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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길을 더 효과적으로 꾸며보자 5

by 깜쌤 2009. 12. 3.

저번 글에서도 언급했었지만 일본 오카야마 지방의 자전거 탐방로는 너무나 편리하게 가꾸어져 있었기에 우리가 벤치마킹을 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한번 더 거기에서 찍은 사진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비젠이치노미야 기차역에서 자전거를 빌린 우리들은 자전거도로를 따라 달렸다. 지도도 한장 가지고 있는데다가 평탄한 길이니 크게 걱정할 일이 없었다. 일본의 전원지대를 자전거로 달리면서 구경을 하는 것이니 분위기와 감개가 새롭다. 우리나라 농촌과 비교해볼때 일본의 농촌은 한결 깨끗하다는 느낌이 든다.

 

 

 나는 처음 봇도랑을 따라 달리면서 가드레일처럼 주욱 이어져 설치되어 있는 하얀 봉들을 단순하게 안전사고 예방용으로 설치한 것이라고만 여겼다. 그런데 한참을 달리면서 살펴본 결과 그것은 길안내를 겸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 것이다.  

 

위 사진을 잘 살펴보자. 이길이 길비로라는 자전거 길임을 표시하는 표지판이 다리난간에 부착해둔 쇠기둥에 붙어있다. 이 표시판만 따라가면 목적지까지 갈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이와같은 표식을 군데군데 해두면서 길바닥에다가 자전거 그림을 그려두고 목적지를 향한 화살표를 해두거나 목적지 이름을 써두면 길을 잃지 않게 될 것이다.  

 

  

 바로 위의 이 사진은 경주 서남산지구 삼릉부근에서 찍은 사진이다. 경주시내와 외곽의 자전거 도로는 인도와 차도를 겸하도록 되어 있다. 다 알다시피 우리나라 운전자들의 운전습관은 상당히 난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형편이 그러니 잘못 차도로 내려섰다가 자도차에 자전거가 살짝 부딪히기만 해도 자전거의 특성상 자전거 운전자는 대형사고를 당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 차원에서 세운 대책이 인도를 포장해서 자전거를 타고 다닐 수 있도록 조치를 한 것이지만 이 글에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런 자전거 도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자전거 도로는 임시방편용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자전거 애호가를 위한 영구시설은 아닌 것이다. 

 

물론 새로운 자전거도로를 만들기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는 것쯤은 잘 안다. 그러니 발상을 비꾸어보자는 것이다. 쉽게 예를 들어보자. 경주역에서 선덕여왕릉을 찾아가는 방법을 생각해보기로 하자. 선덕여왕릉은 낭산(남산이 아니다) 자락에 있는 신라시대의 고분임과 동시에 2009년을 빛낸 역사극의 주인공인 선덕여왕이 영면한 장소이기도 하다. 시내에서 가까우므로 자전거 초보자라도 큰 부담없이 다녀올 수 있는 지점에 있다.

 

 

 

위의 지도를 클릭해보면 크게 뜰 것이다. 자전거로 경주를 간단하게 둘러볼 생각이라면 클릭하서 손해볼 일이 없을 것이다. 경주역에서 자전거를 빌려 중요한 유적지를 둘러보고 알려지지 않은 곳까지 한바퀴 돌아서 올 수 있는 아주 간단한 길이지만 이런 길을 둘러보는 팀은 아직까지 잘 만나보지 못했다.

 

보통 경주를 방문하는 분이라면 경주역이나 터미널에서 자전거를 빌려타고 동부사적지구나 보문을 다녀오는 정도로 끝내고 만다. 그게 보통인들이 즐기는 일반적인 코스가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잘만 코스를 개발하면 경주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위지도에 상세하게 표시하지 못했지만 이 지도에 표시되어 있는 부분만 돌아다녀보아도 상상을 넘어서는 다양한 유적지를 둘러볼 수 있다. 그냥 가볼 수 없는 곳들이 수두룩하게 깔려있다는 말이다.

 

  

 이제 경주의 현실을 살펴보자. 지금 위 사진에 등장하는 이 길은 시내에서 보문으로 올라가는 길을 따라 가다가 남촌마을로 들어서는 곳을 찍은 것인데 어지간한 사람들은 이런 길을 지나가지 않는다. 내가 보기로는 서양인들에게 아주 환상적인 코스로 비춰질 수 있는 길이라고 본다.

 

특히 가을날에는 더욱 더 낭만적인 길이 될 수 있지만 왜 이런 길들을 개발해서 소개해두지 않는지 너무 궁금하다. 일본인들에게는 일본 문화의 원류를 소개할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고 한국의 도시민들에게는 농촌 들녘을 보여 줄수 있는 길이기도 하며 서양인들에게는 그지없이 한국적인 풍경을 보여 줄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싶다.

 

 

 이 길은 남촌마을에서 낭산 끝자락으로 연결된 농로이다. 내가 봐도 이 정도의 길은 오카야마 교외의 길비로에 못지 않다. 저 위에서 소개해둔 사진처럼 일본인들은 이런 길에 안전시설을 해두고 자전거 길로 사용하는데 비해 우리는 그냥 방치해두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저기 앞부분의 나무가 있는 부근에 진평왕릉이 있다. 선덕여왕 탐방 자전거 이라고 이름붙여두고 개발해도 멋지지 않을까?

 

 

이 농로 부근에서 선덕여왕쪽을 보면 바로 위의 사진처럼 보인다. 억새앞으로 자동차가 지나가지 않는가? 일본처럼 자동차 출입은 불가능하도록 막아두고 자전거만 다니게 할 수는 없을까?

 

 

                             <일본 오카야마 교외 길비로의 일부분>

 

이미 나 있는 길만 잘 이용해도 수없이 많은 자전거 길을 개발해 낼 수 있을것이다.

 

 

 

<다음 글에 계속하자>

 

 

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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