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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내반 아이 일류만들기

수업공개의 실제 1

by 깜쌤 2008.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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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동료교사와 직장 상사 혹은 외부손님- 이를테면 장학사나 학부모님- 들이 보는 앞에서 공개적으로 수업을 하는 것은 정말 부담스러운 일일 것입니다. 교원 평가를 하겠다고 나서는 미묘한 시기이니 만큼 이런 글을 쓰기가 심히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교사는 수업과 생활지도로 말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쓰는 저는 올해 지난 번에 근무하던 학교를 떠나 다른 곳으로 전근을 갔습니다. 전근을 가서 새로운 아이들을 맡은지 한달 20여일이 지나 제일 먼저 수업공개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정도 기간을 주는 것은 제 경험으로 볼때 꽤 많은 배려를 받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월 20일 경에도 시범수업을 몇번 하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다른 반 아이들이 다 집에 가고 난 뒤 수업시작을 기다리는 모습인데 아주 여유만만합니다. 교실벽에 걸린 시계로 1시 20분이 되면 5교시 수업을 시작하겠다고 예고해 두고 저는 복도에서 차한잔을 마시며 마음을 가다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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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3일 수요일 5교시에는 수업공개를 했습니다. 다른 선생님들을 모시고 아이들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인데 사실 저는 워낙 많이 해본 행사여서 별로 긴장되지도 않았습니다. 동영상으로 녹화를 해서 올리면 좋겠지만 제 얼굴이 공개되기를 원하지 않으므로 이 글 속에서는 사진만 가지고 실제 수업과정을 잠시 소개하는 정도로만 하겠습니다.

 

사진 촬영은 수업을 진행하는 제가 직접 찍은 것입니다. 다르게 생각하면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가 찍은 것이니 건방스럽다고 여길 수 있겠지만 기록을 위해 찍은 것이니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수업과목은 사회이고 대상은 6학년 아이들 31명입니다. 그 중 한명이 결석을 했으니 실제로는 서른명이 됩니다. 남학생 16명, 여학생 14명으로 이루어진 셈이죠. 이 가운데 특수아가 한명 들어있고 결손가정 아이들이 5명 있습니다. 중소도시로 볼수 있는 시지역 변두리 2급지 학교 아이들이고 제가 맡은지 이제 한달 반정도가 되었습니다. 학습주제는 <조선시대 양반과 상민(常民)의 생활모습 비교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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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시간이 되었으니 수업이 시작됩니다. 컴퓨터 화면을 보시면 제가 아이들에게 보여줄 사진 자료가 떠올라 있음을 알수 있습니다. 올해 4월 19일부터 일주일간 경주시 황성공원 일원에서 열린 2008 경주 술과 떡잔치에서 찍은 사진들과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낸 조선시대 풍속화들입니다. 

 

경주지역의 역사를 알 수 있는 귀중한 사진자료를 보고 수업에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기록용 겸해서 찍어둔 사진들인데 USB에 담아와서 띄워두고 알시(Al See)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슬라이드 쇼로 보여 주려는 것이죠. 경주지역 사진자료가 궁금하시면 http://blog.daum.net/yessir/14481409 복사 를 눌러보시면 됩니다. 거기있는 자료를 가지고 활용하는 것이니까요.

 

사진자료를 슬라이드 쇼로 보여주면서 이번시간에 아이들이 공부할 학습주제를 찾아내도록 했습니다. 아이들이 발표하는 것은 자유롭게 누구나 용기를 내어서 말하면 됩니다. 교사가 지명하는 것 보다 스스로 용기를 내어서 일어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죠. 이 아이들은 서로 발표를 하려고 다투는 상황이므로 아주 활발하게 이야기를 해줍니다.

 

대한민국 초등학교 교사라면 익숙한 모습이겠지만 학부모 입장에서는 생소한 장면일 수도 있겠습니다. 교사용 책상 위 모니터 화면에는 자료 화면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컴퓨터 본체는 밑에 숨겨져 있는데 컴퓨터와 프로젝션 TV, 실물화상기, 비디오는 서로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이 교실에는 아직 DVD는 없고 대신 제가 전근때마다 가지고 다니는 오디오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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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할 선생님은 5학년 6학년 담당 선생님들이지만 저는 우리학교 선생님들 중 누구나 보시고 싶은 분은 다 오셔도 좋다고 해 두었었습니다. 수업이라고 하는게 누가 본들 어떻습니까? 

