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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0 인도네시아-적도의 천국:자바,발리,롬복(完

보석같은 섬을 찾아서 2

by 깜쌤 2010. 4. 20.

 

우리가 목표로 삼은 섬이 보인다. 제일 왼쪽, 가운데가 조금 볼록하게 솟은 섬이 길리 뜨랑왕안이다. 길리는 인도네시아말로 섬이다. 꼬(=코)가 섬을 나타내는 태국말이듯이. 사진 속에서 보는 납닥한 섬은 길리 메노이다. 13년 전에는 거기에 가서 머물렀으니 이번에는 뜨랑왕안에 가서 묵고자 하는 것이다.

 

 

 여행을 하며 한번 가본 장소는 첫사랑과 같은 의미를 가진다는 느낌이 든다. 아련한 추억때문에 다시 한번 더 가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나는 터키를 네번이나 가보았다. 형편이 된다면 앞으로 두번 더 가 볼 생각이다. 중국도 배낭여행으로만 이미 4번이나 가보았지만 기본적으로는 두번을 더 가봐야 중국을 대강이나마 보았다는 생각이 들지 싶다. 

 

 

 택시 기사는 아름다운 보트들이 즐비한 해안을 가리키며 여기서 급행보트(=셔틀 보트)를 타겠는냐고 물어왔다. 나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가격이 비싼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현지인들이 타는 보트를 타고 건너면서 그들의 삶의 현장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섬으로 가는  방살 로칼보트 선착장은 다른 곳에 있다. 택시 요금은 71,350루피아가 나왔다. 우리돈으로 치자면 8,000원 정도가 나온 것으로 여기면 되겠다. 셔틀 보트 선착장까지만 간다면 약 6만5천 루피아 정도 나왔으리라.

 

길리로 건너가는 선착장 입구에는 경찰이 지키고 있지만 선착장 부근에는 악명높은 티켓 마피아가 아직도 설치고 있다. 경찰은 왜 있는지 모르겠다. 차를 가지고온 사람들을위해 최근에는 주차장을 크게 꾸며 두었다.

 

 

 우리들은 주차장에 도착해서 해변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선착장까지의 거리는 짧으므로 택시나 베모를 탈 일이 없지만 처음온 관광객들은 멋도 모르고 사용한 뒤 바가지 요금을 낼 가능성이 높다. 여행기는 이렇게 쓰지만 예전 일을 정확하게 기억해내지 못했던 나는 조금 있다가 방살 마피아에게 걸려들어 시간 낭비를 하는 꼴을 겪게 된다.

 

 주차장에서는 사용료를 받는다. 섬으로 가는 관광객들에겐 기본적으로 받는 것인지 차량운전자에게 받는 것을 손님들에게 떠맡기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하여튼 돈을 달라고 한다. 2,500루피아를 냈다.

 

 

 섬으로 가는 관광객들이 워낙 많아서 그런지 곳곳에 티켓판매소가 잇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해변에 가면 공용티켓 판매소가 있으니 나머지 모든 잡상인들은 모두 무시하라는 것이다. 이런 거리에 티켓을 판매한다는 입간판을 내놓거나 손님을 불러모아 영업을 하는 자들은 관광객들의 주머니를 노리는 악질 상인들이라는 말이다. 예를 들면 아래 사진과 같은 것이다.

 

 

 우리가 해변으로 걸어가는 것을 본 젊은 녀석들이 입간판을 내놓고는 우리를 불렀다. 퍼블릭 티켓 가격을 적어놓았으니 공식 판매소인줄 착각하게 된다. 물론 나도 그렇게 착각을 했다. 예전 기억을 다 잃어버리고 말이다. 처음에는 공식 판매소를 이리로 옮긴 것으로 여길 정도였다.

 

나는 4만 루피아를 주고 표를 요구했지만 녀석들은 다른 소리를 계속했다. 나중에 돌아갈때 빠당바이(발리 섬에서 롬복으로 오는 페리보트가 출발하는 곳)까지 가는 표를 판매도 하니까 미리 예매해두라는 것이다. 12만 5천 루피아를 주고 표를 샀다는 백인 아이까지 데려왔지만 그런 것에 넘어갈 내가 아니다.   

 

퍼블릭보트를 탈테니까 티켓을 내놓으라는 소리를 계속하자 녀석은 마침내 우리에게 돈을 돌려주었다. 성질이 나며 약이 바짝  올랐다. 내 착각으로 생긴 일이긴 하지만 요런 식으로 관광객들을 골탕먹이는 악질 녀석들이 바로 론리 플래닛에까지 올라있는 방살 마피아인 것이다.

 

 

 그러므로 처음 가는 분들은 절대 그녀석들의 헛된 수작에 속지 말기 바란다. 해변까지 가면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은 멋진 공식 티켓 판매소가 있다. 론리에서 보고 단단히 기억해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두번이나 당한 것은 내가 그만큼 어리바리(어리버리는 표준말이 아니다)한 까닭도 있지만 하도 오래전 일이니 기억을 못한 탓도 있다.

 

 

 

 

이야기를 정리하자면 이렇게 된다. 위 지도를 보자. 분홍색 선은 발리섬의 빠당바이에서 스피드보트를 타고 올 경우를 나타낸 것이다. 시간은 없고 돈은 많을 때 스피드보트를 타고 섬에와서 놀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길이다.

 

1 : 길리 뜨랑왕안 - 세개의 섬 중에서 제일 크다. 사람도 많고 시설도 좋다.

2 : 길리 메노 - 작고 조용하다. 스노클링하기에 좋은 포인트가 제법 된다.

3 : 길리 야이르 - 롬복 섬에서 제일 가깝다.

4 : 셔틀보트 선착장이 있다. 로컬보트 타기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모여든다.

5 : 방살 로컬보트 선착장. 우리가 보트를 타고 간 곳이다.

 

물론 지도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다. 크게 확대해서 보는 것이 이해하기에 편할 것이다.

 

 

 우리는 1만 루피아를 주고 공식매표소에서 표를 샀다. 뜨랑왕안으로 가는 보트는 자그만하지만 실제로 타보면 수십명은 너끈히 들어앉을 수 있는 규모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나중에 슬쩍 헤아려보니까 약 40명 내외가 탔었다. 섬까지는 한 30분 정도 걸린다. 우리는 아침 10시경에 보트를 탔는데 10시 35분 경에 도착했었다.

 

 

 손님이 다 타면 보트가 출발한다. 당연한 일이지만.....

 

 

 파도가 쳐서 물이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위해서일까? 양쪽으로 천막을 내려 놓았다. 사람들은 마주 보고 앉아 간다. 배안에서 함부로 사진을 찍는 것은 좀 그렇다. 천만다행으로 현지인 아주머니가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면서 보트 속을 찍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었기 때문에 이런 장면이라도 건질 수 있었다. 아이를 안고 있는 아줌마가 그 장본인이다.

 

 

 현지인들로 배는 만원이었다. 나는 이런 분위기가 좋다. 관광객들을 상대하지 않는 사람들이 차라리 더 순박하다.

 

 

 마침내 길리 뜨랑왕안에 도착했다. 산호모래로 둘라싸인 아름다운 섬이다. 우리가 타고 온 배에서 사람들이 내리는 모습이다. 중간에 다른 섬을 거치지 않고 바로 왔다. 산호가 부서져서 만들어진 모래이므로 한눈에 보기에도 눈부시다.

 

 

 앞에 보이는 섬이 두번째 섬인 길리 메노이다. 이젠 숙소를 골라두어야 한다. 어디서 머물러야 할까를 고민을 하고 있는데 미남친구가 희소식을 가져왔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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