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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1 My Way (完)

공연을 마치고

by 깜쌤 2010. 5. 31.

 

 5월 30일 일요일은 날씨가 좋았습니다. 일기예보상으로는 흐려지면서 비가 온다고 해서 은근히 걱정을 했었습니다. 중요한 공연이 있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오후 3시에 시작하는 찬양예배 시간에 거의 1년동안이나 연습을 해왔던 멘델스존의 오라토리오 <엘리야>를 공연하는 날입니다.

 

 

 합창단원인 저야 그냥 기다려지는 시간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실수를 할까봐 은근히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아주 능숙하게 음정을 익히지 못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냥 단원인 제가 이럴진대 지휘자나 반주자 혹은 독창을 맡은 솔리스트들의 부담은 엄청났을 것입니다.

 

 

 올해들어 벌써 두번의 음악회에 출연을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1월 초순부터 정신없이 강행군을 해왔습니다. 어떤 주일은 일주일 내내 교회에 와서 연습을 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달 4월 5일에 있었던 벚꽃향기 음악회에 출연하기 위해서는 연초부터 거의 밤마다 나와서 석달간을 연습했었습니다.

 

 

 그때는 악보가 외워지지 않아서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모릅니다. 이번에는 악보를 보고 하는 발표회이니 음정과 박자만 익혀두면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걸 끝내놓고 나서는 <엘리야> 연습을 했습니다. 테너를 맡고 있으니 고음(高音)을 내느라 날마다 목이 쉬어있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젊었을때는 그런대로 맑은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젠 그런 소리를 내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엘리야 연주를 하기 위해서는 합창단만 필요한게 아니니 지휘자와 체임버 오케스트라 멤버들에게는 더 큰 부담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간에 결전의 날은 다가왔습니다.

 

 

 엘리야 역은 계명대학교에 근무하시는 바리톤 김승철 교수님이 맡으셨습니다. 그 분의 실력이야 워낙 널리 알려져 있으니 연습때 들어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가슴이 울렁거릴 정도였습니다.

 

 

 나머지 솔리스트 역할은 제가 섬기는 교회의 식구들이 맡았습니다. 

 

 

 29일 토요일 저녁에는 총연습이 있었습니다.

 

 

 헨델이 작곡한 <메시아>공연을 한 것이 몇년 전의 일인데 올해에는 <엘리야>공연을 하게 되었으니 대단한 일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 싶습니다. 

 

 3대 오라토리아라고 불리는 <메시아>와 <엘리야>, 그리고 하이든의 <천지창조>중에서 두개를 해본 셈이 됩니다. 언젠가는 <천지창조>를 하게 되겠지요.

 

 

오후 3시가 가까워지자 본당이 꽉 채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나 기쁜 일인지 모릅니다.

 

 

 연주를 끝내고 나니 몸과 마음이 날아갈 듯이 가뿐해졌습니다. 그 동안 누적된 피로가 한방에 싹 가시는 듯 했습니다.

 

 

 <천. 지. 창. 조> 를 공연하게 될 그날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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