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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

그게 인생이었다

by 깜쌤 2010. 6. 18.

 

 고래에게 태풍은 물놀이 중에 스쳐지나가는 돌개바람 정도일지도 모른다.

 

 

고래는 해일조차도 찻잔 속의 파도로 여길 것이다.

 

 

 개미에게는 그렇지 못하다.

 

 

 가벼운 먼지가 휘날릴 정도의 바람조차도 그들에게는 개벽의 신호탄으로 다가선다. 여름날 갑자기 후두둑 떨어지는 소나기 빗방울은 재앙이다.

 

 

 송사리에게 잉어의 주둥이는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공포의 동굴이다.

 

 

 그게 세상살이 이치다.

 

 

 그릇이 작은 나에게 미동조차 않는 태산같은 자세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그동안 어지간히 노력해서 이제 마음을 조금 추스릴 수는 있게 되었지만 말이다.

 

 

 그나마 작은 파도는 조금 견더낼 수 있게 되었다.

 

 

 이젠 남을 미워하는 감정은 거의 가지지 않게 되었다.

 

 

 어지간한 일은 다 용서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부끄러웠던 일을 문득문득 떠올리는 것은 나를 학대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반성하기 위해서다. 더러워진 내 마음을 정화시키려는 몸부림이다.

 

 

죽으려고 나서면 살게 되고 살려고 하면 죽는다는 것을 배웠다.

 

  

 비우면 자꾸 채워지지만 욕심을 내어 채우기만 하면 넘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내가 낮아지면 남이 나를 높여준다는 것도 깨달았다.

 

 

 스스로 높이면 그게 교만으로 통한다는 것도 배웠다.

 

 

 인간이 걷는 모든 길의 종말은 죽음이다.

 

 

 인생길을 가며 앉아 쉬기만을 바래서는 안된다는 것을 배웠다. 남이 나에게 와서 쉴수 있도록 의자가 될 줄 알았어야 했다.

 

 

그게 인생이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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