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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0 인도네시아-적도의 천국:자바,발리,롬복(完

따만사리를 찾아서 2

by 깜쌤 2010. 3. 6.

 

따만사리에는 이 지역을 다스리던 술탄(Sultan)이 살았다. 술탄이 살았으니 많은 부인을 두었을 것이라는 사실은 쉽게 짐작할 수 있겠다. 이슬람국가에서는 종교 율법상으로 남자가 네명의 부인을 두는 것이 허용된다. 민법상으로도 그런 사실이 인정되는지의 여부는 모르지만 말레이지아의 티오만 섬에서 만났던 어떤 사내는 자기가 네명의 부인을 거느리고 있다고 자랑을 해댔다.

 

 

 한 지역을 다스리는 술탄이니 마음에 드는 여성을 골라잡아 즐기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겠다.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여성의 입장에서도 권력자의 눈에 들어 총애를 입는다는 것이 싫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가 보고자 하는 유적지는그런 냄새가 슬슬 풍겨나는 곳이다.

 

 

 저번에 왔을때는 여기를 폐허로 두었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와보니까 아주 그럴듯하게 복원을 해두었다. 현재까지는 정식으로 요금을 내고 들어오도록 하지는 않았다. 누구든지 찾아가서 구경하면 되는 것이지만 유적 관리 측면에서는 조금 아쉽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여행자 입장에서는 공짜로 입장하는 것이니 너무 좋긴 하지만 말이다.

 

 

 

 이렇게나마 복원을 시켜 두었으니 천만다행이기도 하다. 따만사리 부근에 바짝 붙어 있는 수많은 민가(民家)들을 철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지도 모른다.

 

 

 여기 이 유적들은 지금으로부터 약 250여년 전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물의 궁전'이라는 별명답게 물과 관계되는 유적지가 부근에 흩어져 있는데 그 사진은 곧 이어서 소개할 생각이다.

 

 

 족자 시내의 집들 지붕은 거의 붉은 기와를 올려서 높은 곳에서 보면 붉은색으로 통일된 모습을 보인다. 붉은색 지붕의 집들이 밀집되어 있으니 마치 지중해 부근의 어떤 시골마을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열대지방이니 비가 자주 내린다. 붉은색 지붕에 이끼가 묻어 지붕이 약간 검은 색으로 변해가는 것 같다. 마치 독립기념관의 구리 기와가 원래는 황금색 비슷하게 보이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녹이 슬어 진한 녹회색 기와색깔로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붉은 지붕사이로 솟아오른 초록색 나무들이 너무 예쁘다. 서로 어울려 기막힌 조화를 이룬 것이 보기에도 아름답기만 하다. 13년전 처음에 여기에 올라왔을때 나는 깊은 감명을 받았다. 도시의 지붕을 통일한다는 것이 그렇게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킬 줄을 예전에는 미쳐 몰랐었다.

 

 

 순전히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도시에는 색깔이 존재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프랑스 빠리가 연한 회색의 도시라면 이탈리아 로마는 갈색이나 황갈색의 도시 같았다. 오스트리아의 성당이나 큰 건물 지붕은 옥색이 많았다.

 

 

중부유럽의 민가들은 검은 색이 많은 것 같았고 지중해에 가까운 동부유럽의 도시들은 족자처럼 붉은 색 지붕이 많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본의 농가 주택들은 진한 회색이 많은 것 같던데....  어떤 도시가 가지는 색깔은 도시의 이미지를 결정하는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라는 생각을 한다.

 

 

 우리나라의 도시는 통일된 색깔이 없는 것 같다. 시민들이 행동이나 의식을 통해서 도시가 가지는 고유한 색깔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한다. 행정관청의 지도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면에서 우린 너무 방치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사진의 가운데 부분을 보면 체육관 지붕마냥 둥글게 보이는 건물이 보일 것이다. 지금 우리는 폐허가 된 유적지를 보고 난 뒤에 저 건물 속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중이다. 

 

 

 왼쪽에 있는 나무 사이로 하얀 벽이 솟아오른 것이 보일 것이다. 저기를 가보면 환상의 유적지를 만나게 될 것이다. 놓치면 후회하게 된다.

 

 

 이제 우리는 한줄로 늘어선듯이 보이는 흰색벽을 가진 건물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들어가서 본 모양은 아래에 계속해서 나오게 될 것이다.

 

 

 따만사리 유적지에 붙어있는 민가에 사는 할머니는 음식을 말리려고 하는 것 같았다. 이 동네의 민가는 하나같이 모두 다 깔끔하게 관리하고 있는것 같았다. 시설이 좋은게 아니라 없는 가운데에서도 청결하게 만들어두고 생활하는 것 같다는 말이다.

 

 

 내려가는 통로의 벽에 그려진 그림을 보시라.

 

 

 너무 예쁘지 아니한가? 자전거나 오토바이조차도 아무렇게나 마구 세워둔 것은 눈을 씻고 찾아보려고 해도 보이지 않는다. 

 

 우리를 안내해준 사람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커다란 터널처럼 생긴 건물속으로 들어갔는데....

 

 

 둥근 굴 모양으로 만들어진 통로가 한바퀴 돌아서 연결되어 있고 중간에는 한가운데로 올라가는 작은 계단이 있다. 바로 아래 사진처럼.....

 

 

 너무 신기한 건물 구조이다.

 

 

 조금 떨어져서 보면 이렇게 보인다.

 

 

 중간에서 마주치게 되어있는 계단 밑으로는 다시 물을 담아두도록 되어 있는 모양이다. 어떤 자료를 보면 술탄이 모든 종교의 지도자로서 통일을 꽤한다는 의미로 이런식으로 만들었다는 설명도 있는데..... 글쎄다.

 

 

 무너진 지붕 대신에 천장을 다른 구조물로 덮어두었다.

 

 

 터널처럼 생긴 통로 속에서 창문을 통해 밖을 보았다.

 

 

 따만사리에 바짝 붙여서 지은 서민들의 삶의 현장이 보인다. 처음 이 건물을 설계할때부터 이렇게 했으리는 없을테고....

 

 

처마쪽으로 달아낸 녹슨 양철지붕이 나그네의 마음을 짠하게 만들었다.

 

 

 가운데 계단을 둘러싸고 둥근 통로가 만들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겠다. 

 

 

 둥근 통로 속으로는 반대편에서 내는 소리가 깨끗하게 전달된다고 한다.

 

 

 옛날에는여기에 올빼미 한마리가 살고 있었는데 지금은 찾아볼 길이 없다. 

 

 

 이젠 밖으로 나가야 한다.

 

 

 자원해서 우리 앞을 얼찐거리던 안내원은 다시 나타나서 안내를 하기시작했다. 물론 단순한 길안내를 하는 수준이지만.... 

 

 

 들어온 곳으로 나갔다.

 

 

 골목에 자리잡은 작은 구멍가게에는 오후의 나른함이 내려앉고 있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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