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배낭여행기/10 인도네시아-적도의 천국:자바,발리,롬복(完

우리는 다시 발리로 간다

by 깜쌤 2010. 4. 28.

 

 아침 5시 50분에 일어나서 다시 한번 더 짐 점검을 했다. 오늘은 내 생일이다. 낯선 나라에서 맞는 생일이라 감회가 새로웠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많이 살았다. 

 

 

 6시 반에는 블루비치 게스트하우스(=호텔)을 나와서 퍼블릭 보트 매표소로 갔다.

 

 

 이른 아침이어서 그런지 해변길은 조용했다.

 

 

 보트 몇척이 한가롭게 물 위에 떠 있었는데 어느 녀석이 출발할지를 모르니 하염없이 기다려야만 했다.

 

 

 매표소 안에는 젊은이 둘이 벌거벗고 바닥에 쓰러져 자고 있었다. 슬리퍼는 현관에다가 팽개쳐두고 남이 보든 말든 자고 있는 것이다. 육지로 나가고자 하는 관광객과 현지인들이 몰려드는데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은 세상 모르고 곯아떨어져 있었다.

 

 

 바다를 보고 있으려니 건너편 섬에서 배가 한척 들어왔다. 곧 이어 소복이 타고 있던 아이들이 내린다. 바로 앞 섬에서 이 섬으로 등교하는 아이들이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어떤 사람이 '퍼블릭 보트'라고 외치면서 손님들에게 돈을 받고 배를 태우기 시작했다.

 

표를 사서 배를 탈것이라고 여기며 매표소 앞에 몰려있던 우리들은 순간 황당해지고 말았다. 부랴부랴 급히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 형국이 되고 만다. 30분만에 바다를 건너 롬속 섬 방살의 매표소 앞에 도착했다.

 

 

 배에서 내려 양말을 갈아 신는다. 샌들을 신고 있지만 양말을 신어야 발 뒤꿈치나 발등이 까지지 않기 때문이다. 멀리 길리가 보인다.

 

 

 건너편에 보이는 큰 산이 발리섬의 구눙 아궁이다. 가깝게 보이지만 페리로 건너면 거의 다섯시간을 잡아 먹는 거리이다.

 

 

 우리가 머물다가 온 길리 뜨랑왕안이 바다 건너편에 떠 있다.

 

 

 길리 메노도 보였다. 아름다운 섬들이여, 안녕~~

 

 

 매표소 국기 게양대 밑에서 차림새를 점검하는데 현지인 기사가 접근해왔다. 바람잡이가 렘바르 항구까지 35만 루피아를 불렀지만 버티고 있으니 25만으로 내려왔고, 그러다가 마지막 가격이라며 20만 루피아를 불렀다. 이번에는 내가 라스트 프라이스로 18만 루피아를 불렀고 계약은 성립되었다. 우리는 18만 루피아로 차를 전세내어 렘바르 항구까지 가기로 했다.

 

 

 이 차다. 그들은 우리가 원하는 가격을 불러보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우린 그런 방법에 안넘어 간다. 가격은 어디까지나 당신들이 원하는 만큼 부르라고 버티는 것이다. 현지 물가도 모르는데 내가 내입으로 얼마를 주겠다고 나서는 것은 너무 어리석은 처사가 아니던가?

 

기사는 친절했다. 무엇보다 점잖았기에 신뢰가 갔다. 바람잡이는 기사에게 얼마를 뜯어먹을 것이다. 거간꾼 역할을 했으니 한몫을 챙기는게 당연하리라.

 

 

 우리가 섬으로 들어갈때 나오는 표를 강매하려고 했던 인간들이 모여있는 사무실을 놓치지 않고 찍어두어야 했다. 혹시 롬복섬의 길리에 들어가려고 하는 분들은 이 녀석들을 조심하기 바란다. 이름하여 방살 마피아!

 

 

 열대의 아름다운 해변은 언제봐도 아름답지만 인간들이 더러운 경우도 있다.

 

 

 그녀석들의 가게다. 기억해 두기 바란다. 표는 반드시 공식 매표소에서 구입하시라. 

 

 

 우리가 탄 차는 롬복의 험한 산악지대를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택시를 타고 승기기 비치에서 올 때와는 다른 길을 넘는 것이다.

 

 

 야자수가 우거진 산자락 앞에 자리잡은 논에는 모내기가 한창이었다. 제법 험한 산을 넘어가는데 경치 하나는 멋지다. 야생 원숭이들이 길가에 진을 치고 있기도 했다.

 

 

 산을 넘으면 마타람 시내를 거쳐간다. 롬복 섬에서 제일 큰 도시가 마타람이다. 롬복섬에는 유난히 말들이 많았다. 말이 많으니 마차도 아직은 중요한 교통수단의 하나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우리가 탄 차 앞에도 마차가 천천히 가는 중이다.

 

 

 마타람 시내에는 많은 학생들이 이동하고 있었다. 어떤 행사가 있는 모양이다.

 

 

 초등학생, 중등학생.....  골고루 다 보인다. 

 

 우리차 앞에도 마차가 달리는 중이고 마주오는 오토바이 뒤에도 마차이니 마차 천지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마타람 시내를 지나서 다시 한참을 달린다. 렘바르 항구까지는 제법 멀다.

 

 

 길가에는 과일 노점상들이 진을 친 곳도 있다. 누렇게 보이는 것은 푸르츠라는 과일이다.

 

 

 그러다가 마침내 렘바르 항구에 도착했다. 우리들은 입장권과 페리보트 표를 동시에 사야했다. 항만세가 바로 입장권이나 다름없다. 항만세는 5,500루피아였다.

 

 

 8시에 방살을 출발해서 도착한 시각이 9시 45분이니 거의 두시간 가깝게 타고 온 셈이다. 페리는 우리 눈 앞에서 출발했다. 너무 아쉽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자주 있기 때문이다.

 

 

 다음 배를 탔다. 부두에서 일하는 현지인들은 얼마나 친절한지 모른다. 하지만 배 안에 오르면 온갖 잡상인들 천지다. 어떨 땐 물건을 코앞에 들이밀어 대고는 강매수준으로 나오기도 한다.

 

 

 나중에는 자기 자신을 음유시인 정도로 착각하며 사는 듯한 3류 날라리 기타리스트까지 등장하여 악을 쓰며 노래를 불러 제낄 정도였으니 배 안의 분위기가 짐작될 것이다. 그러다가 그들은 일시에 하선하고 만다. 배가 떠날 시간이기 되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 찾아온 것은 정적이다. 고요함.....

 

 

 이제부터는 편히 쉬기만 하면 된다. 늘어지게 자기도 하고 책을 보기도 하고.... 배 안에는 에어컨이 빵빵하니 밖으로 나갈 일도 없다.

 

 

 10시 반에 롬복섬의 렘바르 항구를 출발한 배는 한참을 달려 오후 3시가 넘어 빠당바이 항구에 도착했다. 멀리 턱 버티고 앉은 구눙 아궁이 우리를 반기는 듯 하다. 우리는 드디어 발리에 다시 돌아온 것이다.

 

 

 

 

 

'배낭여행기 > 10 인도네시아-적도의 천국:자바,발리,롬복(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끌룽꿍에서 2  (0) 2010.04.30
끌룽꿍에서 1  (0) 2010.04.29
보석 길리 4  (0) 2010.04.26
보석 길리 3  (0) 2010.04.23
보석 길리 2  (0) 2010.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