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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1 My Way (完)

그들이 뛰는 이유

by 깜쌤 2010. 6. 21.

굵직한 사건이 터질때마다 해결과정에서 "몸통은 어디로 다 숨고 피라미만 걸려든다"는 식으로 표현을 많이 한다. 그럴 땐 피라미만 걸려든다고 이야기를 해서는 안되고 송사리만 걸려든다는 식으로 말해야 옳은 표현이 될 것이다.

 

 피라미와 송사리는 엄연히 다른 종류다. 송사리는 다 커도 길이가 5센티미터를 넘는 일이 드물지만 피라미의 경우 큰 놈은 20센티미터에 육박하는 일도 있기 때문이다. 피라미를 실한 놈으로만 잘 골라서 튀김을 하면 제법 먹을게 많다.

 

바로 위 사진 속에 등장하는 물고기가 피라미다. 왼쪽에 있는 녀석은 암컷이고 오른쪽에 화려한 몸치장을 하고 돌아다니는 녀석은 수컷이다. 수컷이 혼인색을 띄게되면 어지간한 열대어가 부럽지 않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하게 된다. 

 

 

동물이든 인간이든 먹어야 사는 존재이므로 이 날짐승도 살기 위해 물고기 사냥에 나섰다. 경주시내 한가운데를 흐르는 북천에서 6월 20일 일요일 저녁에 찍은 사진이다. 요 녀석은 초짜인지 그저 물고기가 펄쩍펄쩍 뛰는 곳을 찾아서 따라 다닌다. 

 

왜가리 같은 녀석은 한곳에 가만히 서서 물속의 사냥감을 노려보고 있다가 한방에 부리로 정확하게 낚아채어 올리는게 장기인데 말이다. 욕심을 내어서 이리저리 돌아다닌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북천에는 피라미와 갈겨니가 사정없이 뛰고 있었다. 달리기를 한다는 말이 아니고 물밖으로 뛰어오르고 있었다는 말이다. 물속에 사는 피라미가 왜 그렇게 기를 쓰고 물바깥으로 뛰어오르는지 그 사연이 궁금하다면 바로 아래에 올려둔 동영상을 보시기 바란다.

 

동영상의 출처는 다음팟이다. 당연히 촬영은 내가 한 것이 아니다. 화면 왼쪽 위에 저자가 밝혀져 있으니 참고로 하시기 바란다. 그러면 잠깐 동영상을 보기로 하자.

 

 

 

 

 

 정지된 첫화면에 등장하는 녀석이 피라미 수컷이다. 혼인색을 곱게 띄고 있어서 보기가 좋다. 놓치기 아까운 장면들이 많으므로 한번 보시기를 권한다. 낚시대없이 낚시하는 방법은 덤으로 그냥 배우게 된다. 나도 한번 써먹어볼 생각이다.

 

 

사냥에 나선 녀석은 왜가리같다. 왜가리의 사냥솜씨는 일품이지만 이 녀석은 아직 더 배워야 할 것 같다.  

 

 

 얕은 개울물 여기저기에서 피라미들이 사정없이 뛰어오르고 있었다.

 

 

 피라미들은 얄밉게도 왜가리 뒤쪽에서만 점프를 하고 있다. 높이뛰기 연습이라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피라미들이 물위로 솟구쳐 뛰어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번째 주장이 먹이를 구하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이 주장에 대한 근거는 위에 올려둔 동영상이 될 것이다.

 

두번째 주장은 산소흡입을 위해서라고 한다. 물고기를 연구하는 학자들도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모양이다. 강이나 개울에 나가서 살펴보면 알겠지만 물고기들이 시도 때도 없이 아무때나 마구 뛰어오르는 것은 아니다. 저수지에서 붕어낚시를 해보신 분은 어쩌다가 한번씩 보는 광경이지만 잉어나 붕어같은 녀석이 어쩌다가 수면밖으로 뛰어오르기도 하는데 그 횟수가 피라미 종류처럼 잦은 게 아니다.

 

 

 하지만 피라미나 갈겨니는 다르다 . 녀석들은 여름 저녁이 되면 엄청나게 자주 뛰어 오르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한 녀석이 계속 줄기차게 뛰어오른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하여튼 갈겨니가 피라미가 물밖으로 뛰어오르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물속에 녹아있는 산소를 아가미로 걸러 호흡을 하는 물고기들이 공기중에서 산소를 흡입한다는게 말이나 되는 소리나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산소가 부족해진 물에 사는 물고기들이 물밖으로 주둥이를 내밀고 호흡하는 모습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으므로 함부로 무시할 이론은 아닌 것이다.

 

 

 내가 다리 위에서 보고 있는 동안에도 제법 줄기차게 솟구치고 있었다. 이 사진에서만 해도 여섯마리가 뛰어오르는 모습이 찍혔다.

 

 

왜가리는 내 카메라를 의식한 것일까? 녀석은 다시 장소를 이동했다. 그동안 새를 촬영하면서 느낀 점인데 조류들은 카메라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을 한다는 것이다. 내가 위장막에 숨어서 촬영하지 않는한 좋은 장면을 찍는다는 것은 힘이 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니면 멋진 망원렌즈를 장착한 카메라를 가지고 있든지 해야 한다.

 

 

 그러는 동안에도 녀석들은 부지런히 뛰어오르고 있었다. 

 

 남을 잡아먹으려고 하기보다는 내가 안잡혀먹히는 것을 걱정해야 할 피라미 처지지만 물고기 머리로 그런 생각을 할 수조차 있는 것일까?

 

 

 마치 인생살이의 축소판을 보는 듯 하다. 오늘도 내가 부지런히 뛴 이유는 과연 무엇때문이었을까?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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