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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를 유후인처럼 2

by 깜쌤 2009. 11. 20.

 

저번 글에서는 유후인이 어디에 자리잡고 있으며 어떤 도시인가를 대강 이야기했다. 이번에는 자연환경을 비교해보기로 하자. 앞글에서 언급한대로 유휴인은 온천으로 유명한 마을이다. 큐슈섬에서 가장 큰 도시가운데 하나인 후쿠오카에서 기차를 타면 두시간 정도 걸리는 곳에 자리잡고 있다.  

 

기차역에 내리면 거리 끝머리에 자리잡고 있는 산을 볼 수 있다. 유후다케이다. 겨울철에 이 도시를 방문한다면 정상부에 눈을 이고 있는 유후다케의 모습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유후인에 유후다케가 있다면 경주 불국사지구에는 토함산이 있다. 경주는 한반도의 남쪽에 자리잡고 있으므로 중북부 지방에 비해 비교적 따뜻한 곳이어서 그런지 겨울에도 눈구경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토함산에는 눈이 쌓여있는 때가 제법 있다. 겨울철에 불국사역에 내려서 불국사로 올라가는 도로쪽을 바라볼 경우 눈덮인 토함산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겨울철에 시내중심부에 빗방울이 떨어질 경우 토함산 정상부근에는 눈이 덮여있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런 경치를 볼수 있다는 것이 시민의 입장에서는 정말 기분좋은 일이 되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유휴인에는 많은데 불국사 부근 동네에는 부족한 것이 온천이다. 유후인처럼 온천수 용출양이 풍부하지 않다는 것이 약점이긴 하지만 경주에도 온천이 전혀없는 것은 아니다.

 

 

온천이 없으면 아름다운 도시로 개발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대신 경주는 유후인이 갖지 못한 것을 가지고 있는데 그게 바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는 유적들이 많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것이 외부인에게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는 경주만의 매력이 될 것이다.

 

불국사지구를 내려다보고 있는 토함산에는 불국사석굴암이라는 걸출한 매력을 지닌 유적이 있다. 부근에는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토함산자연휴양림이 있는가하면 괘릉영지도 있다. 경주시내쪽으로 접근을 하면 잘 아는대로 수많은 유적지들이 즐비하다. 결국 경주가 유후인보다 못할 것이 하나도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유후인의 강점 가운데 하나는 마을로 들어서면 정말 아기자기하게 예쁜 가게들이 즐비하다는 것이다. 내가 이야기하는 경주 불국사지구에도 이제부터라도 그런 가게들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유도하면 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이야기하도록 하자.

 

위에서 하던 자연환경 이야기를 계속해보자. 유후인에는 긴린코(金鱗湖 금린호)라는 유명한 호수가 있다. 온천이 많은 지역이어서 그런지 거기 호수의 물은 겨울에도 얼지 않는 모양이다. 작은 호수 하나이지만 일본인들은 이 호수를 얼마나 우려먹는지 모른다.

 

그런 면에서는 싱가포르가 한수 위인 것 같다. 별것도 아닌 시시한 이야기를 가지고도 역사적 의미를 부여해가며 온갖 아기자기한 시설물을 다 갖추어두고는 줄기차게 자랑을 해댄다. 반만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가 보기엔 유치한 것 같지만 자기들 나름대로는 상당한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유후인에 긴린코가 있다면 불국사지구 부근에는 영지(影池)가 있다. 영지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는 긴린코보다 한수 위일 것이다. 있으면 뭐하는가? 관광명소로 활용하는 면에서는 우리가 그들 일본인이나 싱가포르인들보다 몇수나 뒤떨어지는데다가 그 가치를 알고 써먹지를 못하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위 지도를 보자. 큰지도 보기를 클릭해보면 영지와 불국사의 위치관계를 단번에 확인할 수 있다. 불국사 경내에 자리잡은 석가탑에 얽힌 애절한 전설과 연관되어 있는 영지(影池)라는 못이 바로 그 못(池)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주장이 있으나 그런 주장의 진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문제는 이런 전설이 녹아있는 역사적 장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 여부이다. 

 

 

바로 위의 사진은 유후인의 긴린코이다. 긴린코(=금린지) 부근에는 아지자기한 카페들과 미술관과 예쁜 가게들이 자리잡고 있어서 수많은 사람들을 불러모은다. 긴린코 주변에 몰려드는 관광객들의 상당수는 한국인들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반대로 생각하면 우리도 하기에 따라 일본인들을 얼마든지 불러모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일본인들은 위의 사진과 같은 그런 경치에 꽤나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유럽과 일본 명품 도시들의 아기자기함과 세련됨도 중요하지만 우리 한국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전통경치도 외국인을 포함한 관광객들에게는 큰 매력으로 다가서는 법이다. 그러면 아래 사진을 보기로 하자. 

 

 

이 글에서 이야기하는 불국사지구 동네 부근에서 찍은 사진이다. 바로 밑에 지도를 첨부할테니 확인해보기 바란다.

 

 

 

지도 한가운데 작은 호수가 보일 것이다. 위에 소개한 사진은 지도속의 덕봉정사를 보고 찍은 것이다. 불국사지구 한가운데 이런 작은 못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스카이뷰 지도 한가운데 자리잡은 도로는 불국사로 가는 길이다.     

 

 

 너무 아름답지 아니한가? 우리들 눈에는 익숙한 풍경일지 모르지만 외국인 눈에는 신선한 모습으로 다가설 것이다. 불국사 지구 여기저기를 찬찬히 살펴보기만 해도 소개할만한 곳이 숱하게 많다. 이 정도만 봐도 불국사지구가 가지는 매력과 메리트는 상상 이상이라는 것을 느끼지 않겠는가? 

 

<다음 글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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