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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길을 더 효과적으로 꾸며보자 2

by 깜쌤 2009. 11. 27.

 

  앞글에서는 자전거도로를 닦아야하는 필요성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자전거길과 연관지어 지역의 관광산업을 활성하시키는 방안을 생각해보기로 하자. 

 

아무리 자전거 도로를 잘 만들어둔다고 하여도 경주지역 사람들만 그 길을 이용하도록 한다면 시가지 경제를 살리는데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돈이라는 놈은 반드시 돌고 돌아야 가치가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항상 일정한 금액의 돈만 돌아다닌다면 크게 유익될게 없는 법이다.

 

외부에서 유입되는 또다른 재화가 없으면 지역경제는 정체하거나 가라앉거나 하는 둘 중 하나가 된다. 나누어 먹을 떡덩어리(파이덩어리라고 해도 좋겠다)를 키우기 위해서도 외부에서 유입되는 돈이 반드시 필요한 법이다.

 

 

 맨날 자기살만 서로 뜯어먹는 식의 경제구조를 유지하는 것은 발전이 없는 것이기에 외부인이 경주에 와서 뿌려대는 돈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외지인이나 외국인들은 모두 다 바보이기에 경주까지 기를 쓰고 찾아와서 돈을 쓰고 가는가? 절대 그렇지 않다.   

 

관광객들이 경주에 와서 돈을 안쓴다는 식의 타령을 늘어놓기 이전에 돈을 쓰고가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우선 아닌가? 물론 지금까지 그런 노력을 안한게 아니라는 것 정도는 나도 안다. 오늘날 경주 중심부 시가지 경제가 이렇게 침체되고 상권이 죽어간다고 아우성치는 소리가 곳곳에서 울려펴지는 이유가 무엇인가를 곰곰이 따져볼 필요가 있다.

 

외지인이 경주에 와서 시민들의 주거구역으로개발되어 있는 황성동까지 굳이 찾아가서 돈을 쓸 이유는 조금도 없다. 모두 다 바쁘고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에 뭐하러 황성동이나 충효동 혹은 동천동에 자리잡은 주거지 아파트 마을까지 찾아가서 돈을 쓰겠는가 말이다. 나조차도 그런 짓은 하지 않는다.  

 

 

 지금까지의 경주관광은 어쩌면 자동차 소유자 위주의 발전 계획하에 이루어진 것 일지도 모른다. 그것은 단순한 내 생각이지만 자동차를 가진 사람들 위주로 생각해서 도로를 잘 만들어두면 겉보기에는 화려한 것 같고 사통팔달로 뚫린 길이 그지없이 시원해보인다.

 

그런 식으로 개발을 해두면 당일치기 관광객들이 몰려들기에는 아주 편하다. 당일치기 관광객들은 경주 현지에서 돈을 쓸 필요가 없다. 관광지 물가가 다른 곳보다 비싸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하다못해 먹을 것 하나라도 집에서 가져오게 된다. 당연히 저녁도 집에 가서 먹을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경주시내의 식당에 돈 쓸 일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반론도 가능하다. 맛있다고 소문난 이름난 음식점에는 사람이 몰린다는 것 정도는 나도 안다. 그럴 경우 한두집은 돈을 벌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들은? 그만큼 이익볼 일이 줄어들게 된다.

 

주유소만 해도 그렇다. 주유소라고 하는 업종의 특징은 길가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한푼이라도 싼 주유소를 찾는 사람들이 굳이 경주까지 와서 기름을 넣을 일이 있던가? 하지만 며칠 머물게 된다면 문제가 달라진다. 하다못해 일박이일 여행이라도 하게되면 경주에서 기름을 넣을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숙박업은 더더욱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당일치기 관광객이 바글거리는 도시와 단 하룻밤이라도 머무는 곳과의 숙박수입 격차는 엄청 크게 나게 되어 있다. 하루라도 머무는 사람이라면 잠을 자야하고 음식을 사먹어야하는 법이다. 하다 못해 음료수 한개 아니면 자판기 커피한잔이나 음료소 깡통 한개라도 뽑아 마시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몸이라도 조금 찌뿌퉁할 경우에는 병원이나 약국문 앞에라도 가게 된다. 

 

 

 자전거길 고급화와 정비는 그런 맥락에서 그 중요성을 찾을 수 있다. 자전거를 이용한 여행이 싸게 먹힐 것 같아도 자기 자전거를 가지고 오지 않는 이상 시내에서 빌려서 타야 한다. 그러면 빌리는데 돈이 들게되고 힘들여서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다보면 음료수 한잔이라도 사마시게 되어 있다.

 

자전거 여행의 특성상 하루만에 경주를 다 돌아본다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일박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물론 하루만에 돌아가버리는 관광객도 당연히 있을 것이지만 자동차 중심의 관광과 걷기나 자전거 중심의 관광은 그런 식으로 차이가 나는 것이다. 숙박지의 중요성은 <여기를 유후인처럼>에서 이야기한 사실이 있다.

 

현재의 추세가 건강위주나 체험위주의 여행으로 흐른다고 해서 가만히 방치해둘 경우 자전거를 가진 사람들이 경주로 몰려와서 자전거를 탈 것 같은가? 천만의 말씀이다. 저전거를 타기 편하도록 시설 투자를 해두고 이름이 나기 시작해야 사람들이 몰려오는 법이다. 춘천같은 도시의 마라톤 경기에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유가 무엇인가? 함평나비 축제가 유명한 이유가 무엇인가? '이미지 선점'한 뒤 한번 나기 시작한 입소문이 그래서 무서운 법이다. 

 

 

 도시 이름을 대었을 때 당장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이냐에 따라 효과는 엄청 달라지게 마련이다. 경주! 자동차 관광하기에 좋은 도시라는 소문만 나면 모두 자동차를 몰고 찾아오게 되어있다. 자전거 관광지로 경주만한 도시가 없다는 식으로 소문나면 자전거 매니아는 물론이고 일반인들도 몰려오게 된다.

 

그런 것은 제주 올레길이 이미 증명해주고 있지 아니한가? 스페인산티아고 순례은 또 어떤가? 그 길을 걷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가는가 말이다.  경주만큼 자전거로 돌아보기에 알맞은 관광지가 또 있던가? 다른 도시가 선점하기 전에 자전거 관광도시로는 경주가 단연 앞서간다는 입소문이 나도록 이미지를 선점하고 광고할 필요가 있다.

 

<다음 글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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