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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0 인도네시아-적도의 천국:자바,발리,롬복(完

보로부두르 2

by 깜쌤 2010. 2. 16.

 

 우리는 저 화단 끝머리 왼쪽 꼬부라진 곳에서부터 걸어온 것이다. 입구는 여기에서 보이지 않는다. 이제 철문을 통과해서 계단을 오르기 시작한다. 뒤돌아서면 바로 아래 사진처럼 거대한 보로부두르 유적이 엄청난 '거인의 정원'마냥 떠억 버티고 서 있는 것이다.

 

 

"짜잔~~~ "

"뭐시라? 이게 뭐시라! 커다란 돌덩어리들이구만, 이걸 가지고 '짜잔~~~"이라니.뭘 이런 걸 가지고 그렇게 유난스럽게 호들갑떨고 GR이야"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은 안보고 돌아서는게 낫다. 여기까지 올 필요도 없고....

 

자, 이제 하나씩 비교해가보기로 하자. 혹시 당신이 캄보디아앙코르왓을 가보셨는가? 태국의 아유타야는? 미얀마파간도 보셨는가? 앙코르왓파간아유타야보로부두르쁘람빠난을 다 보셨다면 조심스럽게 무릎꿇고 진심으로 여행의 고수로 인정해 드리고 싶다. 단 패키지 여행이 아닌 자기 스스로 찾아갔을 경우에....

 

나는 이 중에서 하나만 못보고 다 가보았다. 앙코르왓은 폴포트의 크메르 루지 게릴라 잔당들이 활동할 때 반목숨 걸어놓은채로 한번 가보았고 나머지는 모두 두세번씩 다녀왔다. 못본 것이 미얀마의 파간 유적지인데 사진으로는 수십번도 더 보았다.

 

이제 저 계단을 올라간다. 올라가면 바로 아래의 사진처럼 보인다.

 

 

위에서 예로 든 그런 유적지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말이다, 모두 다 힌두교와 불교의 유적지라는 것이다. 힌두교와 불교의 공통점은? 뿌리가 아주 비슷하다는 점이다. 기독교와 유대교와 회교(이슬람교)가 닮아있다면 힌두교와 불교가 닮아있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세계의 종교를 기독교 유대교 회교와 같은 일신교(一神敎)와 힌두교 계열의 다신교(多神敎)로 대별(大別)하여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보로부두르는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불교 유적지이다. 여기에서 한 5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힌두교를 대표하는 엄청난 규모의 쁘람빠난 유적지가 자리잡고 있다.     

 

위 사진에서 보았던 계단을 올라오면 갑자기 너른 마당같은 곳이 펼쳐지면서 본격적인 하층 구조물을 볼 수가 있는 것이다. 멀리 보이는 산은 보로부두르 유적지를 정면에서 보았을때 왼쪽에 자리잡은 산이 된다. 산꼭대기의 봉우리들이 특색있는 자태를 하고 있었다. 내 눈에 그렇게 보였다는 말이다.

 

 

 보로부두르 유적지 아랫변의 길이는 가로 세로 정확하게 118미터 정도가 된단다. 그 정도면 정말 엄청나지 않은가? 그런 정도의 거대한 탑을 생각하면 된다. 탑이라기 보다는 피라밋이다. 지금부터 약 1,200년전 사람들이 정글 속에 이런 거대한 구조물을 만들었다는 그 자체부터가 경이로움 아니던가? 1200여년 전이라면 통일신라말기 정도에 해당한다.

 

 

 아래층 벽면부터 살펴보자. 반듯하게 잘라낸 돌 하나하나마다 정교한 조각을 새겨 넣었다. 돌 하나에 조각작품 하나씩 새겨넣었다면 쉽겠다. 그러나 그게 아니다. 여러개의 돌들이 이어져서 하나의 조각을 이룬 것이 대부분이다. 조각을 자세히 보면 어떤 이야기가 되도록 되어 있다.

 

 

 이런 구멍이 나 있는 조각들이 군데군데 보였는데 혹시 배수구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조각 솜씨를 유심히 살펴보기 바란다. 여성들의 몸매는 앙코르왓이나 인도의 카주라호 조각들과 상당히 닮아있다. 이런 몸매는 오늘날 인도네시아 여성들의 몸매와도 흡사하다. 순전히 내 생각이지만 발리섬의 여성들 몸매와 상당히 닮아있는 듯 하다.  

 

 

 층계마다 엄청난 수의 불상들이 자리잡고 있다. 이래도 보로부두르 유적이 우습게 보이는가?  

 

 

 돌 하나하나마다 새겨놓은 엄청난 조각들과 그것들을 꿰어맞춘 엄청난 양의 돌덩어리의 숫자가 관람객을 압도하고 만다. 이젠 통로의 모습을 더 크게 보도록 하자. 아래의 사진을 보시기 바란다.

 

 

 1층 기단 통로의 모습이다. 이런 통로들이 각층마다 자리잡고 있다고 보면 된다. 비가 올 경우를 대비해서 고인 물을 빼내는 시스템도 필요하고 조각품들이 모두 하나의 스토리가 되도록 이어져야 했으니 이런 식으로 설계하려면 어느 정도의 지능을 가져야만 했을까?

 

 

 인간 군상들의 얼굴을 보자. 현재 인도네시아 사람들과는 얼굴 모습에서 제법 많은 차이가 난다는게 내 느낌이다. 이 사람들은 아무리 봐도 인도 사람들 냄새가 짙게 풍긴다.

 

 

 위층으로 올라가는 통로의 모습들인데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았다.

 

 

 이런 작품들을 하나씩 세밀하게 살펴보려고 마음먹는다면 여기에서 며칠은 머물러야 할 것 같다. 불경 이야기에 관한 지식이 밑받침되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힌두교 경전인 라마야나리그베다에 대한 어느 정도의 상식도 갖추어져야 할듯 싶다.

 

 

 나는 이런 작품들 앞에서 내 지식의 얄팍함을 느끼고는 부끄러워지기 시작한다. 정말이지 너무 부끄럽다.

 

 

 조각작품들을 세밀하게 살펴보면 당시의 생활상도 짐작할 수 있다. 배의 모양과 노, 닻, 돛의 모양등 살펴볼게 한둘이 아니다.

 

 

 마차의 모습은? 사람들의 옷차림은? 바퀴의 얼개는? 그냥 보고 지나치기에는 너무 아깝다.

 

 

 윗층으로 빨리 올라가고 싶지만 그러면 곤란해진다. 찬찬히 보고 싶어도 마음이 급해지니 그게 또한 문제이기도 하다. 거기에다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저 통로 계단 마지막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가?

 

 

 나는 한번씩 숨을 고르는 의미에서 멀리 산들을 바라보았다.

 

 

 이 부처는 어디를 보고 있는 것일까?

 

 

 목이 잘린 불상들의 모습이 안타까움을 더해주는데......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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