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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0 인도네시아-적도의 천국:자바,발리,롬복(完

시크릿가든 1

by 깜쌤 2010. 3. 11.

 

따만사리를 나온 우리들은 다시 크라톤 방향으로 나가기로 했다. 그쪽으로 나가서 족자의 또다른 세계문화유산인 쁘람빠난 힌두교 유적지를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음식점을 찾아서 점심도 먹어야하니 일정이 바쁘다. 사진 속에 보이는 담 안쪽이 저번 글에 올린 목욕장이 된다.

 

 

 그냥 돌아서서 나오면 되는데 따만사리 유적지를 두고 그냥 가는 것이 왠지 아쉬워서 고개를 돌렸더니 담 너머 하늘위로 흰구름이 동동 떠오르는 것이 보였다. 주홍색 꽃들 너머로 말이다. 이런 광경을 놓치고 그냥 가면 너무 아쉬운 법이다.

 

 

 나는 다시 사진기를 꺼내 들었다. 찍어두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어려운 파란 하늘과 흰구름이 하늘 한가득 깔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냥 두고 가면 너무 아까워진다.

 

 

 그렇다. 이 녀석이다. 흰구름이 떠오르는 것이다. 사방을 둘러보았더니 온 하늘에 흰구름이다. 짙은 먹구름이 아니라 새하얀 솜털같은 느낌이 드는 흰구름이다.

 

 

 흰구름 몇조각에 정신을 앗겨버리는 나도 어지간히 문제가 많은 사람이다.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다. 한순간을 살아도 아름다운 감정을 지니고 아름답게 살아가기를 원하는 종류의 인간이라는 말이다.

 

 

 나가는 길을 살펴보았더니 개 한마리가 늘어져 있었다. 한가롭고 아름다운 장면이다. 길가를 장식한 초록색 띠와 노란색 표시들, 그리고 파란색 건물과 하늘이 감동적인 장면을 만들어 준다.

 

 

 한쪽엔 열대과일인 람부딴이 익어가고 있었다. 이 과일은 당도가 워낙 높아서 나무에도 개미가 가득 붙어있을 정도이다.

 

 

 이렇게 빨갛게 익어야만 먹을 수 있다. 나무 한쪽 가지 끝에는 과일이 익어가고 있었다.

 

 

 방금 우리가 나온 문이다. 문 안쪽이 따만사리 유적지가 되는 셈이다.

 

 

 우리는 짧은 골목 끝자락에 자리잡은 파란색 집으로 다가갔다. 저 집의 용도는 과연 무엇일까?

 

 

 집 앞에는 작은 간이 분수대가 만들어져 있었다. 벽돌을 비닐로 싸서 만든 것 같다. 벽돌 위로 열대식물을 얹었고.....

 

 

 푸른 건물 맞은편으로는 또 다른 작은 골목이 있었는데 꼬마여자 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통통한 남매가 얼마나 귀여웠는지 모른다. 남자 아이의 머리카락이 너무 앙증스럽게 이쁘다.

 

 

 내가 사진기를 대자 여자아이는 의젓한 모습으로 포즈를 잡아주었다.

 

 

 포스 캄링이라고 적혀있는 것으로 보아 짐작하건대 간이 우체국일까?

 

 

 색깔배합이 놀라울 정도이다. 표지판의 글 내용은 또 어떻고?

 

"난 푸르름과 깨끗함을 사랑합니다"

 

 

 입구에 앉아계시는 노인의 표정에도 근엄함과 자부심이 넘쳐났다.

 

 

 나는 이 골목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이런 곳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건물 한쪽은 화장실이었다. 어설픈 화분이고 물통이지만 최선을 다해 아름답게 꾸며둔 이 정성은 만점짜리가 아니던가?

 

 

 나는 이런 모습을 보며 다시 한번 더 내가 사는 도시인 경주와 비교를 해보았다.

 

"아유! 어이없을 정도로 지저분한 우리 도시여!"

 

나도 모르게 탄식이 쏟아졌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