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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0 인도네시아-적도의 천국:자바,발리,롬복(完

장거리 야간이동 준비를 하다

by 깜쌤 2010. 2. 6.

 

 인도네시아에서 페리보트 사용은 일반화된 일이지 싶다. 워낙 섬이 많으니 페리선도 많을 뿐더러 크기도 다양했는데 특히 발리자바사이, 발리롬복사이에는 왕복빈도도 높은 편이었다. 

 

 

나는 갑판에 서서 발아래로 펼쳐지는 페리보트의 탑승구 내리는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배하나를 움직이는데 필요한 사람들도 제법 많았다.

 

 

 바다 수심도 제법 되는 것 같다. 지질학자들의 연구조사에 의하면 옛날에는 발리섬과 자바섬이 서로 붙어있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수위가 상승하면서 갈라졌다고 한다. 마치 빙하기때 우리나라와 일본이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가 바닷물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갈라지게 되었다는 사실처럼.....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먼저 내리기 위해서 분주하게 하선준비를 하고 있었다.

 

 

 천천히 다리를 내렸고.....

 

 

 성질 급한 몇사람들이 내리고 나자 이번에는....

 

 

 트럭 옆에 바짝 붙어있던 하얀색 승합차가 먼저 하선했다.

 

 

 녹색으로 옆구리를 칠한 트럭의 뒤를 이어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요란한 엔진 굉음을 울리며 따라 나갔다.

 

 

 F1선수들처럼 순식간에 줄을 만들어 달려나갔다.

 

 

 위에서 이 모습을 보던 나도 이젠 내려야했다.

 

 

 우리들이야 일찍 내린다고 해서 반겨주는 사람도 없고 마땅히 어디 갈데도 없는 처지이니 늦게 내려도 상관은 없는 법이다.

 

 

 아가리를 벌린 페리선의 휑한 모습을 뒤로 남겨두고 우리는 앞으로 걸어나갔다.

 

 

우리팀 멤버들도 배낭을 매고 내렸다. 이제부터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오늘 조그자카르타 가는 장거리 버스를 탈 생각이다. 그렇다면 이 부근에서 가장 큰 도시인 바뉴왕이까지 가야만 했다. 그런데 여기는 케파탕이니 바뉴왕로 가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론리플래닛을 펼쳐 아무리 찾아보아도 버스 정류장의 위치를 나타내는 지도가 없었다. 그냥 도시의 북부에 버스정류장이 있다는 식으로 밖에 설명을 해두지 않았으니 답답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배낭을 매고 내리자 많은 삐끼들이 달라붙어서 어디로 가느냐고 물어왔다. 일일이 대답하기가 귀찮은 법이어서 애써 무시하기로 했다. 배낭을 벗어두고 장거리버스터미널을 찾으려고 했는데 한쪽을 보니 인포메이션 센터임을 나타내는 표시가 뚜렷이 붙어있는 건물이 나타났다. 물론 페리보트 탑승장 구역 안이다.

 

 

 이런 곳에 관광안내소가 있다니..... 너무나 놀라운 일이어서 다짜고짜 찾아가서 물어보았다. 직원은 친절하게 우리를 대해주었고 자리에 앉도록 권해왔다. 세계적인 관광휴양지로 소문난 발리섬이 옆에 있어서 그런가보다 하고 선하게 생각을 했다. 그러자 긴장이 풀리고 만 것이다.

 

 

 그는 우리에게 차를 한잔 대접하겠다고 나섰다.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사무실안은 땀이 날 정도로 더웠으므로 멤버 가운데에는 냉차를 주문하기도 했다.

 

"어디로 가실 예정입니까?"

"오늘 밤 조그자카르타로 갈 생각입니다. 버스표나 기차표를 구해야 합니다만...."

"그렇다면 버스를 타는 것이 낫습니다. 기차는 오늘 밤 10시 20분에 있는데 비모(Bimo)호입니다. 내일 아침 4시 5분경 수라바야에 도착합니다. 아침 7시 30분에 수라바야를 출발하면 오후 2시 30분에 조그자카르타에 도착하죠."

 

나는 최고급 기차 이름을 비마(Bima)로 기억하는데 그는 비모로 쓰면서 설명을 계속했다.

 

"버스는 저녁 7시에 출발합니다. 물론 대형이고 에어컨이 나오죠. 내일 아침 6시 반경에 조그자카르타에 도착하고 요금은 25만5천루피아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버스를 사용하는게 우리에게 여러모로 더 유리했다. 인포메이션 센터 직원의 말을 듣고 의논 끝에 그 자리에서 야간버스를 타고 가기로 결정했다. 그런 뒤 계약서를 받았는데....  예매로 구입한 표의 상세한 내용이 바로 밑에 사진속에 나타나있다.

 

 

 그런데 그는 마지막 순간에 예약비라면서 한사람당 5천 루피아를 더 지불해줄 것을 요구해왔다. 순간 기분이 찌그러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색하지 않고 친절비와 차값 정도로 여기고 지불을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그는 버스가 바뉴왕이에서 출발하는듯이 이야기를 했지만 발리의 우붕 장거리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것이었다. 그는 자기 친구인 사설 버스 정류소 사장, 그러니까 일종의 자그마하고 간단한 여행사 친구와 상부상조하며 사는 사이였던 것이다. 이해는 하지만 인포메이션 센터라는 이름을 걸어 놓은 곳에서 그러면 곤란하다는 말이다.   

 

 

 사진 속의 인물이 그 양반이다. 나는 이 분을 흉하거나 욕하고 싶은 생각으로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살림살이가 어려울때 우리도 그런 식으로 살았으므로 이해는 한다. 하지만 말이다, 사실은 사실대로 정확하게 이야기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는 버스 사용을 은근히 권하기 위해 약간은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을 나중에 바뉴왕이 기차역 사무실을 방문했을때 알게 되었고 조그자카르타시에서 발행한 홍보용지를 보고 다시 한번 더 확인할 수 있었다. 버스요금이 기차요금보다 비싼 것은 사실인데 대신 버스요금속에는 저녁식사비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겠다.

 

 

 

 어쨌거나 한번 결정한 사실에 대해서는 더 이상 후회할 필요가 없다. 버스를 타면 기차보다 목적지에 일찍 도착할 수 있으므로 반나절이라는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이점도 있었다. 우리는 짐을 맡겨놓고 케타팡 구경을 하기로 했다. 그는 우리에게 신신당부를 했다.

 

"이따가 5시 반까지는 여기 꼭 돌아와야 합니다. 그래야만 버스를 탈 수 있습니다."

 

 

 우리는 페리보트 승강장 구역을 나가기로 했다. 그래야 부근을 구경할 수 있었으니까.....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