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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1 My Way (完)

덜 떨어진 사람인지?

by 깜쌤 2009. 10. 10.

 

<분황사부근에서 본 반월성>

 

병가를 얻어야할 상황이었기에 의사 선생님의 진단서를 받아서 직장에다가 제출하고 나니 시간이 남았습니다. 집에 빨리 가서 쉬고 싶은 유혹을 물리치고 제가 맡은 아이들 수업을 위해 임시로 오신

강사선생님의 양해를 구한 뒤 수업을 했습니다.  

 

어리석은 사고방식인줄 알지만, 어차피 죽으면 썩어질 몸뚱이인데 그렇게 고이고이  

아낄 필요가 없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안압지와 반월성, 그리고 경주남산>

 

 집사람과 의사선생님이 알면 펄쩍 뛸 일인지는 모르겠습니만, 선생이 학교에 나갔으면 다만 한시간이라도 아이들을 가르치고 집에 와야지 그냥 돌아서면 어찌 국가의 녹을 먹는 공무원이라고 하겠습니까? 

 

 

 

나는 학교에서 쓰러져 죽는 것과, 교회에서 기도하다가, 아니면 예배시간 찬양대에서 찬양을 부르다가

죽는다면 영광으로 여기겠다는 생각을 하고 삽니다.

 

물론 직장에서 무사히 은퇴한 뒤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모순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만 기본 생각은 그렇다는 뜻입니다.   

 

 

 결국은 6교시 수업을 다 끝내고 퇴근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말이죠.

 

 

 잠시 시간이 남기에 경주고등학교 앞쪽으로 가보았습니다. 자전거 페달을 살살 밟으며, 최대한 가슴에 부담이 가해지지 않도록 했습니다. 벌판 전체가 황금빛으로 물들어 있습니다. 태국에서 말레이지아로

국제열차를 타고 국경을 넘어 달릴때 살펴보니까 열대지방의 벼들도 익으면 누렇게 변하더군요.

 

저 멀리 보이는 산이 남산입니다. 도로 끝머리에 보이는 기와집은 국립박물관이고, 박물관 오른쪽의 짙고 얕은 숲이 반월성입니다. 신라시대의 궁궐터라고 보시면 됩니다. 오늘따라 하늘이 푸른데다가 남산이 손에 잡힐듯이 바짝 앞으로 다가선듯한 느낌을 줍니다.

 

    

 반월성과 계림의 숲들도 아직은 싱싱합니다. 이제 조금 더 있으면 단풍이 들지 싶습니다.

 

 

 동해남부선 철길 너머 안압지 건물이 살짝 보입니다. 그 뒤 숲이 반월성, 그리고 멀리 있는 산은 남산이니 경주 분위기가 쉽게 이해되지 싶습니다.

 

 

 나는 천천히 숨을 들이키며 갈비뼈가 부러져 있다는 사실을 잊어보려고 일부러 다른 생각을 합니다.

 

 

 보문으로 올라가는 도로 가에는 몇송이의 코스모스가 하늘거리고 있었습니다.

너무도 평화로운 저녁나절입니다.

 

 

 사진 속의 도로를 따라올라가면 보문관광단지에 이르게 됩니다. 나는 오늘 이 도로를 따라 천천히

내려온 것이죠.  도로 끝머리에 분황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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