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돌아가는 일상생활 속에서 어쩌다가 맞이하는 휴식시간은 휴식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의 중간에 하루 쉬는 시간을 맞았습니다. 그냥 보내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시간이어서 주머니를 달달 털어 기차표를 끊었습니다.
물론 혼자 갑니다. 시간여유가 그리 많지도 않으니 하루 이상은 낼 수가 없었습니다. 포석정 뒤 남산 산골짜기가 저렇게도 선명하게 눈에 들어오는 것은 어제 잠시 빗방울이 뿌려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나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소음을 피해 일부러 조용한 칸으로 옮겨가 앉았습니다.
경주에는 고층 아파트가 사방에 너무 많습니다. 고층아파트들을 피해 셔터를 눌러봅니다.
작은 중소도시와 시골마을에도 아파트가 들어서는 이런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자작나무 하얀 줄기가 언뜻언뜻 박힌 숲이 고귀한 분위기를 풍겨주었습니다.
두 시간을 달려 안동 부근을 지납니다.
안동도 이젠 정말 많이 변했습니다.
안동에서 내리지 않고 그냥 지나칩니다.
안동댐 아래부분의 보조댐을 스쳐갑니다.
진주강씨들이 많이 모여사는 옹천역 부근을 지나갑니다.
두시간 반이 지나서야 영주역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부터 실시될 우측보행에 대한 대비가 훌륭합니다. 공공시설에서는 이미 시범적으로 우측보행을 하는 중입니다.
영주역 광장에서 친구를 만났습니다.
친구가 준비한 차를 타고 그의 사무실에 잠시 들러봅니다.
요즘은 어디를 가도 모두들 깔끔하게 관리를 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 강변을 달립니다. 오늘의 목적지가 이 부근 어디메쯤에 숨어 있습니다.
저깁니다. 강변에 숨은 마을이죠.
나는 이 하얀 모래가 사무치게 그리워서 다시 찾아왔습니다. 이제는 이런 백사장도 보기가 어렵습니다.
점심시간이 되었으니 민생고 문제부터 해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멀리서 왔기에 친구가 밥을 사는 분위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황토집 속은 아늑한 기운이 가득합니다.
수수하면서도 소박한, 그러나 깔끔한 밥상이 차려져 나왔습니다.
너무 가난했기에 음식투정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금과옥조로 지켜오며 살았으니 이런 음식이 너무 맛있게 보입니다. 사실 너무 맛있습니다.
거기다가 보글보글 끓여내어 온 것이 내가 좋아하는 동태찌게였으니 더없는 진수성찬이 되고 말았습니다.
체면불구하고 맛있게 얻어먹습니다. 주인어른이 기타를 잡고 한곡을 멋들어지게 뽑아주었으니 가무까지 즐긴 셈이 되었습니다.
음주를 하지 않으니 분위기가 그지없이 편안합니다.
점심을 먹은 뒤 곧바로 친구와 헤어집니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트래킹을 해야합니다. 오늘 갈길이 제법 멀기에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겨야 했습니다.
저 위로 합수(合水)지점이 보였습니다. 다음 글에 계속하겠습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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