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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0 인도네시아-적도의 천국:자바,발리,롬복(完

보로부두르 3

by 깜쌤 2010. 2. 17.

 

  토머스 스탬포드 래플스(Sir Thomas Stamford Raffles)라는 이름을 들어보신 분이 꽤 많지 싶다. 성이 서(徐)씨가 아니다. 이름 앞에 Sir가 붙어있는것으로 보아 어떤 뚜렸한 공로로 인해 기사 작위를 받은 분이라는 의미가 될 것이다.

 

싱가포르를 다녀와서도 이 양반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틀림없이 쇼핑만을 즐겼거나 아니면 여행내내 술만 드셨거나 기억력에 문제가 있는 분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그는 동양의 스위스라는 싱가포르를 건설한 분이다. 뚱딴지같이 갑자기 그 분 이름이 왜 나오느냐고 의아해 하실 분도 있겠다.

 

 

 동남아시아 곳곳에서 그 양반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는데 보로부두르도 예외는 아니다. 1815년(어떤 책에는 1814년이라고도 하는데....) 래플스경이 자바를 다스리고 있을 때 보로부두르 유적지의 규모가 완전하게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20세기 초 네덜란드 사람들이 이 유적지를 복원시키려는 시도를 했지만 성공시키지 못했다. 

 

 

 유적의 훼손도 심했을뿐더러 화산재에 묻힌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생각하고 그냥 화산재만 걷어내면 될 줄았던 모양이다. 열대지방의 정글의 위력도 만만하게 여겼음이 틀림없다. 앙코르왓을 가본 여행자라면 나무 뿌리가 조각을 감은채 무시무시한 힘으로 조여가는 모습을 보셨으리라.

 

눈치가 빠른 분이라면 사진 속에 보이는 피뢰침 달린 스투파가 보로부두르 유적지의 맨꼭대기층에 자리잡은 중앙 스투파임을 알아차릴 것이다.

 

 

 각층마다 이런  회랑들이 둘러싸고 있는데 부조의 내용이 모두 다르다는 사실은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 맨 아래층의 회랑에는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이 자세히 나타나있으므로 유심히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주의 경고판을 보면 한자(漢字)도 등장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국력이 커지면서 본토 중국인들이 동남아시아 여러나라로 떼를 지어 몰려들고 있었다. 중국인들의 동남아 진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오늘날에도 인도네시아 상권을 휘어잡고 있는 사람들은 중국인들이 아니던가?

 

 

그때문인지는 몰라도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중국인에 대한 안좋은 감정은 보통이 넘는다. 몇년 전에도 폭동이 일어나면서 화교들 살해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지 않았던가? 저 멀리 산밑에는 작은 마을이 보였다.

 

 

 하얀 건물은 모스크일까 아니면 교회일까? 인도네시아인들이 가장 많이 믿고 있는 종교는 회교이다.국가별로 따졌을 때  전세계에서 제일 많은 회교도를 가지고 있는 나라가 바로 인도네시아이기도 하다.  

 

 

 나는 조각품들을 하나하나 살피면서, 사실 바르게 말하자면 나중에는 보는 것조차 질려서 특이한 것들만 살펴가면서 자꾸 위로 올라갔다.

 

 

 "어, 무셔라. 누구보고 함부로 혀를 내밀고 눈을 부라려?"

 

그러다가 마침내.....

 

 

 상층부의 둥근 스투파들이 줄지어 서 있는 곳까지 도착하게 되었다. 스투파 스투파 하니까 헷갈리는 분들도 계시지 싶다. 산스크리트어로 스투파는 탑을 의미한다. 탑이라는 말은 산스크리트어의 '스투파'와 팔리어의 '투파'를 한자로 음역한데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산스크리트(Sanskrit)어는 고대의 인도인들이 쓰던 말이라고 여겨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스투파들 사이로 보이는 산을 찾아내셨는가? 그 산이 므라삐 화산이다. 그렇다면 이제 아래 지도를 보기로 하자.

 

 

 

 

보로부두르는 족자의 북서쪽, 므라삐 화산의 남서쪽에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므라삐 화산 뒤에 또 다른 화산이 자리잡고 있으니 둘중 하나만 분출을 시작해도 피해를 입기에 딱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지도를 클릭해보면 큰 화면으로 뜬다.

 

 

 구름에 가려 있는 산 말이다. 저 산이 조그자카르타시와 보로부두르를 굽어보고 있는 므라삐 화산(火山)이다. 화산이니까 당연히 현재에도 수증기를 내뿜고 있다. 저 산은 자주 폭발하는 모양이다. 내가 13년전 여기에 왔다가 떠난지 며칠 안되어서도 분출을 시작했다고 발리에서 발행된 영자(英字) 신문에서 분명히 본 기억이 있다.

 

 

 므라삐 화산이  분출을 시작하면서 그 화산재로 인해 파묻혔다고 하는 것이 터무니 없는 일이 아님을 알 수 있을것이다.

 

 

 중앙 스투파에 기대어 앉은 사람들과 비교해보면 스투파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겠다. 내가 보기엔 유적을 사랑하고 아낀다는 마음보다는 기념으로 사진을 찍기에 더 신경쓰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

 

 

 이것은 무슨 짐승을 묘사한 것일까?

 

 

 나는 다시 한번 스투파 사이로 자리잡은 화산을 바라보았다.

 

 

 화산과 이 유적지사이에 떨어진 거리는 그리 멀지 않음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지금이 비가 자주 내리는 우기여서 그럴까? 므라삐 화산 중턱부터 짙은 구름이 가득 걸려있었다.

 

 

 이 부처는 화산을 포함한 먼 경치를 물끄러미 응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들녁엔 숲들이 울창했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본 통로 속으로는 사람들이 꾸역꾸역 밀려오고 있었고......

 

 

 많은 관람객들이 내려가기도 했다.

 

 

 스투파 속에는 불상이 있어서 손을 뻗어 부처의 발끝이나 손끝을 잡아보려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자기 손이 부처 몸에 닿으면 행운이 온다나 어쩐다나......

 

 

 혹시 저멀리 자리잡은 산봉우리들이 부처의 얼굴처럼 보이지 않는가?

 

 

 그렇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고 그러던데.....

 

 

 나는 중앙부 스투파를 올려다 보았다.

 

 

 그리고 나서는 자리를 잡고 앉아 사방을 살폈다.

 

 

 좀 쉬고 싶었기 때문이다. 갑자기 갈증이 났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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