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버스는 조그자카르타에서 작심하고 도입한 새로운 개념의 시내버스같다. 인도네시아의 다른 도시에도 이런 버스 시스템이 있는지 모르지만 하여튼 조금 신선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 사진에서 보이는 쪽이 입구에 해당한다. 버스를 자세히 살펴보시라. 일본제 자동차가 판치는 인도네시아에서 우리나라 상표를 단 차가 보이지 않는가?
입구에서 돈을 내고 표를 구입한 뒤 버스타는 승강장에 들어가 있다가 버스가 오면 타는 것이다. 문제는 승강장 규모가 너무 작다는 것이었는데.... 하기사 밖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가 버스가 오면 돈내고 들어가면 되긴 되겠다.
도착하고 보니 아침에 도착했던 버스터미널 바로 그 장소였다. 버스 안에서 미남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었던 여대생이 터미널 안까지 안내를 해주고 거기다가 입장료까지 내어주고 돌아가는게 아닌가? 그런 작은 친절이 나그네를 감동시킨다. 우리가 탄 버스는 이내 출발을 했다.
이저리 방향을 몇번 틀고나자 나는 순식간에 방향감각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한가지 확실하게 느낀 것은 우리가 탄 미니버스가 도시 외곽으로 너무 돌아간다는 것이다. 도로는 4차선이었다. 물론 나중에는 2차선으로 좁아지긴 했지만.....
한참을 가다보니까 완전히 빨가벗고 도로를 걸어가는 사나이가 보였다. 아침에 솔로 부근에서 본 사나이가 아닌가 싶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완전한 나체로 수많은 차들이 다니는 1차선 길을 활보하고 있었는데.....
우리가 탄 버스는 줄기차게 달려나갔다. 너무 멀리 돌아가는게 아닌가 싶었다. 원래는 그렇게 먼 거리가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왜 이렇게 멀리 오래도록 가는지 모르겠다. .... 보로부두르는 조그자카르타 시내에서 북서쪽으로 약 42킬로미터 정도 거리에 있는 세계적인 유적지이다. 그러면 아래 지도를 잠시 보기로 하자.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뜬다. A라고 표시된 곳이 보로부두르이고, B는 조그자카르타 시내의 중심부를 의미한다. 우리는 바보처럼 조그자카르타 시내 동남부에 자리잡은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차를 탄 것이다. G부근에는 좀보르(Jombor)버스 터미널이 있는데 거기서 타면 될것을 가지고 괜한 짓을 한 것이다.
좀보르 터미널은 족자 시내에서 북쪽으로 한 4킬로미터쯤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족자시내의 투구 기차역 부근에 머물고 있었으니 좀보르 터미널에 갔더라면 훨씬 짧은 시간에 쉽게 도착했을 것이다. 머리가 희미하면 손발이 고생한다더니 내가 꼭 그 꼴이다. 그러니까 머무는 장소에 따라 버스터미널을 다르게 선택해서 가라는 말이 된다.
버스가 교외로 접어들면서부터는 멋진 전원경치를 우리들에게 선사하기 시작했다. 문틸란이라는 작은 도시를 지나서야 마침내 보로부두르로 들어가는 작은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문틸란에 도착한 버스는 제법 오래 쉬는 시간을 가지는게 아닌가? 이런 식이 되면 우린 보로부두르에서 구경할 시간을 오래 가지지 못하게 된다.
속이 탄다. 하지만 이 사람들은 바쁠게 없으니 자기방식대로 알아서 쉬엄쉬엄 쉬어간다.
어찌보니 이런 곳은 양식장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메기를 기르는 것일까?
그렇게 달리더니.....
드디어 저 멀리 낯익은 산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다. 보로부두르는 저 산 밑 어디엔가 있는 것이다.
보로부두르 버스 정류장에 내렸더니 삐끼들이 달라붙기 시작했다. 마차를 타지 않겠느냐며 말을 걸어오기도 했고 어떤 사람은 택시를 타고 가란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유적지까지는 그리 멀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므로 걸어가기로 했다.
그 전에 먼저 꼭 확인해 둘 일이 하나 있었다. 우리는 족자에서 오후1시 10분경에 출발을 했다. 현장에 도착한 시각이 2시 40분 경이니 약 1시간 반정도 걸린 것이다. 그러니 족자로 돌아나가는 마지막 버스가 몇시에 있는지를 반드시 살펴두어야 했다. 경찰에게 물어보았더니 5시 반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약 3시간 반정도라는 말이 된다.
하지만 마지막 차를 타면 곤란하다. 족자에 도착하면 저녁 7시가 될테니 사방이 완전히 어두워져 버린다. 그러면 호텔로 돌아가는 것도 문제가 되고 저녁 식사시간이 너무 늦어버리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적어도 5시 경에는 출발해야 했다. 그렇게 따져보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두시간 반밖에 안되는 것이다. 입구까지 빨리 걸어야 했다.
걸어가면서 보니 도로가의 나무에 잭푸르츠가 커다란 몸뚱아리를 매달고 있었다. 열매가 제법 크다.
드디어, 이윽고, 마침내, 결국 우리는 보로부두르 입구에 도착 했다. 여기가 그 유명한 보로부두르를 나타내는 표지판이 보인다고 해서 다온 것은 아니다. 세계적인 유적지가 그리도 쉽게 만만하게 속살을 열어 보여줄 것 같은가?
"나,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리 쉬운 유적지가 아니어요. 저도 한 강단하는 유적지예요."
나는 표지판에서 그런 속살거림을 읽었다.
짠디(Candi)는 사원을 의미하는 말이다. Taman은 보호지역이나 공원, 가든 같은 것을 의미하는 말이니 대강 감은 잡힌다.
일단 입구를 찾아서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입구로 들어서니 엄청난 기념품 가게들이 입구 앞쪽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드디어 입구를 찾았다. 이제는 표를 사야했는데.... 입장권 가격을 보고 나는 기절초풍할 정도로 놀라고야 말았으니......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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