초 욕실 공사를 할때 일을 했던 기술자는 속된 말로 "노가다 곤조"를 부린 것이다.  

 

 보이지 않는 부분이라고 해서 그냥 아무렇게나 공사를 끝낸 것이 아니고 무엇이랴? 주인이 기술자를 잘 대접해주지 않는다고 해서 전기공사를 하면서 어디 한군데를 펜치로 끊어서 문제를 발생시켜 두기도 하고, 배관일을 하는 사람은 시멘트 덩어리를 관 어디쯤에 슬쩍 쳐발라놓기도 한다는 이야기가 헛말이 아님을 증명한 것이다.

 

 마음을 곱게 써야 복(福)을 받는다는 말이 있다. 복받기를 특별히 좋아한 우리 선조들은 복주머니를 차고 다니기도 했고 정초부터 복을 많이 건지라는 뜻에서 복조리를 사서 걸어두기도 했다. 복이라는 글자를 베개에도 이불에도 새겨두고 심지어는 이름자에도 붙여 두었지만 우리가 정말 복을 많이 받고 인간답게 잘 살아 왔던가를 되묻고 싶다.   

 

"아! 참, 이번에 공사하신 여러분들! 많이 받으시기를 진심으로 빌어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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