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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안동으로 2 - 임청각, 7층 전탑

by 깜쌤 2010. 5. 20.

 

 나는 군자정(君子亭)을 나왔습니다. 저번 글에서 밝혔거니와 원래 이 집은 아흔아홉칸을 자랑하는 대갓집이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초가3칸을 가지고 비교해본다면 그 규모가 어떠함을 짐작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나이들어 느끼게 된 사실이지만 가분이라고 하는 말을 결코 우습게 볼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명문대가(名門大家)의 구성이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며 가력(家歷)이라는 것이 어느날 아침에 뚝딱 만들어지는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앞글에서도 소개해 드린 사진이지만 군자정의 내부 모습입니다. 임청각이라는 현판은 퇴계선생의 글일 것입니다. 허술해보이는 현판 같아도 어느 분이 쓰셨다는 것을 알고나면 느낌이 달라집니다. 

 

 

 나는 군자정 석축에서 낙동강을 바라다 보았습니다. 저기 보이는 저 다리를 오가며 3년간 고등학교를 다녔습니다. 지금 가만히 생각해보니 친구들 가운데는 알아주는 양반집 후손들이 제법 많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나는 중심인물이 되지 못하고 주변인으로만 살았습니다. 그런 현상은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석주 이상룡 선생의 사당건물입니다. 그 분은 요즘 돈으로 치자면 약 400억원 정도의 가치에 해당되는 재산을 팔아 독립운동자금을 마련한 뒤 데리고 있던 노비들을 다 해방시켜 주고는 가솔들을 정리하여 만주로 독립운동을 하러 떠나신 분이라고 들었습니다.

 

 

나라를 잃은 설움도 설움이지만 재산을 팔아 떠날때 조상을 모신 사당에 올라가서 망명하는 사유를 고(告)한 뒤 조상들의 신주를 모두 땅에 묻고 떠났던 터라 사당 속에는 남은 것이 없다고 합니다.

 

나는 석주선생 생가 사당에서 안동문화에 밝은 아가씨 비슷한 분을 만나 여기에 얽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진 속을 들여다보면 초록색 옷을 입은 분이 사당앞 마루에 걸터앉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석주 선생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초대 국무령을 지낸 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요즘 말로하면 국가원수에 해당한다고나 할까요? 그런 거물이 태어나신 곳이 바로 여기 임청각입니다.

 

 

 석주선생의 아드님은 일제치하에서 자결하셨다고 전해집니다. 집안에서 독립운동을 하신 공으로 훈장을 받은 분들이 수두룩하게 나오셨으니 보통 집안이 넘습니다.

 

임청각 건물은 지금 70여칸만 남아있는 집이 되었습니다. 왼쪽에 보이는 벽은 철길로 인한 소음을 차단하는 방음벽이고 오른쪽 건물은 규모나 생김새로 보아 행랑채가 아니면 객사로 쓰였을 것이라고 짐작한다고 합니다.

 

 

 임청각을 나온 나는 안동댐으로 가기로 마음 먹습니다.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로 자부하는 안동 사람들의 고향사랑도 보통이 넘는 것 같습니다. 고향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타향사람들에게 자기 고장 소개하기를 즐기는 분들이 존경스럽습니다.

 

 

 석주선생의 고택을 나와서는 철길을 따라 북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철길가에 자리잡은 전탑을 만나게 됩니다.

 

 

 바로 저 탑입니다. 탑신이 슬며시 기울어져 있음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석주선생 고택인 임청각을 나와서 북쪽을 보았을때의 모습입니다.

 

 

 전탑 옆에는 고가가 한채 자리잡고 있습니다. 고가는 고성이씨 탑동파 종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탑이라고 할때의 전(塼)은 벽돌이라는 뜻입니다. 전탑이니 벽돌로 만든 탑을 말합니다. 안동역 구내에 자리잡은 주차장 안쪽에 들어가면 역시 전탑이 하나 자리잡고 있습니다.

 

 

 어리바리한 나는 일단 사진부터 찍어둡니다. 그래야 기억하기 쉽기 때문이죠. 제 글 끝부분에 어리버리라고 제가 자주 쓰는데 잘 아시다시피 표준말은 어리바리입니다. 그러나 사투리 비슷하게 전해내려오는 어리버리라는 말이 주는 어감이 좋아서 자주 '어리버리'라고 표현합니다. 국어도 잘 모르는 등신 정도로 평가하지는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안동지방에는 유난히 전탑이 많이 몰려있습니다. 그 이유는 학자들도 잘 모른다고 하니 그렇다치고 어쨌거나 신라시대의 탑으로서 국보 제16호로 지정된 특별한 탑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나는 담너머로 종택을 슬쩍 들여다 보았습니다.

 

 

 집안 한쪽에서는 공사가 보수진행중이더군요.

 

 

 이 사진을 보면 탑이 벽돌로 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옛날 이부근에 절이 있었던 모양이지만 지금은 간곳을 모르고 있습니다.

 

 

 나는 다시 한번 탑신을 살펴보았습니다. 7층짜리 전탑이 제법 웅장합니다. 

 

 

 탑 바로 부근에는 안동댐으로 올라가는 도로로 나가는 작은 굴다리가 있습니다. 나가서 돌아보면 사진처럼 보이게 됩니다.

 

 

 철길 옹벽에는 풍속화를 비롯한 재미있는 그림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낙동강 건너편에는 용상동 시가지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중앙선 철길 너머로 탑신이 올라와 있습니다. 새로 돋은 신록들이 산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는 중입니다. 

 

 

 나는 천천히 댐을 향해 걸어봅니다.

 

 

왼쪽으로는 철도와 도로가 있고 도로 오른쪽에는 낙동강 줄기가 흐릅니다.

 

 

 방금 내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았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