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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0 인도네시아-적도의 천국:자바,발리,롬복(完

끌룽꿍에서 2

by 깜쌤 2010. 4. 30.

 

 아침은 호텔 레스토랑에서 먹었다. 식사 요금이 숙박비에 포함되어 있으니 너무 편하다. 아침식사후 시내구경에 나서기로 했다. 체크아웃시간까지는 한참이나 남았으니 자투리 시간을 잘만 이용하면 시내를 관광할 수 있는 짬을 얻기엔 충분하다. 

 

 

 온갖 신을 섬기는 발리사람들답게 가게 입구마다 작은 신상들을 즐비하게 모셔두었다. 그들은 신상마다 체크무늬 옷을 입혔다. 이런 무늬가 발리 사람들에게 던져주는 의미는 각별한 것 같다.

 

 

 나는 이 글에서 끌룽꿍이라는 지명을 자주 사용했지만 1995년부터는 이곳을 스마라뿌라(=스마라 푸라 Semara Pura)로 개명을 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끌룽꿍이라고 부른다.

 

 

 중심거리 한가운데는 유명한 조각상이 있다. 낮에 보는 광경도 괜찮다. 

 

 우리는 스마라뿌라 왕궁터에 가보기로 했다. 여기에는 끄르타 고사라고 하는 일종의 법원과 발레 깜방이라고 불리는 왕실 휴식처, 그리고 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다. 입장료를 내야 하지만 요금이 싸므로 부담이 없다.

 

지역 사람들이 신성한 장소로 여기는 곳인만큼 그들이 주는 사롱같은 특별한 옷을 걸쳐야 한다. 긴바지를 입은 사람은 안걸쳐도 되는 것 같았다. 여성들이 입는 스커트가 얼마나 부담스러운 옷인지 한번 걸쳐보고 나서야 깊이 깨달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걷는 것이 어렵다. 달리는 것은 더 어렵고.....

 

 

 물위에 세운 것이라는 의미를 가진 발레 깜방이다. 작은 연못 속에 지어진 건물이다. 발리섬에만 해도 예전에 8개의 왕국이 있었다고 한다. 그 가운데 하나가 끌룽꿍 왕국(스마라 뿌라)이다. 그 왕국의 중심지가 바로 여기인 것이다.

 

 

 건너편으로 보이는 건물은 현재 박물관으로 쓰고 있다. 찬찬히 둘러보면 볼만한 물건들이 제법 진열되어 있다.

 

 

 수련이 피어있었다. 데와 아궁 왕조가 1710년에 이리로 옮겨와서 새로운 궁전을 지은 것이 스마라 뿌라(Semara Pura)라고 보면 된다. 대부분의 원래 건물들은 1908년 네덜란드 군대와의 전투에서 거의 다 파괴되었다고 한다.

 

 

 건너편에 하늘로 불쑥 치솟은 탑은 뿌뿌딴(=푸푸탄) 기념비이다. 나중에 따로 소개해드리겠다. 

 

 

 연못 가에는 아담한 조각들이 여기저기 둘러세워져 있었다.

 

 

 제법 아름다운 곳이다. 길가에서 봐도 다 볼 수 있지만 들어가볼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꽃대를 하늘로 쫘악 밀어올린 유카가 너무 아름답게 보였다. 색깢이 너무 고귀하게 보인다.

 

 

 궁전터 한쪽에는 신전이 자리잡고 있었다.

 

 

 제법 참했다. 제관이 와서 아침 예물을 드리고 있었다.

 

 나는 고요하게 서서 그 광경을 구경하고 있었다. 예물을 드리는 종교의식을 거행하는 것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기에 일부러 사진을 찍지 않았다. 카메라 셔터 소리조차도 그가 드리는 예식에 방해가 될까 싶어 걱정이 되기도 했고 제관이 부정탄다는 식으로 반응을 보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궁전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입고 있던 옷을 곱게 접어두고 쉬고 있었다.

 

 

 우리는 박물관 계단을 올라갔다. 동남아시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나가(Naga)의 모습이 여기에도 자리잡고 있었다. 이런 모습은 우리가 상서로운 상상의 짐승으로 흔히 알고 있는 용의 기원과 관계있는 형상이다.

 

 

 박물관의 규모는 작지만 나름대로 소중한 자료들을 간직하고 있었다. 우리는 방금 저 계단을 사용해서 위로 올라온 것이다.

 

 

 끌룽꿍 겔겔 왕조의 유물들이 정리된 곳이 바로 이 박물관이다. 겔겔 왕조는 18세기 초반 여기 끌룽꿍으로 천도를 했고 그 이후로부터는 끌룽꿍 왕조로 불리워진 것이다. 발리에만도 당시에 8개의 왕국이 자리를 잡고 공존하며 살았다니 대단한 사람들임을 짐작해볼 수 있겠다. 

 

발리섬 주민들에게는 전설이 되어버린 너무나 유명한 항쟁사건을 그림으로 그린 것이다. 발리 주민들의 그림 실력과 조각, 무용실력은 세계가 인정해준다. 특히 우붓을 중심으로 하는 예술가 동네의 예술수준은 세계최고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유럽의 몇몇 도시만 유명한 것이 아니다.

 

1908년 4월 28일 단순한 무기만으로 무장한 발리사람들은 소총으로 잘 무장된 네덜란드 군을 상대로 해서 죽음을 무릅쓴 전투를 벌였다. 전투라고 하기보다는 일방적인 학살을 당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행진이었던 모양이다. 그들은 항복을 하기보다는 의로운 죽음을 택했던 것이다.

 

 

 박물관 전시물을 보고 나오는 가슴은 감동으로 그득했다.

 

 

 그런 뒤 우리들은 연못 한가운데 떠 있는 발레 깜방으로 가보기로 했다.

 

 

 갈라진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서 올라가본다.

 

 

 사방이 툭 터진 스마라뿌라 스타일의 집이다. 기둥에는 섬세한 조각들이 그득하고 천장에는 힌두교 경전인 라마야나의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젊었던 날, 리그베다와 라마야나의 이야기에 심취해 본적이 있지만 이제는 그 내용을 기억하기조차 가물가물하다.

 

 

 천장에 그려진 그림이다.

 

 

 한참을 보다가 고개가 아파서 찬찬히 훑어보는 것을 포기하고 말았다.

 

 

 고개를 내려 도로 건너편의 뿌뿌딴 항쟁기념비를 잠시 살피고......

 

 

 다시 그림을 살펴보는데 어찌 성경속에 등장할법한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선지자 요나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아침이어서 그럴까? 관광객들의 수가 적어서 차분하게 둘러 볼 수 있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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