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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0 인도네시아-적도의 천국:자바,발리,롬복(完

프로보링고로 가자

by 깜쌤 2010. 3. 26.

 

 이제 제대로 한장 건졌다. 모내기하는 장면을 찍으려고 여러번 셔터를 눌렀는데 마침내 그나마 마음에 드는 한장을 찍은 것이다.

 

 

오전 8시가 넘어서야 기차는 수라바야 역에 도착했다. 오늘 우리는 어떤 일이 있어도 프로보링고까지 가야한다. 기차에서 내린 손님들은 귀티와 함께 부티를 풍긴다.

 

 

 우리가 타고 온 기차다. 인도네시아 최고급 열차라고 보면 된다.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크게 부담되지 않은 가격으로 타고 온 것이지만 현지인들에게는 상당히 비싼 가격으로 다가갈 것이다. 후진국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물가가 싸다는 것이다. 우리 기준으로 보면 그렇다는 말이지만 그 나라 사람들 입장에서는 먹고 살기가 정말 팍팍한 것이다.

 

 

 이젠 기차역 밖으로 나가야 한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미남 친구가 아프다고 하소연을 해온 것이다. 설사가 나고 가벼운 열이 있다는게 아닌가? 설사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지만 열이 있다면 문제가 커진다. 친구는 일단 화장실부터 다녀오겠다고 했다.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병원을 갈 것인지 아니면 강행군을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했다. 화장실을 다녀온 미남 친구는 견딜만 하다고 하니 다음 일정대로 추진하기로 마음먹었다. 우리는 수라바야에 오래 머물 시간이 없다. 아래 지도를 봐주기 바란다.

 

 

 

연한 하늘색 숫자로 1번은 싱가포르이다. 2번이 수라바야이고 3번은 발리섬이다. 우리는 빨간 색으로 4로 표시한 지점까지 이동하려는 것이다. 더 크게 보고 싶으면 지도를 클릭하면 된다.

 

집찰구를 나와 역 대합실로 갔다. 창구에 가서 알아보니 오후 3시경에 프로보링고로 가는 기차가 있고 오전 9시 15분경에도 있다는 것이다. 이게 왠 횡재냐는 생각이 들었다. 두말없이 오전 9시 15분발 기차표를 샀다. 2등칸으로 말이다. 6만 루피아니까 우리돈으로 치면 7천원 정도 되겠다.

 

시계를 보니 시간이 한 40여분 남았다. 이젠 아침을 해결할 차례다. 지금이라도 먹어두지 않으면 오전 내내 굶어야할지도 모른다. 프로보링고에 도착해서 화산마을까지 올라가는데도 한 두시간 정도 걸린다니까 잘못하면 오늘 저녁 한끼로 떼워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무조건하고 먹어두어야 했다.

 

 

 역광장으로 가보니 제법 규모가 크다. 매점들은 도로 건너편에 있으니 그쪽으로 갈 여우가 없었기에 일단 배낭을 매고 개찰구를 통해 플랫폼으로 나갔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면 틀림없이 역 구내 어디엔가 음식점이 있어야 했다. 가장 젊은 미남 멤버에게 부근을 좀 살펴보라고 부탁드렸더니 곧 음식점 위치를 알아왔다.

 

 

 건너편 플랫폼에 음식점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쪽으로 이동했다. 아침을 시켰다. 배가 아프고 설사가 난다는 친구는 먹지 않겠다고 한다. 외국에서 아프면 참으로 힘들게 되는데.....

 

 

 

나는 이제 완전히 나시참푸르에 맛을 들였다. 닭고기 하나를 얹어서 먹은 것인데 조금 맛이 떨어졌다. 정말 빠른 속도로 식사를 하고 나서 기차를 타러 플랫폼으로 다시 나왔다.

 

 기차를 기다리면서 보니까 역 집찰구 앞에서 음악공연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문화의 힘은 위대한 것이다.

 

 

 제법 실력이 괜찮았다. 인도네시아 대중음악인지 팝인지 구별은 안갔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잠시 후에 기차가 들어왔다. 9시 15분발 기차다. 이 차는 바뉴왕이까지 간다. 바뉴왕이는 발리섬으로 건너가는 페리가 도착하고 출발하는 곳이다.  

 

 

 우리 좌석은 2등칸에 있다. 3등칸을 타면 현지인들과 접촉은 많이 할 수있지만 더위와 소음을 각오하고 있어야 한다. 늦게 탈 경우 좌석이 없을 수도 있다는 약점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우린 천천히 타기로 했다 우리 자리가 확보되어 있었으니까.....

 

 

 멤버들이 하나같이 잘 생긴 사람들이어서 내 끼어들면 분위기를 버리게 된다. 이 분들은 뒤태도 하나같이 점잖다.

 

 

 자리를 잡고 배낭은 선반에 올렸다.

 

 

 이젠 가면 된다. 승객 가운데 한사람이 한국에서 일을 했다며 친구에게 말을 걸어왔다.

 

 

 기차여행의 좋은 점은 느긋함에 있다. 활동공간이 버스보다 넓다는 점에서도 편리하고 차멀미를 할 일도 없으니 그저 그만이다. 

 

 

 저 멀리 보이는 산은 모습으로 보아 화산이 틀림없다.

 

 

 인도네시아는 화산 천지라고 봐도 틀린말이 아니다. 수도 엄청나게 많다. 여기 이 자바섬에도 화산이 넘쳐날 정도로 많은 것이다. 지금 우리는 그 많은 가운데 하나인 브로모 화산을 찾아가는 길이다. 분화구에 올라가볼 생각을 가지고 간다.

 

 

 사탕수수밭을 지나고 논을 지나고, 밭을 지나고, 해변을 달리고...... 그렇게 해서 드디어 11시 15분경에 프로보링고에 도착한 것이다. 수라바야에서부터 여기까지 오는데 3시간이 걸렸다. 

 

 

 

우리가 이동한 경로는 연한 하늘색으로 표시를 해두었다. 붉은 밑줄을 그어놓은 도시가 수라바야프로보링고이다. 그런데 나는 여기 프로보링고에서 드디어 열불 터지는 사건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