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고도 많은 자리를 두고
거기에 터잡았느냐고 그리 흉하지 마시오.
그게 그리도 궁금했기에 발자국모아
길까지 만들었소?
내 발 뻗는게 그리 괘씸해서 허리조차
분질러버리려 했었소?
자리잡지 못할 곳에 자리잡은 내 처지를
안스러워해서 그렇게 했었소?
그게 아니지 않았소?
그대들은 높이, 더 높이 올라 보는데
더 관심이 많았던 것 아니오?
혼자 버티기는 정말 힘들었었소.
흔들어대기 참 좋아하지 않았소?
내가 자그만했을때, 마구 흔들리는 모습을 보며
은근히 즐기지 않았소?
하도 모질게 대했었기에 꼭대기에는 감히
터잡을 꿈도 못 꾸었소.
나도 그리 할 꿈은 처음부터 품지도 않았었소.
그래서 비탈에 조금 몸을 기댄 것 뿐이었소.
돌부처처럼 한곳에 묵묵히 앉아 벗이 될 사람들을
은근히 기다려보기도 했었소만.......
그것도 잠시잠깐 뿐이더이다.
살아보니 그게 그거이더이다.
그저 우습더이다.
종내는 더 더욱 우습더이다.
아무 것도 아니더이다.
어리
버리
(사진은 모두 경주시내 고분에서 찍은 것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