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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길을 더 효과적으로 꾸며보자 3

by 깜쌤 2009. 11. 29.

 

 자기 자전거를 가지고 경주에 오신 분들은 경주시내에 만들어진 도로를 따라 그냥 돌아다니면 되겠지만 자전거없이 경주에 오신 분들은 자전거를 빌려야 한다. 관광객이 자전거를 빌리는 방법은 많다. 현재로서는 경주시외버스 터미널이나 경주역부근 혹은 여러 유적지나 관광지 부근에서 자전거를 빌려서 타면 된다. 당연히 개인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빌려야하므로 유료이다.

 

 경주시에서 무료로 자전거를 빌려주는 사업을 해도 되겠다. 이 경우에는 일반임대업자들과 마찰을 각오해야 한다. 경주에 살고 있는 지역주민을 제외하고 순수관광객을 대상으로 해서 자전거를 빌려줄 수도 있겠는데 어느 정도의 돈을 받고 빌려주어도 될 것이다. 하여튼 방법은 여러가지이므로 해결책을 강구해볼 수 있겠다.

 

 

 자전거를 개인이 임대해주는 것은 지금도 하고 있는 일이지만 현재로서는 빌린 그 가게에 돌려주어야 하도록 되어있다. 사람이라는게 각자의 체력이 다르고 일정이 다르고 관심사가 다르고 살아가는 형편이 다르므로 이런 면을 고려하여 임대와 반환시스템을 조금 더 세련되게 보완해둘 필요가 있겠다. 

 

 무슨 말인고 하니 이렇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이 경주에 도착해서는 경주역 앞의 자전거 임대가게에서 자전거를 빌렸다고 치자. 처음에는 의욕도 있고 힘이 나서 신나게 시내를 돌아다녔다. 가는 김에 용기를 내서 16킬로미터나 떨어진 불국사까지 갔다. 그런데 거기서 돌아오려니 맞바람도 불고 비도 슬금슬금 시작하고 거기다가 피로가 심하게 쌓여 도저히 시내로 다시 돌아올 형편이 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먼거리를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다.

 

 

현재의 시스템에서는 A는 어떤 일이 있어도 시내까지 자전거를 몰고 와야 한다. 이럴 경우 반드시 자전거를 원래 가게에 가져다 달라고 강요할 것이 아니라 자전거 반납정소를 여러군데에 만들어 두어서 형편에 따라 반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영세업자가 자전거를 반납하고 빌려주는 업소를 여러군데에 운영한다는 것은 무리한 일이다. 이럴 경우 임대업체들이 모여서 팀을 만들어 반납할 수 있는 장소를 서너군데 만들어두면 어떨까라는 것이 이 이야기의 핵심이다. 

 

바로 위의 사진은 일본 간사이 지방의 오카야마 교외의 비젠이치노미야(備前一宮) 역에 자리잡은 우에도씨의 자전거 대여가게를 찍은 것이다. 오카야마에서 비젠이치노미야까지는 전철로 갈경우 10분이면 족하다. 보통은 여기에서 자전거를 빌려타고 15킬로미터가량 떨어진 소자(總社)역까지 벌판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자전거 하이킹을 즐긴다. 빨리가면 두시간 정도에도 갈 수 있지만 슬금슬금 구경하면서 가면 4시간가량 걸린다. 

 

 

한국 시스템이라면 그는 비젠이치노미야에서 소사까지 갔을 경우 반드시 처음 자전거를 빌린 비젠이치노미야까지 돌아와야 하지만 일본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도록 만들어 두었다. 위의 사진 속 게시물의 내용을 살펴보자

 

"다양한 색상과 바퀴 크기의 자전거를 준비해 두었습니다.

사고시 책임은 지지 않습니다.

 

자전거 빌려주는 가게

  소자역앞 미스터 아라키 (전화번호~~)

  이치노미야역앞 우에도

  국분사타카야씨"

 

뭐 대강 그런 의미라고 보면 된다. 자세히 보면 어디에서 빌려도 되도록 되어 있다. 소자 역앞의 아라키씨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자전거를 빌려타고 비젠이치노미야 역앞까지 온 뒤 우에도씨에게 자전거를 반납하고 기차를 타고 오카야마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바로 위 사진은 소자 기차역앞의 아라키씨 가게가 있는 건물모습이다. 멀리서 보아도 알 수 있도록 자전거 그림을 벽에 붙여놓았다. 나는 소자역앞에까지 가서는 다른 사람에게 물어볼 필요도 없이 자전거 그림이 붙어있는 곳에 가서 미스터 아라키를 찾아 자전거를 반납했다.

 

바로 이런 시스템을 우리 경주에 도입해보자는 것이다. 이런 일은 경주시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충분히 실천이 가능한 일이다. 시에서 하기 싫다면 자전거 업자들을 불러서 이런 시스템을 가르쳐주면 된다. 아라키씨나 아오키씨나 타카야씨는 하루에 한번 정도만 돌면서 자기 자전거를 찾아오든지 하면 된다.

 

 

아니면 시에서 자동차를 한대 구한 뒤 경주를 찾는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는 의미에서 이런 서비스를 해주어도 될 것이다. 직장에서 은퇴한 육십대 노인들에게 이런 일을 맡기고 사례를 줄 수도 있다. 약자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약간의 장애를 가진 분들에게 우선적으로 맡겨도 될 것이다. 일자리를 만든다는게 무엇인가? 꼭 대형공장을 세우고 거창하게 시작해야만 고용창출이 되는 것인가?

 

다음 글에서는 타이어 평크를 비롯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자.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