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배낭여행기/10 인도네시아-적도의 천국:자바,발리,롬복(完

시크릿가든 2

by 깜쌤 2010. 3. 12.

 

우리가 빠져나온 하얀 담과 문이 저 끝머리에 보인다. 아름다운 종소리가 나길래 돌아다 보았더니 아이스크림같은 것을 파는 행상인이 지나가고 있었다. 빨간 시클로와 빨간조끼가 너무나 잘 어울린다. 푸르름으로 가득한 이 골목에 나타난 빨강! 

나는 이런 색채감을 느낄때마다 가슴이 뛴다.

 

 

 그는 골목을 따라가며 아름다운 소리를 남기고 사라져갔다. 그런데 지금 이 골목에는 비밀의 화원이 하나 숨어있다. 우리가 지나가고 있는 골목은 아래 지도 속에 나타나있다. 

 

 

 

 1번이 크라톤이고 2, 3번은 따만사리 유적지이다. 3번 동그라미 속에 목욕장이 나타나있다. 2번 동그라미 바로 왼쪽을 보면 큰 건물이 보이는데 초등학교이다. 저 밑에 초등학교 사진이 있으므로 지금 우리가 어디쯤에 와 있는지 대강 짐작을 할 것이다.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뜨게 된다.

 

 

 나무에 붙어자라는 이 녀석은 박쥐란일 것이다. 나무 같은 것에 착생해서 자라는데 생김새가 아주 독특하다.

 

 

 일부러 붙여서 키운 흔적이 있다. 이 부근을 둘러보던 나는 놀라고 말았다. 여기는 누가 아주 정성들여 가꾼 '비밀의 화원'같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무 곳곳에 양란들이 붙어 있었다. 주인이 산다고 여겨지는 집의 창틀을 보자. 색깔 칠한 것이 한눈에 척 봐도 예사롭지 않다.

 

 

 집은 누추할지 몰라도 정원을 꾸민 솜씨는 보통이 넘는다.

 

 

 찬찬히 둘러볼수록 교묘하게 식물 배치를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한쪽에는 동물 사육장도 있고.....

 

 

 열대어까지 노닐고 있다. 작은 물항아리 속에 말이다. 

 

 

이런 것을 뭐라고 불러야 하는가? 개구리 세마리까지 다른 자세로 붙어있는 이 놀라운 센스!

 

 

 바로 이 청년이 시크릿 가든의 주인이었다. 자기가 직접 꾸몄다는 것이다. 주인 양반의 뒤로 보이는 나무에 달린 열매는 잭 프루츠이다. 모든 것을 자기가 직접 다 만들었다고 한다.

 

 

 

 모두 다 폐품을 이용한 것이었다. 심지어는 기린까지도.....

 

 

 그냥 지나치기가 너무 아쉬워서 우리는 이 청년과 이야기를 나누며 쉬어간다.

 

 

 대나무까지 심어두었으니 할말이 없다.

 

 

 한참을 쉰 우리는 골목을 빠져나가기로 했다. 집 아랫부분을 흰색으로 칠한 감각이 놀랍기만 하다.

 

 

 시설이 좋아야만 아름다워진다는 식으로는 생각하지 말자. 사람 살아가는 동네는 가꾸기 나름이다.

 

 

 우리는 동네 사람들이 가르쳐 주는대로 골목을 이리돌고 저리 돌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빠져 나가기가 두려울 정도였다.

 

 

 한결같이 깔끔하게 해두고 산다. 내가 사는 동네만 해도 담배꽁초 투성이지만 여긴 그런 꽁초하나 찾아볼 수 없다.

 

 

 우리나라와 비교해볼때 환경면에서는 과연 누가 더 선진국인지 구별이 안될 지경이다.

 

 

 누추하고 남루한 집들이지만 골목에는 화분을 내어두었다.

 

 

 담밑으로는화초를 심었고.....

 

 

 출입문 하나도 아름답게 꾸며 두었다.

 

 

 아무리 봐도 너무 아름답다.

 

 

 골목을 빠져 나오자 초등학교가 보였다. 어찌 그냥 지나갈 수 있으랴? 아이들 구경하는 재미가 얼마나 쏠쏠하던가?

 

 

 하교 시간이 되어 그런지 아이를 데리러 온 사람들이 보이기도 했다.

 

 

 운동장 한구석엔 군것질거리를  파는 행상이 보이기도 했다.

 

 

 한가로움 속에 정겨움이 묻어나는 풍경이다.

 

 

 학교를 담장 밖에서 들러본 뒤 우리들은 도로를 따라 크라톤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인력거를 세워둔 모습조차 그저 단정하기만 했다.

 

 

 도로가의 이집은 담장과 벽, 출입문 색깔까지 맞추어 조화롭게 칠해 두었다.

 

 

 그 옆집은 또 어떤가? 횡단보도 색깔과의 조화는?

 

 

 나는 너무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러다가 마침내 자그마한 옷가게를 하나 찾았는데.....

 

 

 자동차를 주차시킨 이 놀라운 기술은 예술 수준이 아니던가? 그것도 국산차인데....

 

 

 나는 이 지역을 벗어나기가 싫었다. 그냥 떠나기가 너무 아쉬웠던 것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