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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자녀교육, 초등교육/내반 아이 일류만들기

이 아이들을 어쩌지요? - 슬픔 함께하기

by 깜쌤 2009. 10. 30.

 

 

-1- 

 

아이의 어머니께서 위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아직 마흔밖에 안되었는데 아들 형제와 남편을 남겨두고

다시 돌아오지 못할 길로 멀리 멀리 영영 가바리고 말았습니다.

 

평소에 자기가 배아픈 것은 그리도 참아가며

아픈 남편 뒷바라지와 자식들을 돌보느라고

정작 자기몸은 돌아볼 여지가 없었습니다. 

 

 

 너무도 너무 배가 아파서 큰 병원에 가보았을때는

위암말기라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런 병인줄도 모르고 소화제를 먹고 동네 병원에만 다녔습니다.

 

문상을 가보니 아이와 아이 아버지가 한없이 울고 있었습니다.

눈물이 나서 견딜수가 없었습니다.

 

 

 

 

-2-

바닷가 학교에서 2년을 근무했습니다.

어촌과 산촌이 같이 있는 학교여서 먼산 꼭대기 마을에서 두시간을 걸어서 내려오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내려오는 길이 두시간이라면 올라가는 길은 세시간씩 걸리는게 당연한 일입니다.

 

 

 

 바닷가 마을에서 오는 아이들은 도로를 따라 재잘거리며 학교에 왔습니다.

바닷가 마을에 사는 아이들의 아버지는 주로 게잡이 배를 탔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맛있게 별미로 먹는 게 말입니다.

 

공부도 잘하고 마음도 참했던 여자아이의 아빠는 어부이셨습니다.

게잡이 배를 타셨지요.

 

 

 항구에서 배를 타고 한번 조업을 나가면 보통은 며칠 뒤에나 집에 돌아오곤 했습니다.

멀리 갈때는 울릉도와 독도사이에서도 작업을 했던 모양입니다.

 

어느날 아침, '다녀오마'하고 아이를 안아주고 나가셨던 아버지는 영영 돌아오지를 못했습니다.

게를 잡는 그물을 바다에 내릴때 밧줄에 발이 걸려

물속으로 끌려들어가고 만 것입니다.

 

부랴부랴 작업을 멈추고 다시 그물을 걷어올렸지만 아이의 아빠는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모두들 소리높여 동료의 이름을 불러가며 바다를 샅샅이 뒤졌지만

흔적조차 찾을 길이 없었습니다. 

 

 

 배는 사람을 잃고 항구로 돌아와야 했고 마른 하늘에 날벼락같은 소식을 들은 아이는

바닷가에 가서 아빠를 애타게 찾았습니다.

 

 

 너무 울어서 빨개져 버린  그 아이의 착한 눈망울이 가슴에 박혀

한동안은 지워지지가  않았습니다.

 

이젠 나이가 서른은 넘었을텐데.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3-

 

 아이의 아버지는 혈액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이제 마흔 중반인데.....

나는 아이의 글을 보며 그저 눈물을 흘려야만 했습니다.

 

"아빠, 사랑해요~~"

"아빠에게 좀더 잘 해드릴 것을......"

아빠를 그리워하는 아이의 부르짖음이 마음을 너무 아프게 했습니다.

 

 

 

부모 잃은 슬픔을 겪은 다른 아이가 슬픔을 당한 친구를 위로하는 글이 마음을 마구 헤집었습니다.

 

슬프네...

솔직히 나는 몰랐어...

도라에몽의 글로 알게 되었는데...

힘들수록...

더욱... 더..

힘..내

한때 나도 너처럼

소중한 가족을 잃었어...

그래서 방황했지...

하지만 그 방황이 잘못이란 것...

그땐 느끼지 못했어...

느끼기엔 너무 어린 나이 였으니까...

지금의 내가..

당당할 수 있는 건...

겪을 수 있는 일들...

그런 일들...

지금 같은 일들을 많이 느꼈으니까 지금은 그때보다 잘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뿌듯해 하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에 당당한 내가 있을 수 있었던 것 같아...

너도 힘내고

그거

오래 가거든

솔직히 빈말이 아니라 가족이니까 더 슬프겠지 나도 친구인데도 슬프다.

이글을 쓰면서도 지우고 쓰고 몇번을 반복했는지 잘 모르겠다.

슬프다.

 

 

 

우............. 

宇집에

雨비가 오면

旴큰

憂근심을

遇만나겠지??

愚하지만 어리석은 생각을 하면...

又또...

憂근심을

遇만날 꺼야

友하지만 친구를

遇만나면

牛소처럼

祐도와 줄꺼야

憂그러면 너는 근심하지 않고

優마음이 넉넉해 질꺼야

友그 친구는

右오른쪽에서

宇너의집에

禑복을 빌꺼야

 

 

 위........

葦그러니까 갈대처럼  흔들리지 말고

偉威한 사람이 되라..

니 이름처럼

보:補기울지

노:No!!말고

보:報사람들을 위해

노:勞일해라

 

<아이가 위로차 쓴 글의 원문에서 한글자도 수정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이 모이는 카페에 가면 이 글을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출처는 바로 아래와 같습니다.

 

http://cafe.daum.net/sirrr/6zXc/7192 

 

 

 아이들이 문상을 가겠다면서 카페에 글을 올리고는 함께 모였습니다.

검은 색 계통의 옷을 갖춰입고 조금씩 용돈을 털어 부의금을 모았습니다.

그리고는 문상을 갔습니다.

어른들이 하는 것처럼 상주를 보고 나와서 앉았습니다.

 

나이어린 상주는 문상온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잠시 나와 앉았습니다.

모두들 점잖게 소리를 낮춰서 인사를 하고 위로를 하고......

 

 

깜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