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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0 인도네시아-적도의 천국:자바,발리,롬복(完

브로모 화산 마을 1

by 깜쌤 2010. 3. 29.

 

 내가 서 있는 곳은 절벽 앞이다. 사람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난간을 둘러쳐놓았다. 절벽 밑에서부터 사진에 보이는 화산봉우리까지는 화산재와 화산모래로 덮힌 모래밭이라고 생각하면 거의 틀림없다. 예쁘게 보이는 봉우리 왼쪽 옆엔 김을 내뿜는 것처럼 보이는 또 다른 화산이 보인다.

 

 

 저녀석이다. 저녀석이 바로 브로모 화산이다. 엄청난 유황가스와 수증기가 섞인 김을 내뿜고 있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오른쪽으로 절벽이 쭉 연결되어 있다. 가만히 보면 이 밑에까지가 화산 폭발로 만들어진 칼데라인 셈이다. 그러니까 물만 없는 엄청난 화구호 바깥 절벽면에 내가 서 있다는 말이 되는 셈이다.

 

 

 산너머로 엄청난 구름이 끊임없이 일어나 머리 위를 지나가고 있었다. 화산구경은 일단 내일로 미루어야 한다. 지금은 호텔을 잡아야하고 짐을 풀어두어야 했다. 벌써 두시가 되었으니 어디가서 밥도 먹고 시간을 봐가며 마을 구경에 나서야 했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체마라 인다 호텔 앞이다. 그러니 멀리 갈 것도 없이 리셉션에 가서 알아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작은 방 하나에 침대 두개 달랑 갖다두고 화장실은 밖에 있어서 공용화장실을 사용해야 하는 방이 10만루피아였다. 거기 비해 대형침대 두개에 뜨거운 물로 샤워가 가능한 스탠다드 형은 25만 루피아를 부른다. 원래는 30만 루피아인데 25만으로 할인해준다는 것이다. 성수기에는 40만 루피아란다.

 

  

 눈 딱 감고 스탠다드 룸에 머무르기로 결정을 했다. 우리돈으로 넉넉하게 쳐서 3만원이라고 잡으면 일인당 1만5천원짜리 방이다. 비싸지만 추운 고산지대에서는 뜨거운 물로 샤워가 가능한 방을 쓰는게 여러모로 유리하다.

 

펜스를 쳐놓은 곳 바로 밑이 절벽이고 위에서 보여 드린 사진은 의자와 탁자가 있는 곳 부근에서 찍은 것이다. 우리가 묵기로 한 방은 벽면이 밝게 빛나는 두번째 건물이다.

 

 

방에 들어가 짐을 풀었다. 나는 미남 집사님과 같은 방을 쓰기로 했다. 워낙 점잖고 성실한 분이니 마음이 편한 것은 물론이고 기계조작에 능한 분이어서 여행내내 많은 도움을 받았다.

 

 

 여긴 고산지대이다. 바로 앞에 보이는 화산 봉우리만 해도 높이가 해발고도 2400미터가 넘는다. 그러니 날씨가 추운 것은 기본이고 기후변화조차 심한 것이다. 파카를 작은 배낭에 챙겨넣고 마을 구경에 나서기로 했다. 화산탐방은 내일 아침에 할 것이다.

 

 

 호텔 앞에서 미남집사님과 운전기사가 기념촬영을 했다.

 

 

 우리가 타고온 차다.

 

 

 점심을 먹기 위해 마을을 내려가다가 들러본 집이다. 첫번째 집은 건물 색깔이 좋아 들어갔었는데 파리가 워낙 많아서 황급히 나오고 말았다. 이집은 두번째 들어간 집인데 며칠동안 단골이 되고만다. 벽에 붙어둔 걸개에 음식점 이름이 붙어 있다.

 

"와룽 푸푸트"

 

 

내가 즐기는 나시참푸르를 시켰는데 의외로 밥이 맛있었다. 밥뿐이 아니다. 국수와 계란도 맛있다. 양도 푸짐하게 많이 주었는데 놀랍게도 가격은 7,000루피아였다. 우리돈으로 치자면 800원 정도한다는 말이다. 이 정도 가격에 이 산골에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으니 횡재한 셈이나 다름없다. 이 음식점을 적극 추천한다. 사이버 공간의 용어로 말한다면 '강력추천', 즉 '강추'이다. 

 

 

 점심도 든든하게 챙겨먹었으니 이젠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서 마을 구경을 하면 된다. 이럴땐 마음까지 푸근하게 불러 온다.

 

 

 미을의 토양은 검은 색 일색이다. 화산재로 이루어진 토양이어서 그런가 보다.

 

 

 집들은 하나같이 아담하다. 큰 집은 드물다.

 

 

 어지간한 공간은 모두 일구어서 밭으로 만들었다. 논은 없다.

 

 

 산자락 어디 한군데에도 빈 공간은 없다. 모두들 알뜰하게 개간해서 밭을 쪼아 붙여먹고 살았다.

 

 

 그런데 왜 나무들은 하나같이 저런 모습인지 모르겠다. 불에 탄 것일까?

 

 

 천만다행으로 도로는 다 포장되어 있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마을 뒤편으로 화산연기가 날아가고 있었다.

 

 

 이 쪽은 구름이 피어오르고 있는 중이다. 화산 수증기와 구름이 섞여서 다른 행성에 온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나는 단번에 이 마을에 반하고 말았다.

 

 

세상에 이런 동네가 있다는 말이지?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깔끔함과 색채감이다.

 

 

 우리는 이 도로를 따라 밑으로 내려가서 마을 구경을 하기로 했다. 아까 올라오면서 보았을때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옥색 문틀과 분홍색 커튼이라....

 

 

 집은 남루하지만 분위기는 고급이다.

 

 

 찬찬히 살펴보면 볼수록 감탄을 금치 못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