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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0 인도네시아-적도의 천국:자바,발리,롬복(完

심상치 않은 골목 1

by 깜쌤 2010. 3. 2.

 

 인도네시아의 그 많은 섬들 중에서 가장 인구가 많고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섬은 자바섬이다. 자바섬안에서 가장 큰 도시는 자카르타조그자카르타(=족자, 욕야)이다. 조그자카르타의 통치를 책임졌던 '술탄'이라고 하면 그 영향력은 이루 말로 할 수없을 만큼 크다고 한다.

 

 

 그런 술탄이 살아가는 실제적인 거주지가 바로 크라톤(Kraton)인 것이다. 우리는 방금 크라톤 안에서도 일부 시설만 보고 나온 셈이 된다. 크라톤은 조그자카르타 안에 자리잡은 작은 성벽속의 도시라고 보면 된다. 크라톤 안에는 시장도 있고 학교도 있고 수많은 가게들이 있는가 하면 모스크까지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성벽으로 둘러싸인 크라톤 속의 거주인구는 적어도 2만5천명이 넘어간다고 하니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지 싶다. 그런 곳의 지배자인 술탄이 탔던 승합마차를 모아둔 곳이 바로 카레타 크라톤(Kareta Kraton)이다. 바로 위 사진 속에는 카레타 크라톤이라는 간판이 뚜렸하게 나타나있다.

 

 

 마차 한대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둘러서서 닦고 조이고 기름치고..... 아무튼 난리가 났다.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구경을 하는 것도 모자라 아예 합장을 히고 기도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마차를 씻은 물을 받아먹는 할머니까지 등장하였던 것이다.

 

 

 치마같은 사롱을 입은 남자의 허리에 찬 칼이 보이는가? 이들은 아마 크라톤에서 일하는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일반인과는 신분이 다른 그런 사람들로 보였다.

 

 

 생긴 모습과 풍기는 이미지에서 이미 귀티와 부티가 스며들어 있었다. 그들은 정말 정성스럽게 마차를 닦고 있었다. 

 

 

 우리는 한참동안 서서 이 장면을 지켜 보았던 것이다.

 

 

 경찰차와 경비원이 총동원된 것은 물론이고 방송용 카메라까지 돌아가고 있었다.

 

 

 그렇게 요란스레 손질을 했는데.....

 

 

 지루해진 우리들은 주위를 돌아다 보기 시작했다. 마차를 손질하는 좁은 공간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나름대로의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여나가고 있었다.

 

 

 히잡을 쓴 아이가 너무 귀여웠다. 한쪽에선 마차를 들러싸고 북새통을 벌이고 있었고.....

 

 

 이 아이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난리를 피해 건물 옆으로 돌아갔더니 그새 상황이 정리되어 다른 마차앞에 모두들 엄숙한 자세로 앉아있는게 아닌가?

 

 

 이번엔 또 다른 마차일까?

 

 

 하여튼 그날 나는 이상한 장면을 보았던 것이다. 이들에게는 술탄이 타는 마차까지도 신성한 존재로 여겨지는 것일까?

 

 

 건물 바깥의 서민들은 고단한 삶을 이어가야 하지만 신분이 고귀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엄연히 존재하는 이런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 판단하기가 어려웠다. 하기사 그런 현상이 여기에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니까 이해는 하지만.....  글쎄다.

 

  

 마차를 둘러싼 많은 사람들은 이제 사라지고 없었다. 우리는 카레타 크라톤을 나와 가던 길을 계속가기로 했다. 지금 우리는 응아셈 마켓을 지나 따만 사리로 가는 중이다.

 

 

 그런데 말이다, 응아셈 시장으로 가는 골목이 너무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응아셈 마킷은 이름하여 새시장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질퍽한 서민들의 생계수단이 길거리를 메웠다고는 해도 여긴 어딘가 한 수높은 격조있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담벼락 색깔만 해도 아무렇게나 칠한 것이 아니라는 느낌이 몰려왔다.

 

 정말이지 너도나도 세밀하게 신경을 쓴듯한 흔적이 엿보이는 것이다.

 

 

 어찌 점점 분위기가 고급스러워져 간다.

 

 거리는 깔끔하고 깨끗했다. 시설은 분명 후지지만  천한 것은 아니다.

 

 

어딘지 모르게 기품이 풍겨나오는 것이다.

 

 

 오른쪽 집만 해도 창문의 색깔사용이 예사롭지 않았다. 길거리는 너무 깨끗했다.

 

 

 제법 삼빡하지 않은가? 나는 슬슬 이 골목의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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