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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0 인도네시아-적도의 천국:자바,발리,롬복(完

바뚜르 화산 마을로 가다

by 깜쌤 2010. 4. 8.

 

 우리는 발리섬의 북부해안을 따라 이동중이다. 제법 달렸지 싶은데 운전기사가 차를 해변에 세워 주었다. 

 

 

 차를 세우자말자 원숭이 녀석들이 슬금슬금 다가왔다. 지붕에까지 접근한 녀석은 차 안을 기웃거린다.

 

 

 물건을 훔쳐가지 못하도록 신경을 써야한다.

 

 

 발리북부는 남부에 비해 개발이 덜 된 상태이다. 그만큼 사람들도 적고 아직은 깨끗하다.

 

 

 해변에 자리잡은 풀라키 사원이다. 아침 공양을 드리려는 것일까?

 

 

 발리 북부의 안내도이다. 오른쪽에 조금 큰 동그라미로 표시해둔 싱아라자는 상당히 유명한 해수욕장을 가진 도시이다.

 

 

 곳곳에 힌두교의 신상들이 즐비하다.

 

 

 저 원숭이 녀석은 하는 행동이 제법 수상스럽다. 한 십여분을 쉬고 난 뒤 우리들은 다시 자동차에 올랐다. 계속 달리는 것이다.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넣기도 하고..... 주유소 한켠에 세워진 차는 벤츠였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승용차를 생산한다고 하지만 길거리를 점령한 차는 거의가 일제였다.

 

 

 모내기하는 논 옆을 지나기도 했다.

 

 

 한곳에서는 가을걷이를 하기도 한다. 여긴 가을이라는 계절은 없다. 우기와 건기가 있는 것이다. 논 너머로는 해수욕장이 펼쳐진다. 벌써 싱아라자부근까지 온 것이다. 싱아라자는 북부지방의 중심도시이다. 아름다운 해수욕장에는 백인들로 넘쳐난다.

 

 

 싱아라자를 지나서는 산악지대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해변에서부터 고도를 올려서 가는 것이므로 한참 올라야 한다.

 

 

 그렇게 가기를 다시 한시간 정도 했을까? 드디어 경치가 탁 트이며 발밑으로 화산과 호수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온 것 같다.

 

 

 이제부터 차는 능선으로 난 길을 따라 달리기 시작한다. 삼국지연의에 보면 칠종칠금고사로 유명한 맹획이 등장한다. 맹획이 활동하던 곳은 중국 남부지방과 미얀마 라오스의 국경이 맞닿는 지방이 될 것이다. 중국 서남부 운남성의 최남단은 시상반나(=서쌍판납)라고 해서 위에서 말한 그 사건의 배경이 되는 장소인데 거기에서 라오스로 국경을 넘은 적이 있었다.

 

첩첩산중으로 들어가서 국경을 넘는 것이므로 흥미만점의 여행길이지만 그만큼 지겹기도 하다. 중국남부에서 도로는 메콩강을 따라 나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라오스로 넘어가면서부터 길은 아예 산꼭대기로 나있어서 저 골짜기 아래를 흐르는 메콩강을 내려다보며 가는 형상이 되었다. 나는 지금 그런 경험을 하고 있는 것과 같은 처지가 되었다.

 

 

 우리가 대절한 자동차는 산꼭대기를 줄기차게 달려나간다. 도로 양쪽으로는 레스토랑들이 즐비했다. 경치 하나는 정말 아름답다. 실제로 내려가보면 쓰레기더미라는 게 문제이지만.... 화산과 호수가 보이는가? 오늘 우리의 목적지는 저 호숫가 어디이다. 숙박지를 어디로 잡느냐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겠다.

 

 

 페넬로칸(=뻬넬로깐)까지 우리를 태워다 준 기사는 손을 흔들며 돌아갔다. 엄청나게 긴 여행을 한셈이다. 아침 8시 경에 출발해서 12시 반경에 도착을 했으니 적어도 4시간 반 이상 차를 타고 온 것이다. 40만 루피아 값은 톡톡히 한 것 같다.

 

 

 페넬로칸(=뻬넬로깐)까지 왔으니 이젠 호텔을 구해야 했다. 배낭여행자의 슬픔은 이런데 있다. 아무리 아름다운 곳에 도착했다고 하더라도 숙박할 곳이 없으면 눈물을 머금고 떠나야 한다. 도착지마다 호텔을 구하러 다니는 것도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왼쪽으로 난 길은 바뚜르 화산을 끼고 있는 호수지대로 내려가는 길이고 오른쪽으로 난 길은 다른 지방으로 가는 길이다. 여기는 발리섬의 중앙부 고지대이므로 어느 쪽으로 가든 끝없는 내리막길에 해당한다.

 

산등성이를 따라 나있는 이곳이서 보는 경치하나는 환상적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곳곳에 쓰레기천지여서 오만가지 정이 모조리 뚝 떨어지고 만다. 아까운 곳이다. 마치 내가 사는 도시의 시가지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왜 요즘 시가지가 이렇게 지저분하게 변해가는지 모르겠다.

