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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삼강나루 주막에서 3

by 깜쌤 2009. 9. 6.

 

잠시잠깐 들렀다가 돌아나가는 주막여행이지만 느낀 것은 많았습니다. 탁트인 너른 마당과 푸른 논벌들, 그리고 그 너머로 자리잡은 얕은 산들과 굽이쳐 흐르는 물줄기.......  한국적인 정서를 찾기에 이보다 더 멋진 재료가 어디있을까 싶습니다.

 

 

 상업화되어버린 듯한 느낌은 있지만 멋진 관광자원으로 부활시킨 예천군민들의 노력이 돋보이는 곳이기도 합니다.

 

 

 회룡포와 결합시켜 한묶음의 자원으로 더욱 발전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회룡포에서 삼강나루까지 떠내려오는 교통수단은 없는 것을까요? 유럽의 하천들과는 달리 우기때는 지나치게 많은 물이 흘러내리고 건기가 되면 강물의 양이 현저하게 줄어드는 우리나라 강의 특성상 대체 교통수단의 개발은 곤란하다는 식의 수동적인 생각만 하고 있을 필요가 있을까요?  

 

 

 떠나기 전에 삼강나루로 들어오는 짧은 굴 벽면에 그려진 그림을 보고 싶었습니다. 회색 시멘트 벽으로 가만 놓아두기보다 이런 식으로 그림을 그려두니 한결 돋보이지 않습니까?

 

 

 가만히 살펴보고 있노라면 고달팠던 민초들의 삶이 짐작됩니다.

 

 

 아기를 품에 안고 있는 아낙네와 그녀의 남편....

 

 

 함지박에 잡동사니를 담고 머리에 인채로 나룻배를 기다리는 여인....

 

 

 지나가는 나그네에게 간단한 상을 차려 내어오는 대가집 찬모.....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는 시골선비.....

 

 

 맞는지는 모르지만 미루어 짐작하건데 대략 그런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제 삼강나루터에도 저녁이 서서히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도 먼길을 달려가야 하니 볼일을 보고 난 뒤에는 출발해야만 합니다.

 

 

 나루터가 있던 곳에 이제는 양쪽을 잇는 큰다리가 터억 버티고 서있습니다.

 

 

 전통 주막은 사라진다해도 그 흔적은 남아 전해지지 싶습니다. 

 

 나는 마지막으로 원래 주막 처마밑에 복구시켜 놓은 예전 사진을 살펴보았습니다. 슬쩍 기울어진 시멘트 벽위에 간신히 올려놓은 회색빛 슬레이트와 황토로 바른 벽..... 

 

 

 참으로 누추한 모습입니다. 나같은 사람이야 저런 모습에 익숙하지만 지금 자라오르는 아이들 입장에서는 사람이 저런 곳에 살았다는 사실 자체를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일로 다가서지 싶습니다. 

 

 온갖 고생을 다하며 험한 세월을 살아오신 유할머니의 담배연기 속에 세상 근심이 깡그리 태워져 날아갔지 싶습니다.

 

 

 이런 주막을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시켜 놓았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원래의 궁상스런 모습으로 복원하면 너무 구차한 모습이 되었을 것입니다. 

 

 

 삼강나루터 주막은 마치 우리 인생을 되돌아보는 파노라마 같이 다가왔다가 사라져 갑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50대 이상 사람들은 농경사회와 산업화사회와 정보화사회를 한꺼번에 모두 다 겪어본 세계 유일의 세대일 것입니다.

 

 

 정치체제의 변화도 얼마나 많이 겪어보았습니까? 외국인이 착취하는 식민지사회와 광복후의 극도의 혼란기,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대립, 민주사회와 독재폭압정치.......  같은 민족끼리의 전쟁과 휴전......

 

 

 유옥연 할머니는 그런 시대를 살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삼강나루를 나와서 다시 국도로 들어갑니다. 산밑으로 흘러가는 낙동강이 만들어내는 경치가 너무 아름답습니다.

 

 

 그런 뒤 우리는 중앙고속도로 진입로를 찾아서 차를 올리고는 경주를 향하여 달려야만 했던 것이죠.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