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가 살다가 별꼴을 다 보겠습니다.
이 맑고 아름다운 10월에 느닷없이 몰아닥친 황사라니.....
또렸해야 할 가을 풍경이 침침한 누런 색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거기다가 바람까지 세차게 몰아치니 강변의 갈대가 어지럽게 마구 흔들리면서
주변 경치조차도 모두 을씨년스럽게 만들어버렸습니다.
억새가 하늘거리는 경치를 기대했건만 사람이 바람에 날려가지 않은 것으로
만족하고 돌아서야 했습니다.
가을 경치의 압권은 황금색 벼들이 물결치는 벌판과
가을밤 억새들의 흔들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하늘이 뿌옇거나 말거나 억새들이 피어나기 시작하더군요.
아무래도 가을 경치는 갈대보다 억새가 만들어주는게 나아보입니다.
올해는 또 어떤 개념없는 인간이 이 아름다운 경치를 망쳐댈지 모르겠습니다.
올 봄에 경주에는 엄청난 화마가 닥쳤었습니다.
길가로 지나가는 자동차 도로가 보이시지요? 차창밖으로 휙휙 집어 던지는
담배꽁초불에 이 아름다운 억새밭이 초토화되었습니다.
81년만에 몰아닥친 가을 황사보다 더 무서운 것은
철없는 인간들의 무지막지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올 겨울과 내년 봄 동안은 이 아름다운 경치를 두고두고
살펴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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