 

 

 관광안내소에 가서 호텔에 관한 정보를 물어보았지만 뾰족한게 없다. 그렇다면 결국 우리가 스스로 알아내어야 했다. 정보라면 론리플래닛 구판뿐이다. 일이 잘 되려고 하는지 한 사나이가 우리에게 접근을 해왔다. 자기가 잘 아는 호텔이 저 밑 호수가에 있다는 것이다. 체격도 제법 좋은 젊은 그 사나이가 소개해주는 호텔은 알고 보니 론리플래닛에 소개된 아스트라 다나였다. 

 

그렇다면 두말할 필요가 없다  망설일 필요는 더더구나 없다. 따라가면 된다. 그는 우리들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했다 호텔까지 픽업해줄 차가 온다는 것이다. 한 십여분 뒤에 오긴 왔는데 그것은 각종 짐을 가득실은 미니 트럭이었던 것이다. 우리는짐실이에 타고 호수까지 내려갔다. 젊은 사나이는 오토바이를 타고 내려갔고.....

 

 

호수로 난 길을 따라 내려가니 몇몇 호텔이 보였다. 이 정도같으면 제법 근사하겠다. 하지만 우리가 가고자 하는 호텔은 이런 근사한 집이 아니다.

 

 

바로 이집이다. 민박분위기가 솔솔 풍기는 이집은 호숫가에 자리잡은게 확실하다. 한눈에 봐도 백인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아스트라 다나 ! 호텔이라기보다 게스트 하우스라고 보는 것이 옳겠다.

 

 

우리는 2층으로 올라가서 방을 보았다. 배낭여행자 처지에는 묵기에 딱 알맞은 곳이다. 오우케이다.묵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2층 오른쪽 방에 묵기로 했다. 짐을 풀고 오른쪽에 보이는 붉은 지붕밑 탁 트인 공간으로 가서 앉았다.

 

 

 앞으로는 호수가 펼쳐져 있다. 우리나라 시골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그런 시골이다. 모기가 많을까 싶어 은근히 걱정이 되었지만 우리가 머무르는 동안 모기에게는 시달리지 않았다. 대신 파리가 많았다.

 

 

 우리는 공짜로 제공하는 커피를 한잔 마셨다. 따뜻한 인도네시아 커피는 나그네의 피로를 풀어주는데 그저그만이다. 

 

 마을 사람들은 조롱을 만들어서 닭을 키우고 있었다. 닭장 모습이 특이하다.

 

 

 우리는 마을을 구경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미스터 요기라고 자기를 소개한 그 인심좋아 보이는 사나이는 내일 새벽에 바투르 화산에 올라가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해왔다. 빤히 보이는 화산인데 출입을 통제하는 것을 보면 그만큼 위험하거나 아니면 독점사업을 통해 수입을 올리려는 행동일 수도 있겠다.

 

트래킹 한번 하는데 소요되는 1인당 30달러라는 금액은 큰 돈이길래 나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제일 헐한 가격이 30달러이다. 쇼트코스는 30달러이고 미디엄 코스는 40달러, 그리고 롱타임 코스는 50달러라는 것이다. 비싸다. 이미 우리는 인도네시아에서 최고의 경관을 자랑한다는 브로모 화산을 보고 온 사람들이 아니던가? 화산이라면 그게 그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 우리들이다.

 

 아직 점심조차 먹지를 못했으므로 아무 음식점이나 찾아들어가서 밥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걷고 있는 중인데 요란스런 음악이 흘러나왔다. 그런데 아무리 좋게 들어봐도 리드를 하는 가수의 노래솜씨는 그게 아니다 싶었다. 밴드를 구성해서 노래를 부르는 팀인 것 같은데 노래솜씨는  정말이지 꽝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좋아보여서 사진을 찍어도 좋다고 했다.

 

  

 호수를 따라 나있는 이 작은 마을 케디산은 어딘가 어둡다는 느낌을 준다. 무협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안개낀 귀곡(鬼谷)같은 분위기라는 말이다. 음산하면서도 공포스러운 그런 분위기를 느꼈다. 나만 그렇게 느낀 것인지는 몰라도 하여튼 기분학적으로 상당히 어두운 곳이었다.

 

 

 우리는 길가에 있는 음식점에 들어갔다. 큰 기대를 안하고 들어간 곳이었지만 이날 우리는 발리 최고의 맛있는 집을 찾은 셈이 되었다.

 

 

 나시참푸르를 시켰는데 한참 있다가 나왔다. 늦은 점심을 먹은 셈이 되었지만 맛은 기가 막혔다. 이번 여행 최고의 나시참푸르였다는 생각이 든다. 생선도 한마리 통째로 들어있어서 푸짐했다. 대신 가격은 제법 높았다. 2만 루피아를 주었으니까.

 

 

 ㅎ부장은 생선요리 하나만 시키셨다. 맛이 기막혔다는데.....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