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배낭여행기/10 인도네시아-적도의 천국:자바,발리,롬복(完

수라바야로 간다

by 깜쌤 2010. 3. 25.

 

  구역이 너무 광대했으므로 걸어나가다가 휴게소 부근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매점까지 가서 물건을 보고 싶지는 않았다. 하루종일 걸었으니 너무 피곤했기 때문이다.

 

 

 히잡을 머리에 쓴 아가씨들이 여기저기를 기웃거리고 있었다.

 

 

 우리는 정자처럼 생긴 휴식 공간에 앉아 한참을 쉬었다.

 

 

 한쪽을 보니 사슴농장이 보였다. 나는 일본의 나라를 떠올렸다. 일본의 고적도시인 나라에는 사슴이 놓여져 길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적지마다 사슴을 기르는 것이 유행이 될 것 같다.

 

 

 현지인 청소년들이 둘러서서 사슴을 보고 있었다.

 

 

 제법 귀여운 녀석들이다.

 

 

 그 중 한녀석은 사진만 찍고 먹이를 주지않는 나를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녀석의 눈매가 제법 무섭다. 사슴 눈초리가 이렇게 날카로워도 되는가?

 

 

 수도에 가서 손도 씻고.....

 

 

 

 우리는 마지막으로 쁘람바난 유적지를 훑어보고 정문을 나선다.

 

 

 여기에 다시 온다는 말은 거짓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른 곳도 많은데 뭐가 아쉽다고 또다시 찾아오겠는가 말이다.

 

 

 트랜스버스 정류장에 온 우리들은 버스를 타고 시내로 돌아왔다. 인도네시아에서 현대차를 보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길거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거의 일제이기 때문이다. 원래의 출발점에 내려서 호텔로 걸어갔다.

 

오늘 저녁에는 현지에 파견되어 있는 선교사를 만날 차례이다. 우리는 호텔로 돌아와서 아침에 맡겨둔 배낭을 찾았다. 그리고는 족자의 기차역으로 걸어갔다. 거기서 나는 선교사님께 전화를 했다. 우여곡절끝에 만난 우리는 선교사 내외분께 저녁을 대접하고 헤어진다. 그 이야기는 생략하기로 한다.

 

 

 우리가 타야할 기차는 한밤중에 있다. 0시 38분차다. 대합실에서의 지루한 기다림이 끝나고 개찰시간이 다가오는데 안내방송이 나왔다. 도착시간이 2시간이나  늦어지겠다는 것이다, 무슨 이런 상황이 있는가 싶다.

 

빨간 모자를 쓴 운전사령 직원은 원하단다면 그 전에 출발하는 다른 등급(=비즈니스 클래스)의 기차표로 바꾸어주겠다고 했지만 나는 거절했다. 인도네시아가 자랑하는 최고급 열차 비마호(이그제큐티브 클래스)를 꼭 타보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고급차일수록 실내시설이 좋으므로 야간 이동시 피로도가 덜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우리는 오늘밤 자바섬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인 수라바야(Surabaya)로 이동하려는 것이다. 수라바야까지 가야만 그 다음 목적지인 프로보링고를 거쳐 브로모화산밑의 마을까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금부터 줄기차게 이동해야 하니 좋은 차를 타야만 했다.

 

위 지도를 누르면 아주 크게 뜰 것이다. 오른쪽 위를 보면 섬이 하나 나오는데 섬 부근에 수라바야라는 큰 도시가 보일 것이다. 옥색으로 밑줄을 그어놓은 도시이다. 수라바야에 내일 아침에 도착해서는 다시 이동해야 한다. 이동거리가 상당하다. 그런데 차가 두시간이나 늦어진다면 내일은 극심한 피로속에 하루를 보낼 가능성이 엄청 높아지는 것이다. 리더는 이럴때 판단을 잘해야한다.

  

 

 우리팀 멤버들을 보고 눈을 붙이라고 당부해두고 나 자신은 잠을 안자고 버텼다. 한번씩 깜빡하긴 했지만 기어이 버텨낸 것이다. 13년전 나는 족자에서 배낭을 잃어버리는 경험을 했다. 그러니 더더욱 잘 수가 없었다. 기차는 새벽 두시 50분이 되어서야 도착을 했고 나는 우리팀 멤버들을 깨워 기차를 탔던 것이다.  

 

 

 기차를 타고 눈을 붙인 것이 새벽 3시다. 잠시 눈을 붙이고 눈을 뜨니 다섯시반이 되었다. 두시간 반 정도만 자고 잠이 깬 것이다. 기차는 너른 평원을 계속 달리고 있었다.

 

 기차 내부는 푸른색 일색이었다. 시설로만 따지자면 우리나라로 칠 경우 무궁화호 등급 정도의 수준이다. 하지만 이 나라에서는 최고급 기차이다.

 

 

 지금은 모내기철인가 보다. 차창밖으로 모내기 하는 사람들이 자주 보였다.

 

 

 모내기를 끝낸 곳도 눈에 띄였다. 모내기를 끝낸 곳이 훨씬 더 많았다.

 

 

 이른 아침이 되어서 그런지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길에 나선 사람들이 보이기도 했다. 어떤 이는 보기에도 위험할 정도로 과속하기도 했고.....

 

 

 잘도 달린다.

 

 

 오토바이 뒤에 자녀들을 태우고 달리는 사람들도 많았다.

 

 

 손으로 모내기를 하는 모습은 예전의 우리나라 시골과 비슷하다.

 

 

 가끔씩은 마주오는 기차를 볼 수도 있었다. 일반 열차의 3등칸 모습이다.

 

 

 이 차는 2등칸이다.

 

 

 시골역들이 줄기차게 스쳐지나간다.

 

 

 기차가 서지않는 시골역은 나그네의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열차를 출발시키고 정지시키는 운전사령은 빨간 모자를 쓰는 모양이다.

 

 

 우리가 탄 비마호는 계속해서 동쪽으로 달려나갔다.

 

 작은 도시와 마을을 마구잡이로 지나더니....

 

 

 드디어 도시가 다가온다는 냄새를 슬슬 풍기기 시작했다. 수라바야가 가까워지는 모양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