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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

꽃을 사랑하는 이가 천사다

by 깜쌤 2010. 6. 15.

 

 어슬렁거리며 다니다가 우연히 찾았다.

 

 

 사실은 한두해전에 미리 찾아두었었다.

 

 

 이 집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까 싶어 참 궁금해했었다.

 

 

 주인어른은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예쁘다. 수수하다. 그리고 질박하다.

 

 

 물론 나는 주인이 누구인지 모른다.

 

 

 그러나 주인장의 마음결은 조금 느껴볼 수 있다.

 

 

 어느 정도 세상 살고나서 느낀 것으로 아는 것이다.

 

 

 교만일수도 있겠지만 내가 느끼는 것이나 주인이 느끼는 것이나 비슷할거라는 확신을 가진다.

 

 

 끛을 사랑하는 이는 천사이기 때문이다.

 

 

 내가 천사라는 말은 결코 아니다. 주인장 심성이 아마 그럴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대문이 잠겨 있었기에 안으로 들어가 볼 수는 없었다.

 

 

 마당엔 잔디가 소복소복 자랐다.

 

 

 이런 집은 비오는 날에 봐야 더 멋있다. 그건 그냥 내 느낌이다.

 

 

소담스런 장미가 색깔별로 담장에 걸터앉았다.

 

 

 붉은 흙벽앞에 놓여진 댓돌위에 가지런하던 하얀 고무신들이 그립다.

 

 

 뽀얗게 빨아서 서러우리만큼 단정하게 보이던 하얀 코고무신이 더더욱 그리워졌다.

 

 

 그런 날들은 이제 사라지고 없다.

 

 

 우리들 마음엔 빗장들이 채워지고.....

 

 

 살아오느라 마음에 때가 잔뜩 끼어버린 우리는 이제 장미를 보긴 봐도 향기조차 못느끼는 둔한 코를 가지게 되었다.

 

 

 세련됨에 눈을 조금 떴을지는 몰라도 진정한 아름다움에는 눈감아버리는 까막눈을 가지게 된 내가 서글퍼졌다.

 

 

 그렇게 그렇게 나이만 먹었다. 천사가 되기는 영 글렀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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