 

학습목표 확인이 끝나고 나서 이제 모둠별 토의에 들어가도록 했습니다. 오늘의 수업 모델을 굳이 밝히라고 하면 주제 탐구 조사발표 토의학습이라고 이름 붙이면 될까요? 그런 모델도 있느냐고 시비걸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아이들은 모두 8개의 모둠으로 만듭니다. 네명이 한개의 모둠을 만드는 셈이죠. 이런 모둠학습 훈련을 학년초부터 시켜두었기때문에 즉석에서 간단히 모둠을 만듭니다. 모둠에는 모둠머리(모둠장)이 한명씩 있어서 그 아이가 모둠 안에서 사회를 보는데 미리 주제에 관해 조사해온 사회공책과 사회교과서, 사회과 탐구, 사회과 부도 및 기타 참고자료등을 펴두고 토의를 해나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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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입부에서 수업목표를 확인하고 학습과제를 확인했으니 이어서 이제 모둠별 활동을 시작해나갑니다. 3월초에 모든 교과의 교과서 보는 법을 다 지도해 두었습니다. 사회교과서를 보는 법도 상세하게 지도해 두었으므로 이 아이들은 스스로 조사해와야 할 내용도 다 파악할 줄 압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수업주제는 하나이지만 모둠별로 발표할 내용에 관해해서는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조선시대 양반과 상민의 생활모습 비교라는 주제 자체가 광범위하므로 조선시대의 양반의 생활모습을 중점적으로 정리하여 발표할 것인지 아니면 상민의 생활모습을 중심으로 이야기할 것인지를 선택할 것인지를 스스로 결정하게 했다는 것입니다. 그런 시간은 20초 정도만 주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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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표할 기회를 잡기 위해 아이들은 양반의 생활모습에 4모둠, 상민의 생활모습을 4모둠이 선택했습니다. 조선의 신분제도 구성에 관해서는 아이들의 발표가 끝난 뒤 수업을 정리하는 끝부분에 정리를 하며 언급하기로 전략을 세웠습니다. 물론 처음에 수업을 시작해나갈 때 양반이라는 용어를 꺼내며 미리 슬쩍 언급을 해둔 상태이긴 합니다. 

 

이제 아이들은 전문가 학습방법을 차용하여 조사해온 학습해온 내용을 서로서로 이야기합니다. 핵심내용을 정리하면서 아울러 브리핑 전략까지 논의합니다. 자기 모둠에서 이야기 하는 내용 가운데서 핵심이 되는 사항을 네명 가운데 한 사람이 정리를 해나가는데 이때가 아주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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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의 행동특성상 3명이 말을 하고 한명은 자기가 해온 공책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해버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3명이 토의하고 한명이 마음대로 정리해버리는 우스운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나는 이런 모습을 평소 수업활동에서 유심히 관찰해두고 교정해나갔습니다.

 

우리반 아이들 모둠은 매달 바뀝니다. 어떨땐 프로젝트에 따라서 바뀌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수학여행 때는 이틀간의 활동을 위해 모둠편성을 새로 한다는 말입니다. 오늘 아이들에게 모둠별 발표전략을 세우는 시간은 단 11분만 주기로 했습니다. 말은 쉽게 하지만 발표할 내용을 11분만에 서로 이야기를 해가며 핵심을 깔끔하게 정리한다는 것은 어른들에게도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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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학습에서는 많이 아는 아이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독서량이 많은 아이들이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어떤 아이들은 많이 알면서도 말을 안할 수도 있고 모르면서도 많이 떠들려고 하기도 합니다만 후자의 경우는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아는 게 없으면 지식이 밑받침되어야 하는 이야기를 못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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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교실 한구석에 모아둔 A4복사용지 이면지를 활용하여 발표할 내용을 의논하여 정리하는데 이런 과정을 통해 중요한 내용들이 저절로 머리속에 기억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학습에 대한 참여자세가 아주 중요합니다.

 

학습활동에는 방관자가 없어야 합니다. 그게 아주 중요합니다. 모두가 학습활동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아이들을 다독거리며 통제하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자 역량이기도 합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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